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정보 활용 대체에너지 발전 최적 장소 선택 가능
냉각수 펌프는 정지되고 원자로 핵연료로 인해 냉각수는 모두 증발해버렸다. 3월 12일 1~3호기의 노심 온도가 섭씨 1200도까지 상승하며 세 단계의 방호벽 모두가 녹아 내렸다. 12일 1호기, 14일 3호기 내부의 수소폭발로 인해 격납용기까지 파괴되며 방사능의 대기 유출 등의 재앙이 시작되었다.
이후 우리나라에서는 원전과 탈원전, 신재생에너지와 대체에너지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하지만 최근 드러난 일명 ‘원전 마피아’의 비리와 관리 부실로 국민들의 원전에 대한 우려가 날로 깊어가고 있다. 일각에선 방사능의 위험보다 최악의 운영실태가 더 큰 재앙이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노후 원자력발전소의 수명 연장
최근 30년의 설계수명을 다한 원자력 발전소인 월성1호기의 계속 운전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웠다. 현재 우리나라 원전 23기 가운데 2기가 설계수명 30년을 넘긴 노후 원전이다. 다수의 국민이 노후 원전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 일각에선 외국의 원전 연장 사례를 제시하며 국내에서 원전의 위험성이 과장되었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외국과 우리나라는 경우가 다르다. 비리로 얼룩졌던 우리나라의 원전과는 달리 캐나다의 세인트존 원전은 부품 교체부터 사소한 안전사고까지 모든 정보를 공개하며 주민들과의 신뢰를 구축했다. 핵심부품의 전면 교체 등 안전조치를 취하며 원전 수명을 연장했다. 원전 99기를 보유한 미국은 투명하게 공개된 조사분석을 통해 연장과 폐쇄 대상을 가려낸다.
그렇다면 우리나리의 원전은 어떠한가? 2013년 적발된 원전비리사건에 따르면 부품 시험평가서가 위조되고 불량 부품들이 원전에 납품되었다. 부품 제조업체와 검증기관, 승인기관인 한국전력기술까지 모두 하나가 되어 벌인 조직범죄이며 국민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매우 질 나쁜 범죄였다. 불량 부품들을 사용한 발전소는 가동 중단됐다. 전력 대란으로 일부 공장시설, 사무실, 가정에서는 큰 피해를 당해야만 했다. 액화천연가스와 디젤 등의 값비싼 발전수단으로 전력 공백을 메울 수밖에 없었다. 비리로 멈춰선 원전 때문에 발생한 손실은 천문학적이다. 법정에서 인정한 정부의 공식 피해 규모가 9조9500억 원에 이를 정도다. 국제 원전시장에서 한국의 신뢰도는 하락했고 수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국내 원자력계는 부품 비리, 금품 수수, 가격 담합 사건 등 악재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원전 수명 연장에 대한 심사 과정도 문제다. 캐나다는 수년마다 원전상태를 면밀히 재심사하고 미국은 최장 17년간 심사를 진행하기도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2년이란 짧은 시간에 결정하려다 보니 시한을 넘기거나 부실한 심사가 이뤄지곤 한다. 물론 여기가 끝이 아니다. 작년 말에는 국민 안전에 절대적인 국가보안 1급 시설인 원전이 해킹을 당했다. 원전제어프로그램 해설서, 배관설치도와 계통도 등 기밀자료가 유출·공개되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이 정도면 국민적 불안감이 커져가는 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 않은가.
