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혁(SK텔레콤, 테란)은 4일 오후 서울 초동 넥슨 아레나에서 펼쳐진 스포티비게임즈 스베누 스타2 스타리그 시즌2' 4강 1조 경기에서 김준호(CJ엔투스, 프로토스)를 4:0으로 셧아웃 시키고 2회 연속 결승진출을 달성했다.
우선 전날 펼쳐진 GSL에서 동반탈락한 두선수가 스타리그에서는 결승 진출을 다투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이때문에 치열한 경쟁으로 수준높은 경기력이 기대됐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이 적절한 경기였다.
문제는 김준호 선수였다. 조중혁은 전날 0:2로 완패한 경기결과를 잊고 완벽한 경기력으로 김준호를 압도했다.
김준호의 허술한 수비와 쉽게 무너진 마인드컨트롤은 신인토스로 돌아갔다는 해설진의 탄식을 그대로 반영했다.
이렇다할 시소같은 흐름 없이 준비된 7경기는 단 4경기. 그것도 1시간30분의 짧은 시간으로 마무리됐다.
이 가운데 팬들 사이에서 가장 돋보인 인물은 승자인 조중혁도 패자인 김준호도 아니었다. 해설자 고인규였다.
고인규 해설은 평소 경험을 바탕으로 한 완벽한 경기분석으로 팬들사이에서 신급 해설로 통한다.
하지만 유달리 경기전 예측에서는 축구계 펠레의 저주를 연상시킬만한 낮은 승자예측 적중률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고펠레란 달갑지 않은 닉네임까지 얻었다.
이 가운데 고인규 해설은 전날 인터뷰에서 결승 진출자로 김준호를 주저없이 꼽았다.
프로리그 부진 등이 이어지고 있었지만 테란전만큼은 무너지지 않으리란 기대 때문이었다.
충분한 근거를 가진 예측이었지만 고인규의 예측은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반대급부로 나타나고 말았다.
김준호의 경기력은 최근 벌어진 케스파컵 우승과 조성주를 극적으로 물리친 선수가 맞나 싶을정도로 무기력했다.
물론 우스갯소리지만 이날 결국 고인규 해설은 팬들의 기대(?)대로 이날 경기 후 가장 핫한 인사로 회자되게 됐다.
과연 다음 4강 대결자인 김대엽(KT롤스터, 프로토스)과 김도우(SK텔레콤, 프로토스)는 그래도 고인규 해설의 승자예측의 부름을 받고 싶어할 지 새삼 궁금해진다.
안재민 기자 jae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