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증유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의 충격파에서 신음하고 있는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대표적인 신용파생상품인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의 부실화 가능성도 커지면서 새로운 금융위기를 촉발할 위험이 있다고 파생상품 전문가 출신의 프랭크 파트노이 UC버클리대 법학과 교수가 23일(현지 시간) 경고했다.
파트노이 교수는 투자회사 출신으로 금융시장 규제 문제와 관련해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전문가다.
2008년의 서브프라임 모지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는 2006년부터 대규모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 주택시장 침체로 부실화되면서 본격화해 터진 것으로, 모기지 대출을 기반으로 하는 CDO(부채담보부증권) 등 고수익 자산유동화증권의 부실이 큰 작용을 했다.
CLO, 즉 대출채권담보부증권 역시 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의 대출채권을 담보로 발행하는 자산담보보증권(ABS)의 일종이다. 투자 위험은 높지만 이자는 연 5~10%대에 달할 정도로 높아 전형적인 고위험⦁고수익 파생상품으로 불린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채무 상환 능력을 잃은 기업이 속출하고 이는 또 CLO의 부실화로 이어지면서 금융시장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는 게 파트노이 교수의 논거다. CLO는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요인이었던 CDO와 비슷한 구조의 상품이기 때문에 부실화되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와 유사한 형태의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현재 금융권이 떠안고 있는 CLO 규모는 1000억 달러를 확실히 돌파했을 정도로 CLO 발행규모가 과도한 상황”이라면서 “세계 최대 투자은행 JP모건이 최근 20억 달러 규모의 CLO 부실화를 발표했을 정도로 CLO발 금융위기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지만 아무도 주목하고 있지 않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파트노이 교수는 “CLO 관련 대출채권이 한꺼번에 디폴트 상황에 빠질 경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비슷한 경로로 금융위기가 터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안지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