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시장 진출에 의미를 뒀던 지난 여름과 달리, 최근에는 유통업체들이 ‘차별화’를 무기로 시장 선점을 위한 갖가지 행보를 보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은 20여개 이상의 업체가 진출해 있는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의 선두를 차지하기 위해 편의성과 범용성을 무기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SSG페이는 신세계가 지난 7월 유통업계 최초로 간편결제 서비스로, 유통사에서 출시한 간편결제 서비스인 만큼 론칭 초기부터 포인트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SSG페이의 핵심 기능인 SSG머니는 e-머니 개념으로 무통장입금이나 신용카드를 통한 충전이 가능하다. 특히 각종 멤버십 포인트를 SSG머니로 전환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신세계 SSG페이 관계자는 “SSG머니는 개인이 가진 다양한 포인트를 즉시 현금화 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간편결제 서비스”라며 “소비자의 편의성을 최대로 올려 합리적인 구매를 이끌어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타사 신용카드의 사용을 가능케 함으로써 결제 인프라 확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9월 출시한 롯데의 ‘엘페이’는 그동안 롯데카드로만 결재해야 한다는 불편이 있었다.
그러나 롯데는 지난 15일부터 엘페이 결제수단으로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BC카드, 우리카드 등 6개 신용카드를 추가해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또 지난 11월에는 ‘삼성페이’를 운영하는 삼성전자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협약의 골자는 삼성페이에 엘페이를 탑재한다는 것으로, 엘페이는 삼성페이 결제방식을 이용해 고객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게 됐다.
지난 10월 론칭한 현대백화점 카드 전용 모바일 간편 결제 서비스인 ‘H월렛’은 결제 단계 간소화에 특화된 서비스다.
현대백화점은 소비자의 결제 편의를 높이기 위해 ‘온터치’라는 기술을 적용했다. 국내 처음 사용된 ‘온터치’는 앱을 실행하지 않아도 결제가 가능한 기술로 휴대폰을 결제 단말기에 올려 놓으면 앱이 자동 실행돼 결제가 되는 방식이다.
현대백화점은 이같은 간편성을 인정받아 지난 10일에는 ‘스마트앱어워드 2015’에서 신용카드분야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온라인 유통업체들도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쿠팡은 ‘지문’을 이용한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복잡한 인증절차 없이 쉽고, 안전하게 계좌이체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쿠팡의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는 안드로이드 버전에 우선 적용됐으며, iOS 버전은 올해 안에 도입할 계획이다.
특히 iOS 버전의 경우 기존 비밀번호 입력방식 외 지문인식 기능이 추가돼 고객들의 결제 시간을 더욱 단축시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쿠팡 측은 설명했다.
SK플래닛은 모바일 지갑 서비스 ‘시럽월렛’에 교통카드 기능을 내년부터 추가할 계획이다. 또 현재 고객이 부담하는 최대 6%의 교통카드 충전 수수료를 감면해 줄 예정이다.
이처럼 국내 유통업체들이 간편결제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모바일 이용자 수가 매해 급증하고 있고, 모바일을 통한 상품 구매가 일반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유통업체는 막강한 유통채널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자체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증가할수록 중·장기적으로 매출을 늘리는 데 효과를 볼 수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아직 시장초기인 간편결제 서비스가 실질적으로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하다”라며 “매출 보단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 우선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간편결제 서비스는 단골고객들의 충성도를 강화시킬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라며 “장기적으로 바라봤을 때 높은 고객 충성도가 매출증가로 이어지는 만큼 유통업체들의 간편결제 서비스 확대와 차별화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세정 기자 sjl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