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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 '민속게임'의 화려한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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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 '민속게임'의 화려한 귀환

1998년 출시된 '민속게임' 스타크래프트가 다음달 15일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로 새단장하고 게임 팬들을 찾아온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1998년 출시된 '민속게임' 스타크래프트가 다음달 15일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로 새단장하고 게임 팬들을 찾아온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신진섭 기자]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RTS(실시간 전략 게임) ‘스타크래프트’가 출시 19년 만에 초고화질(UHD)로 새 단장하고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이하 리마스터)’로 한국 팬을 찾아온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RTS(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스타크래프트’는 민속놀이급 게임이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다.
1998년 출시된 이 게임은 특히나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07년 기준 스타크래프트 전 세계 판매고 950만여 장 중 약 절반(450만여 장)이 국내에서 판매됐다.

한국의 PC방 문화와 스타크래프트는 떼어 놓을 수 없다. 당시 방과 후 학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PC방에 달려가서 외치는 말은 ‘스타 네 자리’였고 PC 방에 울려 퍼지는 말은 ‘20분 러쉬 금지(20분 동안 공격하지 않는 룰)’였다. 대한민국의 청년 대부분은 지금도 마우스만 쥐어주면 다시 스타크래프트 현역으로 복귀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유닛 생성 단축키와 치트키는 몸에 기억된 수준이다.
한국 e스포츠 발전 배경에 스타크래프트가 있었다. 스타크래프트 붐을 타고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처음 등장했다. 임요환, 홍진호, 기욤 페트리, 국기봉 등 스타플레이어가 등장하며 e스포츠 팬덤이 생겨났다. 현재의 게임 중계 기술의 토대는 스타크래프트를 통해 기반을 잡았다.

한동안 해외에 나가 한국인이라고 밝히면 ‘너도 스타크래프트’를 하냐는 질문을 받기 일쑤였다. 오죽하면 한국인이 스타크래프트 세 개 종족을 초월한 제 4의 종족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미국 회사가 만든 게임이었지만 그 게임이 융성하고 일종의 문화현상으로 자리 잡은 곳은 한국이었다.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최고경영자 겸 공동 설립자. 사진=블리자드 제공
마이크 모하임 블리자드 최고경영자 겸 공동 설립자. 사진=블리자드 제공

◆ 한국의, 한국에 의한, 한국을 위한

리마스터는 사실상 한국 헌정 게임이라고 불러도 무리가 없다.

지난 3월 블리자드 모하임 CEO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리마스터 버전 발매를 선포했다. 모하힘 CEO의 궤적은 이례적이었다. 거대게임 회사의 대표가 게임 발표를 위해 코엑스까지 날아왔다. 동시에 상징적이었다. 스타크래프트의 심장인 한국에서 재탄생을 알렸기 때문이다. 모하임 CEO는 “한국 사용자 커뮤니티(모임)의 의견을 토대로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고 밝혔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트레일러 영상도 ‘한국인 헌정 영상’ 이었다. 한국의 지하철과 직장인, 뉴스화면, PC방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영상 속에서 영어보다 한국어가 더 많이 들린다. 리마스터는 전 세계 최초로 한국의 PC방에서 이번 달 30일 공개된다. 글로벌 출시보다 무려 15일이나 빨리 한국에서 독점 공개된다.

30일 저녁 8시 열리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런칭 행사 ‘GG 투게더’.이미지 확대보기
30일 저녁 8시 열리는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런칭 행사 ‘GG 투게더’.

◆다시 GG할 시간

오는 30일 리마스터 런칭 행사 ‘GG 투게더’가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열린다. 광안리 해수욕장은 스타크래프트 이스포츠 역사상 가장 많은 관중이 운집했던 2004년 스타 리그 결승전이 열린 기념비적인 장소다.

황제 임요환 대 폭풍 저그 홍진호, 폭풍 저그 홍진호 이윤열과 박정성, 국기봉과 기욤 패트리까지 올드팬들의 추억을 자극할 이벤트 매치가 준비됐다. 행사 종료와 동시에 한국 PC방에서 리마스터 플레이가 가능해진다. 같은 날 서울에서는 랜파티 ‘GG 투게더 at Seoul'을 열어 200명의 유저들과 밤새도록 스타크래프트의 재탄생을 축하할 예정이다.

분위기는 이미 달궈진 상태다. 지난달 예약 판매를 시작한 ‘리마스터 컴플리트 팩’ 초회판은 발매와 거의 동시에 매진됐다. 11번가에서 진행한 2차 추가판매 역시 품절됐다. 7월 2주차 게임트릭스 온라인 게임 PC방 사용량 순위에서 스타크래프트는 7위에 위치해 있다. 출시 된 지 19년 된 게임이지만 쏟아지는 신작 게임의 공격에도 끄떡 없는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침체됐던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리그가 리마스터 출시와 함께 활기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블리자드는 31일부터 스타크래프트를 전면 무료화 한다. 유저수를 확보해 다시금 대세 게임으로 자리 잡겠다는 의지가 옅보인다. 25일에는 스타크래프트 1.19패치를 적용해 단축키 설정 기능을 추가했다. 또 플레이어의 시점을 제공하는 관전자 모드 기능 등도 새로 제공된다.

◆지속성이 관건

한 번은 하겠지만 두 번은 또 다른 문제다. 추억에 이끌린 올드팬들이 PC방을 찾겠지만 ‘추억은 추억으로 남아 있을 때가 좋다’는 반응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다. 그래픽면에서 획기적인 개선이 이뤄졌다지만 게임성면에서는 기존 스타크래프트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중 과금 논란이 일어난 PC 과금제도 흥행에 암초로 작용할 수 있다. 블리자드가 적용하기로 한 ‘PC방 프리미엄 서비스’ 요금제는 유저가 리마스터를 구매했더라도 PC방 업주들에게 서비스 비용을 지불하게 했다. 기존 스타크래프트는 패키지 형태로 한번 게임을 구매하면 PC방 점주 입장에서는 추가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었다.

PC방 업주 모임인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인문협)은 11일 블리자드의 요금제는 이중과금이라며 “PC방 업계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시에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13일에는 김상조 공정거래 위원장에게 블리자드의 과금제가 불공정 행위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아직도 게임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일명 ‘3연벙’ 사건. 스타크래프트는 또 다시 전설을 써내려갈 수 있을까. 사진=온게임넷 홍진호 은퇴 헌정 영상 캡처
아직도 게임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일명 ‘3연벙’ 사건. 스타크래프트는 또 다시 전설을 써내려갈 수 있을까. 사진=온게임넷 홍진호 은퇴 헌정 영상 캡처



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