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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오랏맨의 포켓몬세상] 포켓몬스터 골드실버의 흥미로운 10가지 사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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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오랏맨의 포켓몬세상] 포켓몬스터 골드실버의 흥미로운 10가지 사실 ①

포켓몬스터 초기 디자인, 이와타 사토루의 배려

[글로벌이코노믹 신진섭 기자] 포켓몬스터 골드실버 버전이 출시된 지 벌써 18년이란 세월이 지났습니다.

골드실버 버전은 레드그린 버전의 성공을 그대로 이어가면서 포켓몬스터가 현재까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게 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오랜 세월에도 골드실버 버전을 기억하는 올드 팬들이 아직도 많다는 것은 골드실버 버전이 어린 시절 추억의 게임이라는 것도 있지만, 게임의 높은 완성도를 방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지금부터 여러분들에게 포켓몬스터 골드실버 버전에서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들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총 5부작으로 진행되는 포켓몬스터 골드실버 버전의 흥미로운 10가지 사실에 대해 지금부터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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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드그린의 후속작은 '포켓몬스터2'?

포켓몬스터 레드그린 버전이 출시된 1996년 이후 게임프리크는 쉴 새 없이 달려갔습니다.

1997년, 게임프리크는 포켓몬스터의 다음 세대에 대해 발표 했습니다. 포켓몬스터 후속작을 게임보이로 출시하기로 했고 그 후속작의 이름은 바로 ‘포켓몬스터2’였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골드실버 버전은 당시에는 단순한 부제에 불과했습니다.

당시 게임프리크는 포켓몬스터 후속작에 대해 새로운 세계와 리얼타임 시스템이 등장하며 100마리 정도의 새로운 포켓몬이 추가된다고 말했습니다.

또 기존 포켓몬의 새로운 진화 버전이 포함되어 있으며 새로운 기술 머신과 비전 머신 또한 추가된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코리갑, 전룡, 야도킹, 칠색조의 일러스트를 공개했고 새로운 캐릭터의 일러스트와 오프닝 콘셉트도 전했습니다.

주목할 만한 것은 골드 버전에 최종적으로 등장하지 못한 포켓몬과 트레이너입니다. 여기 보이는 포켓몬을 여러분들은 본적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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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낯이 익은데 확실히 골드실버 버전에서는 출시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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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켓몬은 어떤가요. 어디에서 본 것 같지 않나요? 앞서 언급한 거북이 모양의 포켓몬은 5세대에서 등장했습니다. 바로 프로토가와 매우 닮았습니다. 이 당시 프로토가의 디자인과 콘셉트까지 정하고 나서 골드실버 버전에 넣지 않고 묵혀놨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프로토가 프로토타입(위)와 5세대 포켓몬 프로토가. 이미지 확대보기
프로토가 프로토타입(위)와 5세대 포켓몬 프로토가.


이 포켓몬은 모습을 조금 바꾼 후 골드실버 버전에 등장했습니다. 바로 카포에라입니다. 초창기 마기라스의 모습도 지금과 살짝 달랐다는 것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마기라스 프로토타입(왼쪽)과 마기라스.이미지 확대보기
마기라스 프로토타입(왼쪽)과 마기라스.

이 포켓몬들과 함께 있는 트레이너들도 눈에 띱니다. 이 트레이너들은 골드실버 버전뿐만 아니라 포켓몬스터 전체 시리즈 중에서도 등장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개발 되면서 사라진 포켓몬 트레이너들.이미지 확대보기
개발 되면서 사라진 포켓몬 트레이너들.


골드실버 버전에 주요 캐릭터로 등장시키려고 했다가 계획이 바뀐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들의 차림새를 살펴보면 마치 체육관 배지와 비슷한 문양을 가진 악세사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체육관 리더들일까요? 아쉽게도 이들이 메인 캐릭터인지, 체육관 리더인지, 일반 NPC인지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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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켓몬은 어떤가요? 매우 불성실하게 만든 것 같은 디자인이지만, 놀랍게도 골드실버 버전의 스타팅 물 포켓몬으로 등장할 뻔했다고 합니다!

쿠루수(Kurusu)라는 이름을 가졌던 이 포켓몬은 골드실버 배타버전에서 울음소리, 물대포, 몸통박치기의 기술을 사용했습니다. 현재 등장한 포켓몬 중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찾기는 힘들지만, 일부 팬들은 대굴레오와 비슷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다사자 같은 디자인이라는 것 외에는 공통점을 찾긴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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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피카츄처럼 생긴 이 포켓몬은 어떤가요? 혼노구마(Honōguma)라는 이름을 가졌던 이 포켓몬은 ‘炎 honō (불)’과 ‘熊 kuma (곰)’의 합성어라는 점에서 불타입 포켓몬 콘셉트였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혼노구마 역시 쿠루수와 마찬가지로 불타입 스타팅 포켓몬이었다고 합니다! 베타버전에서는 불꽃세례, 할퀴기, 째려보기 기술을 사용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풀타입 스타팅인 치코리타만 그대로 나왔습니다. (치코리타는 왜 그대로 나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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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릴, 키링키, 침바루 등의 포켓몬은 디자인만 조금 바뀌고 골드실버 버전에 그대로 출연하게 됐습니다. 전설의 포켓몬 초기 디자인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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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전구를 두 개나 달고 있네요. 발에는 고무장갑 같은 것도 끼고 있습니다. 아마도 라이코와 스이쿤을 합친 것 같은 디자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정말 디자인을 바꾸길 잘한 것 같습니다.

