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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전속결 SK증권 매각, “후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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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전속결 SK증권 매각, “후퇴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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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최성해 기자] SK증권 매각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주사 행위제한규정에 따라 그 커트라인 8월에 맞춰 초스피드로 진행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들이 헐값매각을 반대하며 막판 최대변수로 떠올랐다. SK그룹(홀딩스)는 공개매각으로 진행되고, 공정거래법상 매각이 불가피한 만큼 이들의 반발과 관계없이 스케줄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상증자 조건 등 실제 인수가격, 예상보다 오를듯


SK증권 매각이 그야말로 초스피드다. SK그룹은 지난달 7일 공시를 통해 공개매각을 발표하고 매각주관사를 선임했다. 같은달 28일 적격인수후보를 선정했다. 내달 2일 본계약을 체결예정인 것을 감안하면 불과 두 달도 안되 매각이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대상은 SK(주)가 보유중인 10.4%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4일 종가 1490원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약 4958억원에 달한다.

시가는 약 516억원이다. 통상 경영프리미엄이 20-30%를 붙는 것을 감안하면 매매가격은 대략 619억원에서 671억원 정도다. 하지만 적은 지분으로 자기자본 4000억원의 증권사의 경영권을 얻을 수 있는데다, 매각자인 SK증권이 주주이익 및 지분확대측면에서 유상증자 조건을 내걸며 실제 인수가격은 이보다 훨씬 뛸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적은 지분, 즉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으로 경영권을 인수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비중이 압도적인 소액주주들이 반발하고 있다.

SK증권 개인투자자모임측은 “SK그룹의 이익가치에만 치중한 나머지 84%의 소액주주들을 아예 처음부터 배제한 채 자신들의 이익챙기기에만 급급하다”며 “SK증권(주)가 우량증권회사가 될 수 있는 구체적인 매각방법을 모색하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대안으로 “가능하다면 공개시장내에서 보유지분을 매각하거나 SK그룹이 아닌 지명도 있는 경영권 인수 금융사를 통해 추가적인 필요지분율을 공개시장에서 인수하여 확보하도록 관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케이프투자증권, 큐캐피탈, 호반건설…큐캐피탈 '무게'

SK증권 개인투자자모임이 매각에 알레르기 반응을 이유는 예상과 달리 인수후보자들의 면모가 미덥지 못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SK증권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는 지난달 28일 케이프투자증권, 큐캐피탈파트너스(이하 큐캐피탈), 호반건설 등 3곳을 적격인수후보(쇼트 리스트)로 선정했다.

먼저 케이프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4월 이베스트투자증권 본입찰에 참여하는 등 M&A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나오는 증권사 매물마다 인수를 타진하는 등 일부에서는 실사를 통해 증권사별 운영전략만을 취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케이프투자증권 자체가 인수금융으로 인수한 사례로 비슷한 방식으로 SK증권을 인수하는 것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케이프투자증권의 지분 82.35%를 보유중인 최대주주인 케이프인베스트먼트는 케이프투자증권의 전신인 LIG투자증권의 인수 당시 인수자금 1300억원 가운데 약 600억원을 LP(출자자, 유한책임사원)로, 나머지 700억원은 인수금융으로 조달한 바 있다.

호반건설은 이와 달리 우수한 재무안정성이 바탕으로 풍부한 현금여력이 차별점이다. 호반건설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자기자본은 1조2260억원, 부채비율 18.6%로 재무안정성이 강점이다.

당장 M&A에 투입할 수 있는 현금성자산은 4457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제값보다 프리미엄을 크게 부여하지 않는 보수적 성향이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계 가운데 알짜중의 알짜기업'라며 "돌다리도 두드려가는 신중한 스타일로 공격적으로 가격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호반건설은 지난 2015년 4월 금호산업 인수합병(M&A) 본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했으나 채권단의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낮은 입찰가를 제시하며 채권단이 유찰을 결정한 전례가 있다.

이에 따라 유력후보는 큐캐피탈이다. 예비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지며 우선가격협상자 선정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큐캐피탈의 경우 우선가격협상자가 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어떻게 인수자금을 마련하느냐다.

SK증권 노조측은 큐캐피탈의 경우 자본금 471억원, 현금성 자산 3억원에 불과하다며 부적격후보로 못박았다. 특히 SK증권이 4조원 이상의 고객 자산을 위탁받아 운영중인 것을 감안하면 고객과의 신의성실 의무를 위반할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와 자금마련 관련 크게 문제가 될 게 없다는 게 큐캐피탈측의 입장이다.

큐캐피탈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자금플랜과 스케줄이 마련됐기 때문에 인수에 참여했지 않았겠느냐”라며 “자금조달에 크게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현금성 자산 3억원은 루머고 말이 안되는 이야기”라며 “인수방식이나 자금조달계획은 나중에 인수 결과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 소액주주들이 실낱같이 기대를 걸고 있는 SK그룹이 공정위에 SK증권의 매각유예신청을 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

SK홀딩스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와 본계약체결이 결렬되더라도 2, 3순위 후보가 있다”며 “법적으로 팔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매각을 진행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SK그룹은 공정거래법 지주회사 행위 제한규정상 SK증권 지분 10.04%를 8월 2일까지 매각해야 한다. 때문에 SK그룹은 25일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내달 2일까지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최성해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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