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포켓몬고 정밀지도 대체한 오픈스트리트맵 인기

글로벌이코노믹

ICT

공유
1

포켓몬고 정밀지도 대체한 오픈스트리트맵 인기

직접 지도제작에 참여하는 '개방형 지도' 열풍

[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데니스황 구글 아트총괄 이사는 지난 달 24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가진 포켓몬고 출시 발표 기자회견장에서 포켓몬고용 지도로 ‘공개지도’(public map)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이는 결국 ‘오픈 스트리트 맵’(Open Street Map)이라는 다소 생소한 지도임이 드러났다

구글은 지난 해 가을 국회에서 “한국정부가 정밀지도 반출을 허용하지 않으면 포켓몬고 같은 혁신에 뒤질 것”이라는 애매모호한 이유를 들어 한국의 정밀지도(5000분의 1 지도)를 달라고 했다. 하지만 정작 구글 자회사 나이앤틱이 닌텐도와 손잡고 출시한 포켓몬고 한국판은 정밀지도 없이도 잘 작동된다. 공개지도인 오픈스트리트맵(Open Street Map·OSM)이었다. 도대체 정밀지도를 대체하는 이 오픈스트리트맵의 파워는 뭘까?
이 지도는 과연 일반 디지털지도와 비교해 어느 정도 잘 정비된 지도일까?

◆오픈스트리트맵이란?
영국에 본부를 둔 오픈스트리트맵 재단이 지난 2004년 운영하기 시작한 웹 상의 ‘열린 지도’다. 오픈스트리트맵은 말 그대로 ‘길 지도’(Street Map)만을 공개하고 최초의 기본도를 바탕으로 여러 사람이 함께 만들어 가는 방식의 지도다. 위키피디아처럼 집단 지성이 참여하는 개방형 ‘백과지도’다.
위는 국회의사당 부근을 보여주는 OSM 지도, 아래는 같은 지역을 보여주는 네이버지도. 이미지 확대보기
위는 국회의사당 부근을 보여주는 OSM 지도, 아래는 같은 지역을 보여주는 네이버지도.

물론 약점도 있다. 주요 도시나 주요 지역 위주로 제작된 길 지도이다 보니 애초부터 건물지도는 없거나 추가했다 하더라도 부실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 파괴력은 날로 증가되고 있다.

디지털지도전문가인 서정헌 그리니치코리아 대표는 “이 지도에 업그레이드되는 지도나 제작방식은 제각각 다르다. 사람마다 만들어 올리는 수준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이 만들어 가는 개방형 지도의 한계다. 하지만 집단지성의 힘은 대단하다. 포켓몬 서비스 이후 내가 사는 곳의 골목지도가 새로이 그려져 있어 깜짝 놀랐다. 위키피디아가 브리태니커를 무너뜨린 것처럼 이 지도도 조만간 파워를 발휘할 것 같다”고 말했다.

◆포켓몬고 오픈맵 이후 직접 그리기 열풍

그동안 국내 일부 네티즌들은 구글의 정밀지도 국외반출 요청이 한창일 때 한국이 5000분의 1 지도를 주지 않아서 (한국에 출시도 안된) 포켓몬고가 제대로 서비스 안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의 경우 2만5000분의 1 구글지도를 사용하면서도 잘 서비스되고 있다.

나이앤틱이 한국에서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교통용 서비스용으로 구글-SK텔레콤이 협업중인 정밀지도(5000분의 1 지도)를 쓰면 된다. 하지만 포켓몬고 서버가 한국에 없기 때문에 이 서비스를 할 수는 없다. 결국 구글은 OSM을 선택했다. 이 지도는 영상지도처럼 줌인 줌아웃 할 수 있다. 이른바 넌스케일(non-scale)지도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에서 포켓몬고 서비스에 OSM을 사용하자 한국에 오픈맵 열풍이 불었다는 점이다.
붉은 표시는 대부분 오픈스트리트맵(OSM) 지도 수정 작업을 하고 있는 액티브 유저다. 사진=OSM 이미지 확대보기
붉은 표시는 대부분 오픈스트리트맵(OSM) 지도 수정 작업을 하고 있는 액티브 유저다. 사진=OSM

신상희 오픈소스지형공간재단(The Open Source Geospatial Foundation) 한국지부장(가야3D 대표)은 “포켓몬고 출시 이후 이틀 만인 지난 26일 한국의 OSM 실제 활동자(Active user) 수가 세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폭발력을 발휘했다. 수도권 이외 지방으로 가면 OSM 지도가 좋지 않은데 자기집 주변 지도를 직접 정확하게 그려서 올리면 2~3주 뒤에 포켓몬고에 반영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사용자들이 늘어난 효과 등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재구 기자 jk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