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나니 짓, 죄인 죽이고 행동을 함부로 하는 사람 포괄
‘막무가내’는 앞의 상황처럼 고집을 부리거나 버티어서 도저히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을 때 사용하는 말이다.
이 한자는 이후 중국은 물론 우리나라에서도 고사성어로 사용된다. 막무가내와 비슷한 의미로 ‘무대뽀’라는 말을 간혹 쓰는 사람이 있다. 일본말 ‘무댓보우’에서 변했으며, 직역을 하면 ‘총 없이 싸우려는 군인’이고 의미는 ‘생각 없이 제멋대로 행동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러나 ‘무대뽀’는 일본말인 데다가 느낌상으로도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으니까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막무가내와 궁합이 잘 맞는 말로 ‘망나니 짓’이 있다. 제멋대로 거칠게 행동하는 것이 ‘망나니 짓’이다. ‘하는 짓이 꼭 망나니 같네’의 속담으로 가장 많이 쓰이며 유래도 그럴듯하다.
조선 숙종 때 칼을 잘 쓰며 도둑질을 일삼던 마적 두목이 결국 잡혀서 처형될 날만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일까 내일일까 불안해하던 어느 날, 감옥 관리가 두목에게 와서 “네 목숨은 내일까지다. 그런데 죽지 않는 방법이 딱 한 가지 있는데, 할 수 있겠느냐?”고 말하자, 두목은 “무슨 일이라도 할 테니 목숨만 살려 주십쇼”라며 애걸했다. 관리는 두목에게 망나니가 되면 살려 주겠노라고 했다. 망나니는 죄인의 목을 자르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 두목 자신도 목이 잘릴 사형수였지만 칼을 잘 쓰는 마적이었기 때문에 망나니로 있으라 한 것이다.
두 번 생각 없이 두목은 허락을 하고 자신이 죽어야 하는 날 다른 죄인의 목을 잘랐다. 이후 몇 번의 망나니짓을 더 했는데 어느 날부터 꿈에 자신이 죽인 사람들이 나타나서 괴롭혔다. 이후 두목 망나니는 반미치광이가 되어 난폭해지고 행동도 점점 거칠어졌다. 사실 사람의 목을 베야 하는 망나니 생활을 누구라도 제정신으로는 감당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두목 망나니는 또다시 사람을 죽여야 하는 날이 임박해 오자 산에서 스스로 목을 매었다.
망나니는 사전에 ‘말과 행동을 함부로 하는 사람’으로 기록되어 있다. 망나니의 말 풀이는 ‘막+난+이’ 즉, ‘막 돼먹은 사람’이라 하는데, 이런 근거로 하면 죄인을 죽이던 사람만이 망나니가 아니고, 사전에 설명한 것처럼 함부로 행동이나 말을 하는 사람 모두를 포함해야겠다. 유래어는 대개 고증하기도 힘들고 갈래도 많으니까 그것에 집착할 필요는 없고, 다만 어느 상황에서 적합하게 사용되는가만 알면 좋을 것 같다.
홍남일 한·외국인친선문화협회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