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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경제 불황 속 "PB상품, 이거 돈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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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경제 불황 속 "PB상품, 이거 돈 되는데~"

[글로벌이코노믹 이세정 기자] PB상품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지속되는 저성장과 소비위축 속에서 실속형 쇼핑을 추구하는 트렌드가 확산됨에 따라 PB상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PB(private brand products)상품은 대형마트, 편의점 등의 유통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생산, 판매하는 브랜드 상품을 뜻한다. 특히 광고·홍보비와 중간 유통과정 생략에 따른 물류비 절감 덕분에 가격이 저렴한 것이 장점이다.
PB상품은 그동안 가격이 저렴한 만큼 품질도 그저 그런 상품, ‘싼 게 비지떡’이란 인식 때문에 큰 주목을 받지 못했었다.

그러나 유통업체들이 장기화된 경제 불황을 타개할 방안으로 ‘PB상품군 확대’를 선택하면서 PB상품의 전면적인 업그레이드와 차별화가 이뤄졌다.
가격거품을 더욱 줄인 제품이나, 기존의 NB상품(National Brand)과 겨뤄도 뒤쳐지지 않는 고품질 PB상품의 등장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충분했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 3사의 PB상품 비중은 20% 수준이다. 특히 유통업체가 직접 제조과정에 참여해 중간 비용이 절감되는 PB상품 판매비중은 5~10% 수준에 불과해 향후 높은 시장 성장성이 전망되고 있다.

또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PB상품의 성장세도 국내 PB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회사 칸타월드패널에 따르면 유럽 주요 4개국(영국·스페인·프랑스·독일)의 PB상품은 지속적인 성장 중이다.

영국이 48%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고, 스페인 39%, 프랑스 36%, 독일 33%로 주요 시장 모두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마트 노브랜드이미지 확대보기
이마트 노브랜드
이마트는 올해 4월 상품 본질의 기능만 남기고, 포장 디자인과 이름은 없앴지만 가격 경쟁력을 가진 ‘노브랜드’를 선보였다. 노브랜드 물티슈와 기저귀, 화장지, 락스, 주방세제, 감자칩 등은 같은 상품군 가운데 판매 1위 또는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마트는 연내 300개까지 노브랜드 상품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에브리데이, 위드미 등 신세계 전 유통채널로 공급망을 확대,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함으로써 저렴한 가격을 유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간편가정식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2013년 첫 선을 보인 프리미엄 PB ‘피코크’는 동일한 품질 기준으로 봤을 때 가격은 30% 가량 저렴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마트는 피코크를 기존 일반 간편가정식에서 반찬, 디저트 등으로 세분화 하고 있으며 과자, 참기름, 커피 등 가공식품으로 까지 확대하고 있다. 또 이마트는 피코크 제품군을 2019년 1000개, 2023년 1500개 수준으로 확대해 지난해 780억 수준이던 이마트 매장 내의 피코크 매출을 2015년 1500억원, 2023년 연간 4000억원으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난 2009년 2000억 규모였던 자체 패션브랜드 ‘데이즈’는 4년만인 2014년에 1.7배로 커져 3500억을 돌파했다. 기존의 남녀복을 비롯해 유·아동 의류를 중심에서 언더웨어와 패션잡화와 소품류까지 영역을 넓힌 데이즈는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SPA브랜드 중 유니클로에 이어 매출 2위로 올라섰다.

올해 매출 5000억원을 눈앞에 두고 있는 데이즈는 스포츠 웨어 전문 라인인 ‘데이즈 스포츠’와 신생아 라인인 ‘데이즈 뉴본’을 론칭해 세분화된 라인을 선보이고 있다.

홈플러스 PB 패션 브랜드 F2F이미지 확대보기
홈플러스 PB 패션 브랜드 F2F
홈플러스는 2001년 PB상품을 론칭한 이후 현재 약 1만3000여 개에 달하는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상품 종류는 쌀, 계란, 후라이팬, 복사지, 세제 등과 같은 생필품을 비롯해 패션의류, 잡화, 소형가전 등으로 다양하며, 전체 매출액 중 PB상품 매출비중은 현재 약 26%를 차지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Good-Better-Best 세 가지 라인에 따라 식품 PB브랜드를 차별화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혔다. Good 라인에 해당하는 ‘홈플러스 알뜰상품’은 동종업계 최저가격을 지향하는 상품이며, Better 라인인 ‘홈플러스 좋은상품’은 품질은 NB 1등 상품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이되 가격은 20% 가까이 저렴한 상품이다. Best 라인은 ‘홈플러스 프리미엄상품’으로 NB보다 더 우수한 품질을 지향하는 프리미엄 PB 브랜드다.

특히 홈플러스는 PB상품의 품질강화를 위해 2008년부터 김영세 디자이너가 대표로 있는 ㈜이노GDN과 업무 제휴를 맺고 국내 유통업체 최초로 PB생활용품에 ‘이노디자인’을 적용하고 있다.

롯데마트 해빗이미지 확대보기
롯데마트 해빗
롯데마트는 불황에도 웰빙 프리미엄 상품군 매출만 꺾이지 않고 증가하는 데 주목하며 지난 11월 친환경 프리미엄 PB ‘해빗’을 론칭했다. 해빗은 NB제품보다 20~50% 이상 높은 가격이지만 고급화에 승부수를 걸은 만큼 유기농·국내산·친환경에 초점을 뒀다. 롯데마트는 해빗 전용 PB상품을 내년에 500여 가지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 의류 PB ‘베이직아이콘’ 등을 비롯해 현재 약 30%(1만2000여개)의 PB상품을 선보이고 있는 롯데마트는 지속적으로 PB 확장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편의점 업계에서도 PB의 인기는 거세다. 편의점의 탄생과 함께 시작됐다고 볼 수 있는 PB상품의 역사는 최근 들어 더욱 강력·화려해지고 있다.

CU 상품연구소이미지 확대보기
CU 상품연구소
BGF리테일의 편의점 CU(씨유)는 지난 2일 PB제품 개발을 위해 ‘상품연구소’를 출범했다. 또 업계 최초로 PB 블록(장난감)을 출시하기도 했다.

CU는 현재 전체 상품의 20%를 PB상품이 차지하고 있다. 전체 매출 대비 PB상품 매출구성비는 2013년과 2014년엔 각각 7.6%, 9.1% 증가했지만 올 1~3분기 전년 대비 28.2% 신장했다.

CU는 간편식품을 강화하는 한편, 중장기로는 고령인구와 1인 가족에 맞춘 상품 개발을 지속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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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25 카페25
지난 1일 원두커피 브랜드 ‘카페25’를 선보이며 커피시장에 진출한 한 GS25(GS리테일)의 PB상품 매출도 증가 추세다. 2010년 31%대였던 PB상품 매출구성비는 2011년 32.7%, 2012년 33.9%, 2013·2014년 34.9%였지만, 올해 35.4%를 기록했다.

PB상품 비율이 31.5%인 세븐일레븐은 전체 매출의 34.9%를 PB상품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11월 PB도시락 매출은 전년동월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세븐일레븐 김성철 과장은 “이제는 PB제품과 기존 NB제품의 품질을 동일선상에서 바라볼 수 있다”며 “가치소비 시대인 만큼 앞으로는 프리미엄 PB 생산에도 노력할 계획이고, 동반성장과 판로확대를 위해 해외 수출도 적극적으로 진행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세정 기자 sjl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