게임프리크는 레드그린 후속작 제작을 발 빠르게 준비했지만 실제 발매는 연기됐습니다. 개발 당시 게임보이에 이은 게임보이 컬러가 출시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후 1999년 7월 닌텐도 메인 홈페이지에 포켓몬스터 골드실버 버전의 새로운 정보가 공개됐습니다. 이 때 포켓몬스터 골드실버가 메인 타이틀로 정해졌습니다. 포켓몬스터 골드실버가 게임보이와 게임보이 컬러에 호환이 되는 게임이라는 정보와 함께 말입니다. 이후 1999년 11월 21일 포켓몬스터 골드실버 버전이 일본에 정식으로 출시됐습니다.

2. 이와타 사토루의 배려

전 닌텐도 사장인 故 이와타 사토루.이미지 확대보기
전 닌텐도 사장인 故 이와타 사토루.


이와타 사토루는 닌텐도의 서브파티인 ‘HAL 연구소’의 프로그래머였습니다. 그의 프로그래머 실력은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프로그래밍을 배우러 오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이와타 사토루는 포켓몬스터 골드실버 버전의 개발 당시 여러 방면으로 게임에 관여했습니다. 그는 포켓몬스터 골드실버에 레드그린 버전의 배경인 관동 지방이 없는 것에 대해 의아해 했다고 합니다.

포켓몬스터 관동지방.이미지 확대보기
포켓몬스터 관동지방.


당시 개발자들은 이와타에게 용량 문제로 관동 지방까지 넣는 것은 무리라고 했습니다. 포켓몬스터 골드실버 버전은 게임보이에서 게임보이 컬러로 넘어가는 시기에 개발됐기때문입니다. 개발자들은 골드실버 버전이 게임보이와 게임보이 컬러에 호환이 되도록 만들어야 했습니다. 게임보이를 가지고 있는 팬들과 게임보이 컬러를 새롭게 구입한 사람들 모두를 충족시켜야 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포켓몬스터 골드실버 버전이 게임보이에 호환이 되려면 기존 게임보이 게임의 용량인 1MB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개발자들이 골드실버 버전을 게임보이 컬러용으로만 만들었다면 8MB의 용량을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개발자들은 기존에 기획을 수정하며 1MB에 맞춘 골드실버 버전을 개발했습니다. 관동지방을 넣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게임 내에 등장하는 포켓몬스터 관동지방. 이와타 사토루의 노력이 없었다면 골드실버에 등장하지 않을 뻔했다.이미지 확대보기
게임 내에 등장하는 포켓몬스터 관동지방. 이와타 사토루의 노력이 없었다면 골드실버에 등장하지 않을 뻔했다.

이와타 사토루는 이를 안타깝게 여겼습니다. 하지만 당시 개발자들은 ‘포켓몬 스타디움’ 게임 개발, 해외판 로컬라이즈 작업, 포켓몬스터 ‘피카츄버전’까지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이와타 사토루는 이들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기 힘들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이와타 사토루는 자신이 일하는 시간을 제외한 개인 시간을 쪼개서 프로그래밍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1MB에 관동지방을 넣기 위해 압축툴을 개발했습니다. 게임의 전체 용량을 줄이고 관동 지방의 용량을 확보하기 위함이었습니다.

개발을 마친 이와타 사토루는 이를 게임프리크 측에 제출했고 게임프리크 개발자들은 자신들 몰래 일한 이와타에게 매우 감사했다고 합니다. 자신이 담당하는 게임도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개인 시간까지 쪼개가면서 게임을 개발을 해주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신경 쓰일까봐 개발자들 몰래 개발하는 배려까지….

닌텐도 대표 캐릭터 마리오와 루이지 사이에 서 있는 이와타 사토루.이미지 확대보기
닌텐도 대표 캐릭터 마리오와 루이지 사이에 서 있는 이와타 사토루.


이와타 덕분에 포켓몬스터 골드실버 버전은 게임 하나에 2개의 지방을 여행할 수 있는 ‘혜자게임’이 됐습니다. 포켓몬을 좋아하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이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뛰어난 프로그래밍 실력과 깊은 배려심까지 있던 이와타 사토루는 결국 닌텐도 사장의 자리까지 오르게 됩니다.

이는 가족에게 경영권을 넘겨주던 기존의 방식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인사라고 볼 수 있는데, 그만큼 이와타 사토루에 대한 신뢰감이 높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입니다.

이와타 사토루는 닌텐도 사장에 오른 직후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게임의 재미를 알려주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닌텐도 Wii(위)와 닌텐도 DS 발매를 지휘했고, 결국 이를 통해 닌텐도는 게임 시장을 선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나이언틱이 개발한 AR(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GO'.이미지 확대보기
나이언틱이 개발한 AR(증강현실) 게임 '포켓몬 GO'.

이와타 사토루의 비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와타는 담관암으로 세상을 뜨기 전 ‘포켓몬GO’를 개발하는 개발자들에게 한 가지 부탁을 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많은 돈을 쓰게 만드는 핸드폰 게임을 만들지 말아달라.”

이 발언을 통해 평소 이와타가 게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왔는지, 닌텐도의 게임이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도록 이와타가 많은 노력을 해왔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이와타와 같은 훌륭한 개발자가 없었다면, 포켓몬스터 또한 이만큼 발전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포켓몬스터가 많은 사랑을 받게 될 때까지 이와 같은 이와타 사토루의 보이지 않은 노력이 큰 힘이 됐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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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섭 기자 jshi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