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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10가지 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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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현존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10가지 언어

언어의 대화의 수단이자, 인간만이 갖는 문명의 이기이기도 하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언어의 대화의 수단이자, 인간만이 갖는 문명의 이기이기도 하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코노믹 임성훈 기자] 언어의 진화는 생물학적 진화와 비슷한 면이 많다. 언어는 세대마다, 또는 분 단위로 빠르게 발전하고 진화하기 때문에 한 언어가 다른 언어보다 더 오래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언어는 인류와 같은 역사를 가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여기에 소개하는 10가지 언어는 어느 정도 차별화가 가능한 요소들이 있다. 그 10가지 언어를 찾아본다.

1. 히브리어


히브리어는 기원전 400년경까지는 일반화된 언어가 아니었지만 전 세계 유대인들을 위한 전례 언어로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매우 흥미로운 사례이다. 19세기와 20세기에 시온주의가 부상하면서 히브리어는 부흥 과정을 거쳐 이스라엘의 공식 언어가 되었다. 히브리어의 현대 버전은 성서 버전과는 다소 다르지만 히브리어 원어민은 구약 성경과 그에 연결된 텍스트를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 현대 히브리어의 초기 화자들은 이디시어를 모국어로 사용했으므로, 현대 히브리어는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른 유대 언어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여진다.

2. 바스크어


바스크어는 언어학 최고의 미스터리이다. 이 언어는 스페인과 프랑스에 사는 일부 바스크족이 기본적으로 사용하지만 프랑스어나 스페인어 등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언어 학자들은 오랫동안 바스크어가 프랑스어나 스페인어와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음을 찾아내려 노력했지만 허사였다. 분명한 것은 로망스어가 자리 잡기 전에, 즉 로마인이 라틴어와 함께 프랑스어와 스페인어로 발전하기 전에 그곳에서 존재했다는 것이다. 마치 언어의 섬처럼 여겨지는 언어이다.

3. 타밀어


타밀어는 현대에 살아남은 유일한 고전 언어이다. 스리랑카와 싱가포르에서 공식 언어로 인정되고 있으며 약 7800만 명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대부분 인도 남부와 동부 인도에서 사용되는 여러 언어를 포함하는 드라비디아 어족의 일부이며 타밀 나두주의 공식 언어이기도 하다. 언어학자들은 기원전 3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타밀어의 비문을 발견했으며 그 이후로 계속 사용되어 왔음이 증명되었다. 기원전 600년경에는 일반적으로 사용되지 않았으나 주로 전례 언어가 된 또 다른 고대 인도어인 산스크리트어와는 달리 타밀어는 계속 발전하여 현재 세계에서 20번째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언어이다.

4. 리투아니아어


대부분의 유럽 언어가 속하는 언어군은 인도 유럽어이지만 기원전 3500년경에 서로 분리되기 시작했다. 독일어, 이탈리아어, 영어와 같은 수십 개의 다른 언어로 발전하여 언어로서 공유 기능을 점차 잃어갔다. 그러나 발트해 주변에서 발전한 인도-유럽어족의 한 지류가 주목 받게 되었다. 이유는 언어 학자들이 기원전 3500년경에 사용했던 언어인 PIE(Proto-Indo-European), 즉 초기인도-유럽어족이라 불리는 언어의 특징이 더 많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리투아니아어이다. 어떤 이유로든 리투아니아어는 유사 어군보다 초기 인도-유럽어족의 소리와 문법 규칙을 더 많이 유지했기 때문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언어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5. 파르시


파르시는 현대의 이란, 아프가니스탄, 타지키스탄에서 사용되는 언어이다. 페르시아어와 같은 말이다. 파르시는 페르시아 제국의 언어였던 구 페르시아어의 직계 어족이라 할 수 있다. 현대 페르시아는 기원전 800년 경에 만들어졌으며, 많은 현대 언어와 구별되는 것 중 하나는 그 이후로 상대적으로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페르시아어를 쓰는 사람들은 오늘날 기원전 900년의 글을 그리 복잡하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가 깊은 언어 중 하나이다.

