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W 강하고 S/W 취약, 미래 유망 ICBM 걸음마 수준
OECD가 ‘2015 OECD 디지털경제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은 2013년 기준으로 전체 부가가치에서 ICT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10.7%로 회원국 중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OECD 평균은 5.5%). 이어 일본(7.02%), 아일랜드(6.99%), 스웨덴(6.81%), 헝가리(6.08%), 미국(5.89%), 체코(5.74%), 핀란드(5.59%), 영국(5.53%) 등이 뒤를 잇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지난 3월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K-ICT 전략’을 야심차게 발표했다. K-ICT 전략은 미래창조과학부가 이 전략을 통해 오는 2020년 8% 성장, 생산액 240조원, 수출 2100억 달러 달성이라는 가시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한다. K-ICT 전략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과 같은 3대 주력 선도산업과 그 위에 9대 전략산업(소프트웨어,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정보보안, 5세대 이동통신, 초고화질(UHD), 스마트 디바이스, 디지털콘텐츠, 빅데이터)을 집중 육성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매우 멋진 미래 청사진을 밝혔지만, 이 내용은 잘 홍보가 되지 않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이 계획들이 잘 추진되어 ICT 강국이 지속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런데, 과거와 현재 한국이 ICT 강국이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미래에도 그럴 거라는 데는 공감하기가 어렵고, 불투명하고 위태로운 부분이 적지 않아 한국 ICT의 미래를 걱정하는 전문가들이 적지 않다.
정부가 ‘K-ICT전략’에서 밝혔듯이 ICT 산업은 우리나라의 지속적인 경제성장 잠재력을 담보할 중요한 산업이다. 타 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산업을 만드는 매개체로서의 역할을 하며, CPND(콘텐트,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라는 ICT생태계를 기반으로 성장한다. 특히 다른 사업과는 다르게 빠른 기술주기를 갖는다는 차별화된 특성을 갖는다. K-ICT 전략은 기본적으로 한국 ICT 산업에 대한 미래전략이다. 정부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K-ICT 전략의 핵심으로 ICBM이라고 해서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BigData) 모바일Mobile) 등 4가지를 꼽고 있다. 그런데 이 4가지 분야에서 한국은 시장 진입이 늦었고 글로벌기업과의 기술 및 규모 격차가 너무 커서 우리의 경쟁력과 성장 전망은 매우 불투명하다.
먼저 사물인터넷 산업과 관련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뜨겁다. 한국에서도 사물인터넷 분야로의 사업 확장을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렇다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사물인터넷 구현에 있어서 한국의 위치는 어느 정도일까. 사물인터넷이란 사물에 네트워크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사물과 유·무선을 통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을 말하는 것으로 사물인터넷의 활용도는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IT컨설팅 전문기업 액센츄어가 국가별 사물인터넷(IoT) 준비상황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52.5점으로 주요 20개국 중 12위에 올랐다. 미국이 64점으로 1위, 스위스와 핀란드가 각 63.9점과 63.2점으로 그 뒤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54.4점), 독일(54.3점), 호주(54.1점)에도 뒤졌다.
다음으로 클라우드 분야를 살펴보면, 아마존과 구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했고 IBM과 HP 등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감히 경쟁할 수 없을 정도다. 국내에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클라우드 기업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빅데이터 분야도 마찬가지다. 모바일 분야에 있어서도 기기는 아직은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모바일 결제 분야를 보면 글로벌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은 이제 걸음마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ICT 경쟁력에 대한 면밀한 재검토와 K-ICT 전략에 대한 대대적인 보완 없이는 한국의 미래 ICT 경쟁력은 불투명하다고 할 수 있다.
문형남 숙명여대 정책산업대학원 IT융합비즈니스전공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