안전관리 강화가 유일한 해답
필자는 학창 시절에 ‘원자력 에너지야말로 인류 역사상 최강의 에너지이며 최고의 안전기술’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재앙을 지켜보며 필자는 혼란에 빠지고 말았다. 원자력이 엄청난 에너지원인 것은 맞지만 동시에 무시무시한 재앙을 가져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그런 ‘재앙’말이다. 우리 곁에 공존하는 22기에 달하는 원자력발전소들, 당장 전체를 폐쇄할 수 없다면 우리가 가진 능력과 기술을 총동원해 최상의 안전관리와 재난대응시스템을 구축해야만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앞선 공간정보(GIS) 기술과 정보통신 기술 등을 활용해 뛰어난 안전 관리와 재난 대응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원전의 운영현황을 하루 24시간 세밀하게 체크하고, 그 결과를 관련자들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축적해나갈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의심되는 상황과 위치를 정확히 짚어내어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원전 운영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가 국민들의 불안과 불신을 일정 정도 낮춰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부터 공간정보(GIS) 기술을 활용한 원전 안전관리시스템에 대해 상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1. e-검사지원시스템 개발
e-검사지원시스템은 NSIS 정보제공서버와 NSIS DB서버, 무선인터넷 클라이언트를 구축하여 실시간 원전상태정보를 전송 받아 관리하는 안전정보망(SIDS)과 연계(SIDS 연계 통신프로그램 담당)한다. 계통별 주요 변수의 최신 자료를 무선인터넷클라이언트의 요청에 따라 무선인터넷을 통해 전송(원전상태 실시간 모니터링 통신모듈 담당)한다. 또한 시스템 관리자는 서버 관리 및 최신 자료 배포를 위한 웹 관리 모듈을 통해 클라이언트에서 사용자 정보 관리 및 클라이언트 데이터베이스 배포 업무를 수행한다. 모바일 무선인터넷 사용자는 설치파일 및 최신 모바일 무선인터넷 데이터베이스를 다운받아 자신의 단말에 설치해 사용한다.
[그림1]처럼 모바일 기반 원전상태의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과 모바일 기반 원자력 사고고장정보 검색시스템이 있다. 모바일 기반 원전상태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은 무선통신을 이용한 모바일 플랫폼 기반으로 국내 원전의 상태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 KINS에서 이미 구축 운영 중인 방사능 방재대책 기술지원시스템(CARE: Computerized Technical Advisory System for the Radiological Emergency)에서 수집된 실시간 원전상태정보를 연계하여 모바일상에서 원전상태 정보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모바일 정보제공 서버 프로그램과 모바일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모바일 기반 원자력 사고고장정보 검색시스템은 원자력 발전소에서 발생한 과거 사고고장정보를 무선인터넷 모바일 클라이언트에서 로컬 검색이 가능하도록 개발하여 현장에서 검사업무를 수행할 때 검사원이 과거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2. AtomCARE
AtomCARE는 국가 원자력재난관리 전산지원시스템으로, 1996년도부터 원전 사고시 비상대책을 수립하는 전문가들에게 효과적인 기술지원을 진행하기 위해 연차적으로 개발 및 운영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원전 내 안전상태의 감시, 평상시 전국 환경방사선 준위의 제공, 사고 시 주민과 주변 지역에 대한 방사선 영향의 평가를 수행한다. 또한 원전 주변 지역의 공간정보와 화상회의시스템을 총망라하는 국가 원자력 재난 시의 기본시스템으로, 국내외 전문가와 국민들에게 자주 시연되는 원자력 재난대응 시스템이다. 원전 사고란 인접국은 물론 전 지구에 영향을 미치는 대형 재난상황이기 때문에, 장거리확산모델 및 원전사고와 방사선사고·테러를 아우를 수 있는 통합적이고 전방위적인 국가 원자력 재난관리시스템이다. 방사선 보건학적 피해뿐만 아니라 경제적 피해평가 모델까지 개발하여 적용하고 있다.
3. CareGIS
기존의 Care(Computerized Technical Advisory System for the Radiological Emergency) 시스템에 국산 GIS기술을 적용해 지난 2004년 개발되어 현재까지 발전되어온 Web GIS방식의 방재대응시스템이다. 수년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세계적 수준의 뛰어난 시스템’이라고 칭찬했던 바로 그것이다. [그림2]에 보이는 것처럼 AWS라는 기상장비와 예측평가를 위한 방사선피폭영향 평가시스템(FADAS)에 의한 평가 결과를 토대로 주민의 방사선 피폭 최소화를 위한 주민 보호 조치와 대응 수단의 결정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원전 부지의 공간정보와 연계된 방사능 사고 관련 정보 및 방재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4. 방사선원 관리시스템
‘비파괴 검사기’라고 알려진 이동사용 방사선원의 분실·도난 등을 방지하고, 방사선 비상사고 시 방사선원의 신속한 회수를 통한 조기 수습을 위해 이동사용 방사선원(비파괴검사용)의 위치 및 이동경로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는데 방사선원의 보관 사용 환경의 현황 파악이 필요하다. 대축척을 이용한 방재 속성정보의 상세 표현을 통한 환경방사능 피해지역 관리 및 효율적인 주민대응조치 수립을 위해 중앙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의사결정을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 [그림3]과 같은 방사능방재 공간정보시스템의 확대가 필요하다.
