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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째 0%대 성장… 그나마 '온라인쇼핑' 한국경제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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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째 0%대 성장… 그나마 '온라인쇼핑' 한국경제 견인

통계청은 10월 한달 간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5조6373억, 모바일쇼핑이 3조1647억에 달한 것으로 분석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통계청은 10월 한달 간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5조6373억, 모바일쇼핑이 3조1647억에 달한 것으로 분석했다. 사진=뉴시스
[글로벌이코노믹 박영찬 기자]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였다. 정치권은 '공사다망(公私多忙 : 공적, 사적으로 바쁨)'했고 경제계는 '설상가상(雪上加霜 : 어려움이 겹침)'했다. 중국은 25년 만에 7%대의 성장률이 깨지며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고 세계 최고 소리를 듣던 우리나라의 조선·해운업은 공중분해 되기에 이르렀다. 용접과 납땜질 이라는 상식 밖의 방법으로 미사일을 날려댔던 김정은과 영국의 브렉시트(Brexit)는 상반기 동안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변수로 작용했다.

10월에 터진 '최순실 게이트'는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국가기간산업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마당에 정국 혼란으로 소비심리는 더욱 얼어 붙었다. 같은 달 25일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3분기 경제성장률이 0.7%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4분기째 0%대 성장이다. 해만 안 바뀌었지 작년부터 지금까지 우리 경제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다.
경기가 침체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게 '소비'다. 돈 들어 올 일이 줄어들 것 같으니 돈 쓸 일도 줄어버린다. 오늘보다 내일이, 지금보다 미래가 더 나을 것이라는 암묵적인 확신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니 돌고 돌아야 할 돈이 돌지를 못해 한 곳에 고였다. 흐르지 못한 물이 썩는 것처럼 흐르지 못한 돈도 부패(腐敗)돼 갈 수밖에 없다.

올해 유통 시장은 이러한 불황 심리에 대응하며 합리적인 소비 트렌드를 조성하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작은 것에서 만족을 느끼는 '스몰럭셔리(Small Luxury)'가 주류로 자리잡으면서 '가치소비'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유통문화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 중에서도 단연 강세를 보인 것은 온라인과 모바일쇼핑 시장이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는 인터넷의 특성과 더 저렴하게 사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맞물려 올 한해 온라인쇼핑 시장은 고공행진했다.
◇점점 커지는 온라인쇼핑 시장

12월 통계청 경제통계국에서 발표한 '2016년 10월 온라인쇼핑 동향'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을 보면 8월 한달 동안 5조5825억원이 온라인쇼핑 시장에서 오고 갔다. 전년동기 대비 27.5% 높아진 수치로 10월에는 500억원 이상 증가한 5조6373억원을 기록했다. 8월 모바일쇼핑 거래액도 3조원에 육박하며 온라인쇼핑과 비슷한 수준의 증가세를 보였다.

통계청 경제통계국 손은락 과장 기자와의 통화에서 "IT기술과 통신 기술의 발달로 온라인쇼핑 인프라가 넓어지고 있고 이에 힘입어 유통 사업자들이 서비스 구축에 집중한 결과 온라인쇼핑이 급성장하고 있었다"며 "1인 가구 증가와 소량 구매 수요가 급증하면서 업체들 간 배달 경쟁이 격화됐고,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편리성이 제고된 게 온라인쇼핑 성장에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온라인쇼핑의 급성장은 e-커머스로 대표되는 '소셜커머스' 시장 확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 한해 동안 불어닥친 정치, 사회적 악재들에도 불구하고 소셜커머스와 오픈마켓 등의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의 매출은 꾸준히 성장했다. 11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0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전년 동기대비 오픈마켓의 매출이 18.6%나 올랐고 소셜커머스에서 팔리는 생활용품 매출이 20.7%나 증가했다. 온라인쇼핑에서 시작된 성장세가 모바일쇼핑까지 옮겨 붙은 것이다.

◇몸집 불리는 모바일쇼핑 업체들

올 한해 동안 관련 업체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쿠팡의 경우 3400억원(2014)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2015년 1조1000억원으로 급증하면서 300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의 독자적인 로켓배송 서비스와 전용 물류센터 구축으로 고객 서비스 향상에 노력한 결과"라며 "현재 적자 규모가 크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고 "올해 문을 연 인천과 덕평 물류센터를 중심으로 로켓배송 등 유통 인프라를 강화하는데 집중할 것"이라 말했다.

위메프와 티몬도 2015년에 각각 매출액 2100억원, 1950억원을 달성하며 온라인쇼핑 시장 성장세를 이끌었다. 위메프 관계자는 "시설, 설비 및 마케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추세"라며 "마케팅 부문 투자치를 제외하면 올해 매출액이 상당히 늘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영업손실액이 크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선 "현재 발생하는 손실은 전략적 투자 관점에서 진행되고 있는 부분"이며 "올해 매출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이로 인한 손실도 줄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티몬 관계자도 "현재 관련 부문의 기업들에서 적자가 나고 있는 것은 공통된 현상"이라며 "티몬의 '슈퍼마트'로 고객들에게 생필품을 직접 배송하기 위해 자체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내년에도 지속적으로 투자를 진행해 2018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찬 기자 yc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