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현지시각) 개막된 미국 라스베이거스가전쇼(CES2020)에서 선보인 최신 기술 제품들이 미래 욕실(또는 화장실)에서 사용될 첨단 ICT관련 제품들을 대거 소개하면서 더 편리해진 미래 가정의 생활상을 눈앞에 보여줬다.
이들을 통해 바쁜 일상속, 하루중 특히 쫓기는 아침 시간 낭비를 줄이고 효율적으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가 하면 욕실 샤워가 즐거워진다. 또 집에서도 고급 피부미용샵에 간 것처럼 피부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로레알의 페르소(Perso) 스마트 스킨케어 시스템
로레알은 ‘페르소’(Perso)라는 스마트 스킨케어 시스템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보통 고급미용샵에서만 누릴 수 있는 피부관리를 가정에서도 할 수 있도록 만들려 하고 있다.
높이 16.5cm인 이 인공지능(AI) 기반 페르소는 4단계 과정을 거쳐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정교해지는 사용자 맞춤형 화장품과 스킨케어를 제공한다.
사용자는 화장품/스킨케어 시스템을 시작하기 위해 이 장치와 연결된 모바일 앱을 사용해 사진을 촬영하고 분석한다. 깊은 주름이나 미세한 선, 어두운 점, 모공 등이 보이는지 등의 요소를 검토하게 된다.
그런 다음 페르소는 위치 데이터를 이용해 매일매일 사용자 피부에 영향을 미칠 외부 환경 조건, 즉 습도, 날씨, 온도, 꽃가루, 자외선 지수 등을 평가한다. 페르소 장치에 삽입된 화장품 공급용 카트리지로부터 페르소 장치 상단에서 이상적으로 측정된 피부 부분으로 화장품이 분사된다. 결과적으로 이 장치는 사용자의 피부 고민과 선호도를 입력해 당사자에게 맞춰진 보습제, 눈 밑 크림을 만들어 제공한다.
귀베 발루치 로레일 테크놀로지 인큐베이터 책임자는 “로레알은 아름다움에서 가장 신뢰받는 이름 중 하나이며, 우리는 페르소와 함께 개인화된 기술을 소비자의 손에 직접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맞춤화가 여러분의 환경뿐만 아니라 여러분의 독특한 피부와 개인적인 선호도에 대한 정보에 의존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귀베는 “이 기술이 그것을 설명해 준다. 페르소는 공식을 최적화하기 위해 인공지능을 사용하며 실제로 사용할수록 더 똑똑해진다”고 설명한다.
로레알은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페르소는 립스틱과 파운데이션용 맞춤 공식을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룰루랩의 스킨케어 분석 거울 ‘루미니 홈’
우리나라의 스타트업인 룰루랩의 스마트거울은 페르소와 비슷한 스킨케어 분석 기능에 거울 디스플레이의 편리함을 더했다.
AI 기반의 ‘미용과 라이프스타일 비서’는 주인이 어느 정도의 피부관리를 해야 하는지를 학습하고 조정할 수 있고, 사용자의 사진을 촬영하고 분석하며, 이를 통해 스킨케어 솔루션과 제품 권장 사항을 제시한다.
이 거울은 각 사용자의 피부를 색소, 모공, 적색, 지성 피지, 붉기, 이른바 ‘트러블 지점’으로 불리는 주름 등 6가지 카테고리에 따라 평가해 준다.
최용준 룰루랩 대표는 “우리는 전문가들만의 영역이었던 피부 분석과 관리 역할을 맡아 그들을 대신할 스킨케어 비서인 ‘루미니 홈’(LUMINI Home)의 기능과 역할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시장변화에 앞서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과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가정에 미학적 기기는 물론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콜러의 ‘누미 2.0’ 지능형 화장실
심지어 첨단 기술을 이용해 변형한 화장실도 등장했다. 미국 위스콘신주에 본사를 둔 제조 회사 콜러는 가장 앞선 지능형 화장실을 공개했다.
열선내장 시트, 비데, 내장형 블루투스 스피커, 그리고 주변 컬러 조명으로 특징지어지는 ‘누미 2.0’(Numi2.0)은 사용자가 화장실 경험을 온전히 자신에 맞출 수 있게 해 준다.
