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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이락'…부임 첫날 사이트 먹통 된 홈앤쇼핑의 김옥찬 대표, "과연 구원투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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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이락'…부임 첫날 사이트 먹통 된 홈앤쇼핑의 김옥찬 대표, "과연 구원투수 될까?"

시급한 과제는 리더로서 자질 검증‧내부 갈등 해결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64·사진)이 이달 23일 홈앤쇼핑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정됐다. 사진=홈앤쇼핑
김옥찬 전 KB금융지주 사장(64·사진)이 이달 23일 홈앤쇼핑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임 대표로 선정됐다. 사진=홈앤쇼핑
홈앤쇼핑이 새 수장을 김옥찬 전 KB 금융지주 사장으로 결정했다. 이에 이 회사가 경영 정상화를 향한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업계 관계자들의 기대감이 쏠린다.

25일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김옥찬 대표는 지난 23일 오후 열린 이사회에서 주주 99.8%의 찬성을 얻어 신임 대표에 올랐다. 그의 임기는 오는 2022년 6월 23일까지다.
김 대표는 이날 취임사에서 △홈앤쇼핑 정체성 강화 △경영 안정화 △TV홈쇼핑 재승인(2021년) △대내외 신뢰 회복 △사업역량 강화 △조직 효율성과 신뢰 제고 등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KB국민은행 은행장 직무대행, 경영관리그룹 부행장, 이사 부행장, SGF서울보증 사장, KB금융지주 사장 등을 지낸 금융권 출신 경영인이다.
기존 대표들이 홈쇼핑이나 케이블 방송에 경험이 있었던 것과 달리 금융업계에 오랫동안 몸담았던 터라 일각에선 김 대표가 홈앤쇼핑을 이끌기에 자질이 부족하다는 이의를 제기했다. 여기에 더해 후보 추천 과정에서 ‘밀실 인사’ 의혹이 불거진 만큼 인사 방식을 둘러싼 내부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김 대표의 첫 과제로 꼽힌다.

실제로 홈앤쇼핑은 기전에 공모 방식으로 대표를 선임해왔으나 올해는 주요 주주로부터 추천을 받아 비공개로 대표 후보자를 선정했다. 후보 추천 공문도 마감 시간이 임박한 때 발송됐으며, 중소기업중앙회와 농협에서만 후보자를 추천했다.

'CEO 잔혹사'로 초래된 이미지 실추 역시 김 대표가 감당해야 할 짐이다. 이 회사는 2011년 설립 이후 수장들이 모두 제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나는 등 '내우외환'에 시달렸다.

최종삼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사회공헌 명목으로 마련된 기부금 일부를 횡령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사임했다. 강남훈 전 대표는 2018년 3월 청탁을 받고 공채 선발 과정에서 10명을 부정 채용해 업무방해를 한 혐의로 기소됐으며, 지난 9일 1심에서 징역 8개월 형을 받았다.

지난 10일에는 홈앤쇼핑 한 직원이 콜센터 도급사에 가족을 위장 취업시키고 급여를 빼돌린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해당 직원에 대해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으며 현재 서울서부지검에서 관련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홈앤쇼핑 스캔들’이라 불리는 직원 간 성 추문 논란도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 사건은 마포경찰서가 수사 중이다.

김옥찬 대표의 부임 첫날인 24일 온라인 쇼핑몰과 모바일 앱이 임시점검 작업 지연으로 고객들에게 불편을 줬다. 사진= 이달 24일 홈앤쇼핑 온라인 쇼핑몰 화면 캡처.
김옥찬 대표의 부임 첫날인 24일 온라인 쇼핑몰과 모바일 앱이 임시점검 작업 지연으로 고객들에게 불편을 줬다. 사진= 이달 24일 홈앤쇼핑 온라인 쇼핑몰 화면 캡처.

이와 함께 홈앤쇼핑이 무분별하게 수입품과 대기업 제품을 판매해 ‘중소기업 판로지원’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 대표는 부임 첫날인 지난 24일 온라인 쇼핑몰과 모바일 앱이 임시점검 작업 지연으로 ‘먹통’이 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워낙 이미지 타격이 커서 홈앤쇼핑이 여러 논란을 종결짓고 경영 정상화를 이뤄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김옥찬 대표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