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일본 산케이비즈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세계 철강업계 최대 리스크인 ‘중국 좀비 기업’의 대두로 철강업체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일철은 이 기간 동안 1454억 엔을 벌어들였다. 적자를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이 실적은 지난해 7월 예상치인 2600억 엔보다 1000억 엔 이상 줄어든 수치다. 또 전년대비로도 32.1% 감소한 액수다.
같은 기간 JFE홀딩스의 최종 이익은 76%나 감소했고, 고베제강소는 3년 만에 200억 엔 적자로 돌아섰다.
산케이비즈는 일본 철강업체들의 실적이 줄줄이 하락한 가장 큰 원인으로 중국 경기 침체와 과잉 생산을 지목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중국 철강업체들의 과잉 생산을 막겠다며 오는 2020년까지 현재의 12억t인 연간 생산량을 1억 ~ 1.5억t 까지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지방 정부들이 대규모 실직과 사회 불안을 우려해 역내 부실 철강업체들을 지원하면서 철강 생산량은 다시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철강 정보 전문 사이트인 중국연합철강망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휴면에 들어갔던 68개 휴면 고로가 생산을 시작했다면서 이 고로의 생산량이 5000만t에 육박한다고 전했다.
또 이전부터 증설 작업이 이뤄져왔던 양을 더하면 리커창 총리가 지난 3월 최근 3년간 줄인 생산량(9000만t)을 넘어선다고 매체는 지적했다.
3월 조강 생산량은 전년 동월 대비 2.9% 증가한 7065만t으로 파악됐으며 지난달엔 더욱 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철강업체들은 이전부터 이러한 중국 업체들의 움직임에 대비해 각종 대응책을 마련해왔다.
신일철의 경우, 치바현 소재 미츠 제철소의 고로를 오는 2020년 중지시킨다고 밝혔고 고베제철소도 2017년 고베시의 고로와 카코가와 제철소를 통합하기로 했다.
하지만 중국 조강 생산량은 연간 약 8억 t으로 전세계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업체들의 자구책도 곧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산케이비즈는 우려했다.
앞서 영국 언론 가디언도 지난달 인도 철강업체 타타스틸이 영국 내 사업부문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인도 철강업계가 저렴한 수입 강재로 시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SCMP는 경기 침체에 따른 내수 감소 문제에 직면한 중국 철강업체들이 잉여분을 덤핑이나 다름없는 헐값에 수출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철강 생산을 계속 늘릴 경우, 외국과의 분쟁이 격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의 철강 수출은 지난해 19.9% 급증한데 이어 지난 1분기에도 7.9% 늘었다.
미국 공화당의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는 중국에 대해 고율의 보복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최근 독일 철강업계 근로자들이 중국산 철강 수입 반대 시위를 벌인 이후 철강 수입과 관련한 불공정 무역 여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조은주 기자 ejch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