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슈 24] 흑인‧유색 인종 유권자들 등 돌린 여론…트럼프 재선 위해 꺼낼 히든카드는?

공유
0

[글로벌-이슈 24] 흑인‧유색 인종 유권자들 등 돌린 여론…트럼프 재선 위해 꺼낼 히든카드는?

미국의 인권운동가이자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아들인 마틴 루터 킹 3세가 지난 4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조지 플로이드의 장례식에 참석해 그의 관을 내려다 보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미국의 인권운동가이자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아들인 마틴 루터 킹 3세가 지난 4일(현지시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조지 플로이드의 장례식에 참석해 그의 관을 내려다 보고 있다.

4월 중순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시작된 ‘락 다운’(도시 봉쇄) 반대운동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부추긴 것이나 그레첸 위트머 미시간 주지사(민주)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어 백인 보수파가 중심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분명 일부 시위대는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 진영의 슬로건) 야구모자를 쓰기도 했고, 그중에는 나치 깃발이나 남부 연방 깃발을 달기도 해 백인우월주의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이것에 대해 남부의 흑인은 민주당 지지가 기본이고, 예를 들면 흑인 여성 정치가인 애틀랜타시의 보텀스 시장 등은 트럼프파의 캠프 지사의 성급한 경제활동 재개에 반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반 락 다운 운동은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었다. 이 시위가 남부로 확대되는 가운데 아프리카계 일부도 합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유로는 서비스업이나 소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이나, 흑인의 상점 오너 등은 락 다운이 계속되는 가운데 한시라도 빠른 경제재개를 요구하고 있었다는 것이 있다. 또 머리 모양을 고집하는 생활 습관에 따라 이발소의 영업 금지 조치에 대해 반발하는 아프리카계도 일정 수 존재하고 있었다.

한편 동북부의 뉴욕을 예를 들면 여기에서는 흑인은 빈곤층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위기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있었다. 그런데도 시장이나 주 지사가 실시한 감염 대책이 철저했던 반면, 의외의 반발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것은 흑인 일부로부터 ‘공공장소에서의 마스크 착용’에 대해 벌칙을 수반하는 강제에는 반대한다고 하는 소리였다.

■ 보수파의 뿌리 깊은 ‘반 마스크’ 그릇된 시각

무슨 말인가 하면, 흑인 특히 남성의 경우에는 마스크를 쓰면 위험인물로 오해를 받아 경찰관의 폭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이해한 뉴욕의 더블라지오 시장은 즉각 경찰력을 통한 마스크 착용 강제를 완화하는 조치를 취했다.

마스크 문제라는 것은 중서부 백인에게는 강한 거부감이 있다고 하는 것이다. 환자처럼 약한 인간처럼 보인다거나 수상한 인물로 총을 쏴 버릴 것 같다는 점도 있지만, 요컨대 개인의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지 말라는 것도 있다.

사실 이 반 마스크라는 것은 오랜 전통이 있어 1918년 스페인 독감 팬데믹이 일어났을 때,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한 서해안에서는 ‘안티 마스크 동맹’이라는 단체가 결성되어 락 다운에 반대하는 상징으로서 마스크를 거부한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트럼프 대통령과 그 측근이 TV 카메라가 돌아가는 곳에서 절대 마스크를 하지 않는 것은 이런 ‘미국 보수의 뿌리 깊은 심정’을 계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 흑인 여론 단일화 시킨 인종차별 항의 시위

이렇듯 ‘리버럴=감염 대책 추진’ ‘보수=록 다운과 마스크에 반대’라고 하는 대립 축이 있는 가운데 한때 흑인의 입지는 미묘했다. 하지만 이번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의한 인종차별 반대 운동의 확대는 그러한 복잡성을 날려 버렸다.

트럼프 대통령으로 대표되는 백인 보수파는 폭동과 약탈을 제압한다는 명분으로 결국은 평화적 시위에 대한 탄압도 시작하는 가운데, 바이든 후보가 인솔하는 민주당 진영은 지금이야말로 인종 문제로 공세에 나설 타이밍이라고 여기고 흑인 여론을 수렴하고 있다.

특히 바이든 후보가 피해자 유가족을 만나 평화적인 운동을 촉구한 이후로는 약탈과 폭력 행위가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한때 ‘반 락 다운’이나 ‘반 마스크’ 운동에 잠깐 흘렀던 아프리카계 여론은 거의 완전히 ‘인종차별 반대=트럼프 대통령 반대’라는 흐름으로 단일화되고 있다.

또 우파의 반 락 다운 시위가 반 마스크이자 반 소셜 디스턴스(사회적 거리 두기)‘인 반면 BLM(흑인의 생명을 존중하라) 운동의 시위는 경찰 당국의 신분 특정을 방지하면서도 감염 대책이 된다는 점에서 마스크 착용률이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뉴욕시에서는 쿠오모 지사의 발안으로, 시위 참가자에 대해서는 임의로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시설을 시내 15개소에 설치했다. 즉, 데모의 취지에 찬동하면서, 감염 대책을 추진한다고 하는 자세를 밝히고 있다.

그런 까닭에 트럼프 대통령은 핵심 지지층을 잡기 위해 시위제압의 강경노선을 제시하면서 오히려 민주당의 유색 인종 표를 만드는 결과를 낳았다. 또 좌우 대립과 마스크 문제에 대한 '비틀림'도 해소되고 있고, 대통령에 대한 반대 세력은 단결되어 힘을 얻고 있다. 이렇게 되면 대통령 측의 다음 한 수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