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많은 벤처들이 새롭게 창업하고 또 사라지고 있다. 그 이유에는 구매 조달 비용과 거래 시간 등에 있다. 벤처 기업은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다. 그러다보니 거래 시간이 짧을수록 좋고, 구매 조달 비용 등이 줄어들수록 벤처가 성장하기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역경매 비즈니스 플랫폼이 여기에 맞지 않는가?
국내에서 역경매 모델은 기업 간 거래인 B2B 서비스와 정부의 조달인 B2C 서비스로 주로 활용되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웨딩, 중고차, 차량수리, 여행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역경매 기반 벤처 기업들이 성장하고 있다. 역경매 모델은 판매자와 구매자의 욕구를 모두 만족시켜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써 이 외의 분야에도 모두 적용될 수 있다.
또한 역경매 비즈니스 플랫폼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그리고 벤처기업 간의 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최근 배달 어플리케이션과 관련하여 언론에서 소상공인들의 수수료 부담 등으로 인한 폐해를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역경매 비즈니스 모델은 수수료에 기반한 수익 모델을 채택하지 않고 있다. 앞서 언급한 프라이스라인과 같은 경우 데이터베이스에 입력된 항공사의 항공권의 최저 가격과 호텔 객실의 최저 금액, 렌터카 회사의 렌트 비용의 최저 금액 등의 수치를 바탕으로 구매자가 제시한 가격과 보유한 최저 금액간의 수치의 차액을 고스란히 수익으로 삼고 있다. 이는 구매자가 느끼는 가치(PUV : Perceived User Value)와 실제 금액간의 차액이 곧 수익이 되는 것이다.
이는 역경매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뿐 아니라 이에 참여하는 소비자에게는 게임(Game)을 플레이하는 재미와 자신이 생각하는 합당한 가격에 구매하게 하여 만족감을 선사한다. 또한 판매자에게는 재고를 소진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특히 항공권, 숙박업 등의 서비스 업체에서의 재고는 발생 즉시 소멸한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역경매 플랫폼에 참여함으로써 재고의 소진 시, 가치 하락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마지막으로 역경매 비즈니스 플랫폼은 벤처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와줄 수 있다. 와튼 스쿨의 조나 버거 교수는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입소문을 내고 싶다면 게임의 메커니즘을 이용하라고 조언했다. 게임의 메커니즘을 이용한 역경매 비즈니스 플랫폼은 이해관계자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으면서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저비용 벤처를 양성하는데 적합한 플랫폼인 동시에,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러한 역경매 비즈니스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를 갑(甲)으로 대우하는 동시에 판매자와 기업 모두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형태의 벤처 기업이 더 증가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수욱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