'돈나무 언니' 캐시 우드의 선택이 적중했다.
우드가 주가 하락세 속에서도 대규모로 지분을 확보한 미국 온라인 무료 주식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 주가가 뒤늦게 상승 시동을 걸면서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3일(현지시간) 뉴욕 나스닥거래소에서 주가가 무려 24% 폭등했다.
로빈후드는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 대어 가운데 하나로 주목 받았지만 지난달 29일 첫 거래부터 삐끗거렸다.
목표가 하한 수준인 주당 38 달러로 공모가가 정해진 로빈후드 주가는 상장 뒤 첫 거래날인 29일 주가가 8% 넘게 폭락하며 34.82 달러로 마감했다.
공모부터 첫 거래 모두 그야말로 죽을 쒔다.
30일에도 소폭 오르기는 했지만 기대 이하였고, 공모가도 회복하지 못했다.
그러나 로빈후드는 주말을 지낸 뒤 이번주 들어 급등세를 타고 있다.
2일 7.20% 급등했고, 3일에는 24% 넘게 폭등했다.
CNBC에 따르면 로빈후드 주가는 전일비 9.12 달러(24.20%) 폭등한 46.80 달러로 마감해 마감가를 기준으로 공모가 38 달러를 단박에 뛰어 넘었다.
시간외 거래에서도 폭풍 질주는 계속되고 있다. 9% 넘게 더 올라 51 달러를 넘어섰다.
시장 실망 속에서도 로빈후드를 대거 사들인 우드의 혜안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우드는 자신의 주력 상장지수펀드(ETF)인 아크 이노베이션 펀드를 통해 29일 약 130만 주를 매입했고, 30일에는 185만주를 더 샀다.
우드의 아크 ETF들은 로빈후드 지분을 315만주 확보하고 있다.
지분 평가액은 2일 약 1억1800만 달러에서 3일 1억4700만 달러 수준으로 더 뛰었다.
자사주 약 25%를 고객들에게 배정했던 로빈후드가 마침내 일반 개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끄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로빈후드는 증권사 피델리티에서 이날 거래된 종목 가운데 가장 거래량이 많은 종목이었다. 피델리티 거래 규모는 개미 투자자들의 일일 투자 패턴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피델리티에서 로빈후드 매수 주문은 8988 건, 매도 주문은 7931 건이었다.
로빈후드는 아울러 개미 투자자들이 주식정보를 주고 받는 인터넷 사이트인 레딧의 월스트리트베트 창에서 이날 가장 많이 언급된 종목이었다.
레인메이커 증권의 그레그 마틴은 "로빈후드가 첫 거래에서 40% 폭등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이제 장기 투자자들이 움직이면서 주가가 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 투자자들이 로빈후드의 놀라운 장기 가치에 베팅하고 있어 주가가 오르고 있다면서 단기 이익을 노리고 투자하는 단타 거래는 로빈후드 주식에서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금융민주화를 모토로 내건 로빈후드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폭풍성장하고 있다.
주식, 암호화폐, 옵션거래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빈후드는 고객이 급격히 늘어 지난 3월말 현재 1800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720만 명에 비해 151% 폭증한 규모다.
로빈후드는 2분기에도 고객 증가세가 지속돼 계좌수가 2250만 개로 늘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고객 수가 2분기에 450만 명 더 늘었음을 의미한다.
로빈후드 주가가 폭등세로 돌아선 것은 우드의 아크 인베스트 덕도 크다.
개미 투자자들이 열광하는 우드가 로빈후드를 신뢰하고 있음이 확인되면서 개미 투자자들도 로빈후드 주식에 뛰어들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