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수 금액은 30억 달러(약 3조3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합병(M&A)이 성사되면 삼성전자의 해외 M&A 규모로는 가장 큰 규모가 된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6월 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조이언트를 전격 인수했다.
또 삼성전자는 같은 달 캐나다의 스타트업 광고회사인 애드기어(AdGear)를 인수했다. 애드기어는 지난 2010년 설립했고 디지털 광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애드기어의 인수금액을 공개하지 않았고 삼성전자 캐나다 법인 산하 독립법인으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마그네티 마렐리는 이탈리아 FCA(피아트크라이슬러 오토모티브) 계열의 부품업체로 FCA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마그네티 마렐리는 1891년 전자기기와 엔진 제조회사로 시작된 업체로 1967년 Fiat가 인수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2012년 이후 FCA 지주사인 Exor 그룹의 사외이사를 맡으며 친분을 쌓아왔다.
마그네티 마렐리는 2015년 기준 매출액 72억6000만 유로(약 8조9500억원), EBIT(이자 및 세전이익) 3억2000만 유로(약 395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마그네티 마렐리는 세계 30위권 전장 부품회사이며 2015년에도 매각설이 있던 회사다.
삼성전자는 마그네티 마렐리의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꾸준한 증가세에 있다. 지난 2014년 말 16조8408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015년 말 23조6084억원, 올해 3월 말 현재 24조7698억원으로 늘었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으로도 마그네티 마렐리를 인수하는 데 그다지 큰 어려움이 없을 만큼 충분한 자금을 갖고 있다.
또 올해 3월 말 현재 삼성전자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이외에도 △단기금융상품 42조135억원 △매출채권 25조5056억원 △미수금 2조9804억원 △선급금 1조6699억원 △재고자산 18조7499억원 등 유동자산 126조5872억원을 갖고 있다.
유동자산은 1년이내에 현금화 할 수 있는 자산으로 현금동원력을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마그네티 마렐리 인수 추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NH투자증권 이세철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전장사업 본격화를 위해 전장부품 업체 M&A가 불가피 할 것”이라며 “반도체를 활용하여 전장업체와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 개발이 용이하고 OLED 등 차량용 디스플레이 활용 극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세트부문은 가전부분을 전장에 활용하고 모바일 폰과 연동성 강화도 가능하고 삼성SDI, 삼성전기 등 관련사와의 협력도 확대될 것”이라며 “전장 부품사업 M&A 진행 시 기 구축된 네트워크를 활용하기에도 용이하다”고 진단했다.
하이투자증권 고태봉 연구원은 “삼성의 소비자가전과 스마트폰 사업의 의존도를 낮추는데 목적이 있으며 삼성의 해외기업 인수합병 사상 가장 큰 딜이 될 것”이라며 “Magneti를 인수한다면 FCA 산하 OEM 업체에 안정적 납품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 연구원은 “삼성은 2015년 12월 자동차팀을 발족시킨데 이어 중국 전기차 메이커인 BYD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바 있다”면서 “삼성의 행보로 현대차그룹 및 제반 부품업체들의 주가에 전반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IBK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사물인터넷(IoT) 시대의 본격 개막으로 자동차 분야는 향후 반도체와 전자부품 분야의 새로운 성장 분야로 급격히 부각될 것”이라며 “M&A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적절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이 머지 않은 시점에 완성차 사업 진출을 적극 검토할 것을 예상하나 1999년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삼성자동차 사태로 사재인 2조8000억원 상당의 삼성생명 지분을 채권단에 내놓은 사례가 있어 완성차 재진출사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대성 경제연구소 부소장 kim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