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고성능 세단 스팅어의 초반 돌풍을 보면서 떠오르는 차가 있다. 바로 현대차의 '제네시스 쿠페'다. 지난 2008년에 출시된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쿠페는 출시에 앞서 2007년 11월 LA국제모터쇼에서 처음 콘셉트카로 공개됐다. 공개했을 당시 현대차 관계자는 물론 고성능 차량에 목말라 하던 국내 소비자들은 제네시스 쿠페에 열광했다.
당시 공개된 제네시스 쿠페 성능을 살펴보면 V6형 3800cc엔진에 6단 변속기, 최고출력 300마력 이상을 자랑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제로백'은 6초대에 불과했다.
차량 성능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은 제네시스 쿠페를 순정보다는 다른 이들보다 빠르고 날렵한 모습을 위해 튜닝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제네시스 쿠페 출시 후 몇 년이 지난 뒤 중고차 시장에는 제네시스 쿠페 순정 모델을 찾는 것이 오히려 어렵게 되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물론 자동차 튜닝은 다분히 개인 취향이기 때문에 어떤 것이 좋다, 나쁘다를 판단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내에서 달리기는 성능이 좋다며 생산됐던 스쿠프, 티뷰론, 투스카니, 그리고 제네시스 쿠페까지의 차량들 역사를 살펴보면 ‘스팅어’도 순정 모델보다 튜닝된 스팅어를 길에서 볼 확률이 높지 않을까 생각된다.
튜닝 차량이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소비자들이 왜 자신의 차량을 두고 튜닝에 집착하게 됐는지 자동차 제조사들은 깊이 생각 해야할 것이다.
기아차 스팅어는 출시와 함께 BMW3시리즈와 4시리즈를 경쟁상대로 지목했다. 스팅어는 2.0가솔린, 2.2디젤 그리고 3.3가솔린 모델로 나눠진다.
BMW는 다양한 용량의 가솔린 모델과 디젤, 컨버터블, 쿠페 그리고 고성능 M라인업까지 한 가지 모델을 이용해 풍부한 라인업을 완성하고 있다. 다시말해 이미 해외 브랜드는 튜닝이 필요 없을 정도로 촘촘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당장 스팅어에 풍부한 라인업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번 스팅어를 발판으로 다양한 라인업의 차량이 등장하기를 바랄뿐이다.
이제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도 한단계 더 업그레이드가 될 때가 됐다. 진입장벽이 아직까지 너무 높은 독일산 차들을 상대로 새로운 도전을 해야만 하고 성공시켜야한다.
그래서 스팅어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젠쿱(제네시스 쿠페)의 전철을 밟지 않아야하는데...”라는 것이었다.
김대훈 기자 bigfire2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