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오는 1.5 디젤 엔진을 공유하는 QM3의 형제라고 생각하면 맞다. 차이가 있다면 스포츠유틸리티(SUV)와 해치백인 게 다르다.
운전을 즐기는 2030 세대가 연인, 친구와 호젓한 주말 드라이브를 위해 클리오가 최적화 된 차량이랄까?
역시 산뜻한 카드키를 통해 도어를 열자 역시 2가지 색상이 조화를 이룬 1열이 눈에 들어온다.
QM3과 다른 점이 있다면 대시보드의 중앙 송풍구가 센터페시아로 이동하면서 세로형에서 가로형으로 변했다. 대시보드 좌우측의 둥근 송풍구는 그대로지만, 주변을 유무색의 강화 플라스틱으로 둘러 세련미를 살렸다.
계기판 역시 똑같은 것을 거부하는 2030 세대의 특성을 고려해 입체적으로 변했다. 시트도 직물과 가죽으로 처리하면서 착좌감이 크게 개선됐다.
이외에는 QM3과 큰 차이가 없다.
버튼을 눌러 시동을 켜자 4기통 싱글 터보 디젤 엔진이 QM3보다 더 가르랑가르랑 거린다.
클리오가 르노의 레이싱 기술을 탑재하면서 운전의 즐거움을 살렸기 때문이다.
이 엔진은 최대 출력 90마력에 최대 토크 22.4㎏·m로 QM3의 성능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일부 완성차 업체들이 같은 엔진으로 두 종의 신차를 내면서 마력과 토크를 조정하지만, 르노는 두 차량이 형제 차량임을 강조하고, 같으면서도 다른 느낌을 주기 위해 인위적인 손질을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클리오 역시 수동 겸용 DCT 6단 자동변속기와 조합으로 연비 17.7㎞/ℓ로 1등급이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04g/㎞에 불과하다.
QM3보다 연비는 0.4㎞ 높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g이 적다. 클리오의 오토 스탑 앤 스타트 기능도 이 같은 친환경에 힘을 보태고 있다.
클리오는 달리는데 중점을 둔 모델이다. 이는 타이어에서도 잘 나타난다.
클리오는 폭 205㎜에 편평비 45% 타이어가 17인치 휠에 탑재됐다. QM3이 편평비 55% 타이어를 가진 점을 고려하면 클리오는 승차감보다 시원한 주행성에 방점을 찍었다는 게 맞다.
휠 역시 6개의 스포크 중앙을 비우면서 차량 측면에 민첩함을 부여하고 있다.
3부 능선에 자리한 오투리조트를 뒤로 하고 지그재그로 굴곡진 산길을 탔다. 이 구간에서 보여준 클리오의 핸들링과 코너링 역시 빠르고 정확하다.
클리오가 굴곡진 도로를 시속 80㎞로 달리면서도 정확하게 차선 이탈 없이 질부 본능을 발휘한 것이다.
클리오는 빠르게 태백 도심을 벗어나 38번 국도를 잡았다. 앞서 QM3을 타고 제천IC에서 태백시까지 달린 100㎞ 구간 역시 38번 국도이다.
동해시까지 15㎞ 남짓한 38번 국도 역시 급회전이 많고 굴곡이 심하다.
다만, 클리오는 빠른 핸들 응답성과 민첩성으로 동해시에서 동해고속국도를 만났다.
여기서 양양 하조대해수욕장까지 100㎞가 못되는 구간이지만, 강원도 특성상 이 구간도 급회전을 자주 만난다.
본격적으로 클리오를 경험했다. 가속페달에 힘을 실자 QM3과 마찬가지로 클리오는 100㎞에 2000rpm을 기록했다.
반면, 클리오가 달리는데 역점을 둔만큼 속도를 올리는데는 QM3보다 더 호쾌하다.
클리오는 120㎞(2200rpm), 140㎞(2400rpm), 160㎞(2800rpm), 170㎞(3000rpm)까지 순식간에 다다른다.
클리오가 앞바퀴 굴림 방식이지만, 회전 구간에서 이들 속도에 절대 꺾이지 않는다. QM3의 주행 질감이 묵중하다면, 클리오는 시종일관 가볍고 경쾌하다.
변속기 아래 자리한 에코 기능을 끄자 1,5 엔진음이 더 걸걸하다. 아울러 변속기를 수동에 놓으면 역시 운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엔진음과 주행소음이 속도 본능을 자극한다.
이를 감안해 클리오는 크루즈컨트롤 기능도 있지만, 속도 제한 버튼을 운전대 왼쪽 대시보드 하단에 두면서 2030 세대의 질주 본능을 다소나마 제어하고 있다.
역시 같은 곳에 헤드라이트 빛의 세기와 각도를 조정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상대적으로 어두운 시골길이나 시야 확보가 중요한 산길 주행에 유익하다.
운전 중에 MP3을 켰다. 이동식저장장치(USB)에 음악을 담으면 보스 스피커를 통한 고음질로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다. 4개 도어에 있는 보스 스피커는 대형이고, 대시보드 좌우측 스피커는 상대적으로 작다.
양양 하조대해수욕장에서 버튼식 주차브레이크와 변속기 엔진브레이크 등을 모두 작동하고 차량 후면을 살폈다.
쿠페형 지붕과 차량 후부 양 옆구리에 굴곡을 두면서 공기 역학을 고려한 클리오 다자인이 돋보인다.
크롬 재질을 살린 르노 엠블럼과 트렁크 하단의 유색의 강화 플라스틱, 범퍼의 이중 색깔 등, 클리오가 소형 이지만 고급감이 묻어난다.
클리오는 야외활동이 많은 2030 세대를 위해 기본 300ℓ의 트렁크 공간을 1146ℓ까지 확대 가능토록 2열을 접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전면 라디에티터그릴과 측면 하단 몰딩 역시 두가지 색상의 강화 플라스틱 재질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클리오가 운전의 즐거움과 주행안정성, SUV 못지않은 실용성, 세련된 디자인 등 삼박자를 갖춘 모델임에는 틀림없다.
클리오는 가격이 1954만원부터 2298만원으로 가격경쟁력까지 겸비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클리오는 세계 시장에서 1400만대가 넘게 팔린 르노의 인기 차량”이라며 “하반기 신형 QM6과 QM3, 클리오 등 주문자상표부착(OEM) 모델로 성장세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