물절약 효율성이 높은 이 미래형 변기는 아마존 알렉사 스마트 비서와 함께 사용된다. 이미 스마트 스피커 기능을 통해 잘 알려진 알렉사는 누미를 사용하는 중에도 뉴스, 날씨, 교통 및 기타 정보를 모두 제공한다. 또한 용변후 음성으로 변기물을 내릴 수도 있다. 이 화장실은 사용자가 다가가면 자동으로 뚜껑을 열고, 당신이 멀어지면 닫히면서 물을 내려주기도 한다. 어둠속에서 접근하면 등을 켜주게 될 것이다. 누미는 올 하반기에 주문에 따라 공급될 예정인데 가격은 1만달러(약 1160만원)다.
■콜러의 스마트스피커가 들어간 샤워 헤드 ‘목시’(Moxie)
콜러는 욕실에 똑똑한 비서를 두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소매가격 100~300달러(11만6000~3만5000원)인 알렉사로 작동하는 스마트 샤워기 ‘목시’(Mpxie)도 공개했다.
스피커 구성요소가 도넛 모양의 노즐 중앙에 맞춰진 이 장치는 씻는 동안 음악을 재생하거나 라디오를 들을 수 있게 해준다.
콜러에 따르면 이 스마트 기기는 사용자가 ‘뛰어난 사운드 밸런스’를 동반한 샤워기다. 샤워 중 노래를 나오게 하고, 음성이나 앱 제어를 통해 물의 세기나 온도를 바꿀 수도 있다. 표준 알렉사 명령도 사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샤워를 마칠 때 쯤 알렉사에게 그날의 날씨에 대해 물어볼 수도 있다.
데이비드 콜러 콜러 최고경영자(CEO)에 따르면 알렉사 같은 스마트 비서를 개인 공간에 도입하려 할 때엔 프라이버시를 고려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우리는 신기함을 위해서만 기술을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화장실 공간의 친밀감 때문에 조심하고 싶고 사생활도 지키고 싶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그것은 사람들에게 정말 중요한 방이기 때문에 훨씬 더 편리한 영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차민 고랩(Charmin GoLab)의 화장지 갖다주는 롤봇
그러나 아무리 똑똑한 화장실이라도 화장지가 바닥나면 화장실 변기에서 꼼짝하지 못하는 공포에서 벗어날 수 없다.
다행히도 프록터앤갬블 소유의 미국 화장지 브랜드인 차민의 ‘롤봇’(RollBot) 덕분에 여기서 탈피할 수 있게 됐다. 차민의 고랩(GoLab) 연구원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호출하면 예비 화장지 롤을 가져올 수 있는 로봇을 공개했다.
프록터 & 갬블 연구원인 그레그 위버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거기서 화장실 휴지가 바닥났다고 상상해보라. 아무도 너의 전화를 듣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롤봇은 집에서 명령자를 찾아 새 화장지를 배달해 줄 것이다. 그러나 이 특별한 집안 내 위기를 겪을 사람들에 대한 구제책이 다소 빗나갔을 수도 있다. 차민은 현재 롤봇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테오사의 스마트 욕실 매트
욕실 체중계를 훨씬 덜 무섭고 편리하게 만들어 주는 마테오의 스마트 목욕 매트는 기계 세척을 할 수 있는 커버에 삽입된 평평하고 튼튼한 체중계, 또는 압력계다.
사용자는 연결된 앱을 사용해 언제든지 체중 변화를 모니터링할 수 있다. 이 매트 사용자는 더 미묘한 추적도 가능케 했다. 예를 들어 목표 중량에 도달했을 때 사용자에게 경고를 줄 수 있다.
이 매트는 사용자의 체중을 측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발자국에 따라 다른 사용자들을 식별할 수 있고, 사용자의 발이 매트 바닥에 어떻게 접촉하는지를 보여주는 열 지도도 만들어 준다.
이 장치는 이른바 압력 매핑을 사용해 ‘자세평가 점수’를 제공할 수 있고, 족질환 전문가의 조언에 근거한 교정 운동을 제안할 수 있으며, 당뇨병 발과 같은 의료 상태도 감지해 준다. 제한적인 부분에서이긴 하지만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이재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