전국기반 공간정보 및 비파괴검사 업체 관련 제반 정보를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최소 1000대 이상의 방사선원 위치 및 이동경로를 실시간으로 관제할 수 있는 웹기반의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인 방사선원 위치추적관제시스템이 개발되어 있다. 방사선원에 부착되어 중앙관제시스템과 방사선원의 위치정보를 교신할 수 있는 단말기 시제품도 출시되었다. 또한 기존에 구축된 고리, 월성지역의 원자력방재지리정보시스템과 연계하여 호환성을 갖도록 영광, 울진 원자력발전소 반경 40㎞ 이내의 지리정보와 방사능 누출 사고 시 필요한 제반정보를 구축해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는 웹 기반 원자력방재 공간정보시스템도 확대·구축되어 있다.
공간정보(GIS)기술, 신재생에너지의 든든한 친구
지금까지 원자력발전소를 짓고 안전하게 관리하는 데 있어 공간정보(GIS) 기술의 다양한 역할과 기능 등을 살펴보았다. 공간정보(GIS) 기술의 활약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탈원전을 위한 태양광과 태양열, 풍력, 조력 등의 신재생에너지를 구축하고 관리하는 데도 GIS기술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예를 들면 GIS 기술에는 [그림4]처럼 적지분석기능이 있다.
지형을 분석하고 태양광발전소를 짓기 위해 공간정보 기술로 대지를 분석하고 남향의 햇볕이 가장 잘 드는 공간을 찾는다. 도심에서는 그림자를 분석하여 그림자가 가장 적게 드는 곳을 찾아내 태양광 발전기를 설치하도록 돕는다. 풍력의 경우에는 베르누이의 정리가 적용되는 유체의 흐름이 빠른 계곡이나 능선을 찾아서 바람의 에너지가 극대화되는 곳을 찾는다. 이를 해도에 활용하여 물길이 가장 빠른 곳을 찾아 조력발전소의 최적지도 찾아낸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림5]처럼 ‘김기사’ 같은 첨단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에 적용된 ‘알뜰운전기술’을 활용하면 최소량의 기름으로 빠르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다. [그림6] 같은 공간정보에서 제공하는 사전 시뮬레이션 기능을 활용한다면 밀양의 송전탑과 문제와 같은 수많은 사회갈등 이슈를 효율적이고 과학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공간정보(GIS) 기술을 적용해 최적의 대안지를 찾아낸다면 갈등 해소와 함께 자연 훼손의 최소화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후쿠시마 원전 폭발사고의 치명적인 재앙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으며 불량부품으로 얼룩진 위험천만한 원전을 목격했다. 원전의 기밀자료가 인터넷에 떠도는 나라에서 살아가고 있다. 국민의 원전에 대한 불안을 떨쳐낼 수 있는 방법은 ‘원전은 안전하다’는 식의 일방적인 주장과 홍보가 아니라 철저한 안전관리시스템과 사고대응체계의 구축과 같은 실천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정부는 재난 대응 및 안전 관리 인프라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특히 재난대응력 강화를 위해 방사능방재 훈련체계를 구축하고 원전 사이버 공격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뛰어난 공간정보(GIS),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의 정보통신기술(ICT)과 융·복합 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재난안전시스템을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정부가 올해 초 발표한 ‘수색·구조 현장용 로봇, 개인방호 스마트 장비셋, 안전사고 예방 및 상황관리용 공간정보(GIS) 기술과 고성능 센서 등에 대한 연구개발(R&D) 사업의 추진계획’도 더욱 발전된 방향으로 지속적인 추진이 필요하다. 이는 국민 안전 강화는 물론 안전관리 상품의 개발과 수출, 일자리 창출과 관련 산업의 육성 차원에서도 훌륭한 국가사업이며, ‘안심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김인현 (주)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