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OECD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의 ICT 산업은 4% 정도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ICT 관련 업종의 고용이 꾸준히 늘어나 OECD 국가 총 고용의 20%를 차지하고 이와 관련되어 ICT 인재를 구하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ICT 제품의 전 세계 무역량 중 50%가 OECD 국가를 제외한 국가들에게서 일어나며 주요 글로벌 투자자로 변모하고 있다.
Korea Communication Commission에서 2011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ICT 산업은 2000년대 초반의 빠른 성장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는 추세이며 GDP 성장률에 20% 이상의 기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전체 설비 투자 대비 31.8%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전체 R&D 산업 투자액의 50%가 넘는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에서 ICT기술은 사회 발전의 중추를 담당하며 가장 기대 받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ICT 산업의 눈부신 발전과 이에 대한 관심이 이처럼 뜨거운 가운데, 최근 미래부에서 한국 경제의 ICT 산업의 청사진 ‘K-ICT 전략’을 발표했다. 우수 벤처 기업을 발굴하고 해외 진출까지 ICT 벤처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ICT 분야의 K-Global 300기업을 선정하여 해외 및 국내의 투자를 유치하여 기술력을 강화하고 고용도 창출하는 등 여러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는 정책으로 보인다. 이 정책이 성공적으로 시행되면, 최근 미국의 금리 인상 등에 흔들리지 않을 우리의 내수시장을 견고히 하는 데 초석이 될 것으로 평가되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ICT와 같은 지식 서비스 분야는 지식 집약적 산업으로 분류되어 높은 기술력을 가진 벤처의 형태에 적합하며 농업, 축산업, 수산업 등에도 적용될 수 있는 성장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야이다. 특히 최근 내수 시장의 부진을 농업, 축산업, 수산업 등의 과학화 및 현대화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되고 있다. 다만 K-Global 프로젝트와 창조경제 혁신센터가 추진하는 이번 K-ICT 전략이 국내 유망 ICT 벤처를 발굴하고 지원하여 국내 ICT 벤처의 성공 사례를 새로 써내려가기 위해서는 앞선 벤처 지원 전략에서 언급된 몇 가지의 개선이 필요하다.
첫째, 투자의 유치는 많을수록 좋지만, 투자금을 지원하는 방식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일부 벤처 지원에서는 미리 벤처에서 금액을 지출하고 영수증을 제출하면 금액을 환급하는 방식이 이루어졌다. 이는 자금난에 시달리는 벤처 기업의 성장을 더디게 할 수 있다.
둘째, K-Gloabal 300기업 선정의 절차에 공정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현재의 사업성과 기술성을 평가하는 것에 창업 경력 역시 중요하겠지만, 이러한 경력을 중시하게 되면 오히려 신생 벤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게 되며, 벤처 창업 역시 이력서의 한 줄로 전락하여 스펙의 일부가 될 우려가 있다. 이를 위해 정부 부처, 국내 성공 벤처 기업가, 해외 성공 벤처 기업가, 벤처 관련 전공 교수 등을 심사위원으로 영입하여 면밀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후 지원을 충실히 해야 한다. 현재까지의 지원정책은 창업 그 자체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왔고, 실제 수출 판로, 해외 특허 등록 등에 대한 지원은 미약했다.
이러한 부분들을 보완하여 K-ICT 전략이 현존하는 국내 벤처와 벤처 성공의 꿈을 가지고 있는 청년 사업가들에게 희망을 주는 전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수욱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