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정이 이렇다 보니 두 건설사는 최근 도시정비사업 수주 부진에 따른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탈출 카드'로 다양한 신사업 진출을 적극 모색하며 사업영역 확장에 나서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GS건설는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에서 지난 1월 수주한 서울 성동구 옥수동 한남하이츠 재건축(3287억 원) 1건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총 1조 7000여억 원의 수주고를 올리며 건설업계 ‘톱3’ 자리에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상반기에는 초라한 실적을 감수해야 할 처지다.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분야에서 8666억 원 실적을 올렸던 대우건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2분기가 마무리돼 가는 시점에 아직 올해 '마수걸이 수주 신고'도 하지 못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30일 열린 반포3주구 재건축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조합원 투표수에서 69표 차이로 삼성물산(686표 득표)에게 아깝게 시공권을 내주었다.
당시 김형 대우건설 사장이 직접 시공사 합동설명회에 참석하거나 조합 사무실을 방문해 수주 의지를 피력하는 등 수주에 심혈을 기울여 왔음에도 반포3주구 조합원들은 5년 만에 도시정비시장에 복귀한 삼성물산의 ‘래미안’을 선택했다.
GS건설과 대우건설은 이같은 도시정비사업 부문의 실적 부진을 메우기 위해 신사업에 손을 뻗치고 있다.
허윤홍 사장이 올해부터 신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GS건설은 최근 대형건설사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신사업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허 사장은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외아들로 지난해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경영 전면에 나선 터라 어느 때보다 실적 역량을 드러낼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GS건설은 올들어 해외 수처리, 태양광 개발, 모듈러주택, 2차전지 재활용 등 다양한 ‘신사업 사냥’을 통해 미래 먹거리 창출에 나서고 있다.
최근 GS건설은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사업을 통해 데이터센터 임대업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빌딩이나 건물 임대업처럼 데이터센터 내 공간이나 서버 등을 일정 비용을 받고 빌려주는 사업이다. 국내 건설사들이 타사의 데이터센터 시공을 담당한 적은 있지만 직접 데이터센터를 지어 임대사업 추진은 GS건설이 업계 최초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도 지난해 8월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신설한 신사업본부에서 운영 중인 ‘B.T.S’(Build Together Startups)를 활용해 신시장 개척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BTS 사업의 하나로 드론 제조‧소프트웨어 개발 전문기업 ‘아스트로엑스’에 지분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아르스토엑스 보유 기술과 현재 건설현장에 시범 적용 중인 관제시스템(DW-CDS)을 접목해 산업별 드론 관제·제어·운영·분석 등 통합관리플랫폼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목표이다.
또한, 대우건설은 푸르지오서비스·대우에스티·대우파워 3개 자회사를 합병해 새로운 통합법인 출범을 앞두고 있다. 자회사 합병을 통해 대우건설이 진입하기 어려운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정비사업과 리모델링 사업을 비롯해 스마트홈·부동산 개발 등에 나설 방침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규제로 도시정비사업 물량이 줄어들면서 올해 상반기 재건축‧재개발 수주시장은 건설사들간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됐다”면서 “특히, 대형 사업장 수주 여부에 따라 10대 건설사의 수주 실적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건설‧부동산 경기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사들이 양적 성장보다 수익성에 기반한 선별수주와 신사업 확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