6. 아이슬란드어


아이슬란드어는 북게르만어 지류의 또 다른 인도-유럽어족에 속한다. 많은 게르만어가 능률화되어 다른 인도-유럽어족의 언어 기능 중 일부를 잃어버렸지만, 비교적 많은 언어 기능을 유지했다. 14세기에서 20세기까지의 덴마크를 통치한 아이슬란드어는 다른 언어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껏 거의 바뀌지 않았으며 아이슬란드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은 몇 세기 전의 역사책도 쉽게 읽어낼 수 있다.

7. 마케도니아어


러시아어, 폴란드어, 체코어 및 크로아티아어를 포함하는 슬라브어족은 비교적 역사가 짧은 편이다. 시릴과 메소디우스가 언어를 표준화하여 현재 구교 슬라빅이라고 불리는 알파벳을 만들었을 때 같은 어족인 보통 슬라브어와 분리되기 시작했다. 마케도니아어는 9세기에 슬라브족을 기독교로 개종시키려고 하면서 북쪽으로 전파되었다. 아마도 그리스의 북쪽 어딘가에 그 언어적 뿌리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접한 불가리아어와는 또한 다른 언어이다.

8. 핀란드어


핀란드어는 16세기까지 기록되지 않았지만, 다른 언어와 마찬가지로 역사는 그보다 훨씬 더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에스토니아어, 헝가리어 및 시베리아 전역의 소수 부족이 사용하는 소수 언어들을 포함하여 피노-우그릭어족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핀란드어에는 여러 언어의 단어들이 곳곳에 포함되어 있으며 수세기 동안 발전된 언어이다. 대부분의 경우 핀란드어는 다른 어족에서 빌려온 단어를 가장 원음에 가깝게 보존하고 있다. 예를 들어, 어머니, 아이티(aiti)라는 단어는 고딕에서 유래한 것인데 물론 고딕이 더 이상 사용되지 않지만 오히려 이렇게 사라진 언어의 원형을 연구하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쿠닌나스, 즉 왕을 나타내는 이 단어는 현재는 사용되지 않는 구게르만어로부터 나온 단어이다.

9. 그루지야어


코카서스 지역은 언어학자들에게는 메카와 같은 곳이다.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조지아의 주요 언어는 각각 인도-유럽, 투르크어, 카르트 벨리아의 세 가지 언어 군에서 온 것이다. 이 중 그루지야어는 가장 큰 카르트 벨리아 언어이며 고대 문학 전통을 가진 유일한 백인 언어이다. 아름답고 독특한 알파벳도 꽤 오래된 것이다. AD 3세기까지 아람어에서 수정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바스크어와 같은 의미의 고립된 언어 섬은 아니지만 조지아 내 소수 민족이 사용하는 카르트 벨리아어는 단 4개 뿐이며 세계의 그 어떤 언어와도 다른 특색이 있다.

10. 아일랜드 게일어


오늘날 아일랜드 게일어(Irish Gaelic)는 소수의 아일랜드 사람들만 모국어로 사용하지만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인도-유럽어의 셀틱계 지류이며, 게르만의 영향이 미치기 전 영국과 아일랜드에 퍼져 있었다. 물론 영국과 아일랜드는 앵글로색슨족의 침입에 의해 말까지 영어로 바뀌어 버렸다. 아일랜드 게일어는 스코틀랜드 게일어와 만 섬(Isle of Man)에서 사용된 언어였지만, 서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언어로 쓰여진 문헌이 존재한다. 유럽의 나머지 지역에서는 자국어로 말하고 라틴어로 글을 쓰는 동안 아일랜드인은 자국어로 말하고 쓸 수 있었던 것이다.

북한에서는 한글이 세종대왕이 처음 만들기 시작하여 김일성이 완성한 글이라 가르친다. 무려 400년의 갭이 있는 셈이다. 우리가 지금 조선시대, 나아가 고려시대와 그 이전의 언어가 어떠했을지를 모르는 것은 글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소개된 10가지 언어도 모두 공통적으로 글을 가지고 있었음을 볼 때 우리의 언어는 이 언어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는 역사를 가졌다.


임성훈 기자 shyim9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