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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총성없는 전쟁, 포스트 코로나 FDI유치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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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총성없는 전쟁, 포스트 코로나 FDI유치경쟁

애플·LG전자·퀄컴 등 글로벌 기업 유치로 다른 동남아국에 비해 한발 앞서

베트남이 아세안 국가들과 외국인 직접투자유치를 위한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이 아세안 국가들과 외국인 직접투자유치를 위한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베트남이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비롯한 주변국들과 치열한 외국인 직접 투자(FDI) 유치 경쟁에 돌입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그동안 중국을 생산 기지로 삼았던 글로벌 브랜드들의 탈 중국 러쉬가 하반기부터 현실화 되고 있는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선진국의 신흥국 투자가 대폭 감소하는 추세다.
어렵게 생겨난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인도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태국, 미얀마 등이 중국 공장을 이전하려는 글로벌기업 유치전에 합류했다.

■ 글로벌 생산기지 천명한 베트남 '한발 앞선 모양새'


일단 베트남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한발 앞서 있다. 가장 큰 염원이던 애플의 생산공장들이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폭스콘, 럭스쉐어, 셀링크 등이다. 여기에 LG전자가 이전을 결정했고, 세계1위 모뎀칩 생산기업 퀄컴은 하노이에 생산기지와 연구개발(R&D)센터를 옮긴다.

오랜 염원이던 ‘좌 삼성’ ‘우 애플’을 두게 된 베트남 정부는 우선적으로 미국과의 협조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이달초 워싱턴 DC에서 하 킴 응옥(Ha Kim Ngoc) 베트남 대사는 미국 국제개발금융기구(DFC) 아담S. 뵐러(Adam Seth Boehler) 국장과 만나 글로벌 벨류체인 구성에 있어 베트남이 최우선 파트너가 될 것임을 자청했다. 미국과 수교 25주년을 기념해 올해 DFC가 메콩을 비롯한 여러지역 투자를 위해 아세안-미국, 베트남-미국 등이 논의하는 국제협력 프로그램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줄 것도 요청했다.

오는 8월부터 시행되는 유럽과의 자유무역협정(EVFTA)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EVFTA 발효를 계기로, 자동차 제조 및 부품 산업은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유일의 완성차 업체인 빈패스트(Vinfast)는 대부분의 부품을 유럽에서 수입해서 조립생산하고 있다. 핀테크 분야도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베트남 경제학자인 칸 반 륵(Can Van Luc )박사와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연구소는, 공동 작성한 보고서에서 "EVFTA 발효에 따라 금융시장도 개방된다"며 "EU의 금융 서비스 제공 업체가 베트남 고객의 정보를 외국에 전송, 활용할 수 있다. 베트남 내에서 지불결제, 대출, 파이낸싱, 채권 발행 등 모든 금융 업무와 연계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독일의 경우 약 300개의 핀테크 기업이 송금, 결제, 보험에 IT를 결합한 인슈어테크(InsurTech), 부동산과 IT를 접목한 프롭테크(PropTech), 전자상거래 및 정보수집 등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고서에서는, EVFTA 발효로 코로나19 이후 베트남에 비현금 결제와 디지털 금융 서비스 확산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도 예상했다. 베트남은 현재 영국과도 별도로 양자무역협정을 논의중이다.
애플, 구글, 퀄컴, LG, 파나소닉등 글로벌 기업들의 베트남 러쉬가 이어지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애플, 구글, 퀄컴, LG, 파나소닉등 글로벌 기업들의 베트남 러쉬가 이어지고 있다.


■ 베트남 목적 'FDI유치 No', 아세안 수출 확대


베트남의 욕심은 단순히 FDI기업을 유치하는 것이 아니다. FDI기업들이 국내에서 생산하는 고품질의 상품을 아세안 지역으로 수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먼저 글로벌 브랜드들의 하이테크 제품을 앞세워 동남아시아 지역의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 다음 순차적으로 자신들의 제품을 끼워팔거나 FDI기업의 기술과 부품에 자신들의 브랜드앞세운 투 트랙(two track)전략을 추진할 심산이다. 물론 이과정에서 ‘Made in Vietnam’을 최대한 부각한다.

대표적인 예가 빈그룹의 자동차 생산 자회사 빈패스트와 스마트폰 생산 자회사 빈스마트다. 빈패스트는 BMW 등에서 수입된 부품으로 조립하고 LG화학의 밧데리를 장착한 전기차로 유럽과 미국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빈스마트 역시 이탈리아의 디자인과 중국 ODM 등을 통해 만들어진 스마트폰을 가지고 미국 진출을 원하고 있으며 동시에 세계 최대의 휴대폰 위탁생산업체가 되길 바라고 있다. 미얀마로는 수출을 시작했다.

최근 베트남 산업부 산하 ‘아시아-아프리카 시장국’과 ‘호찌민 시 통합 지원 센터’는 ‘아세안 시장으로의 베트남 상품 수출 강화 방안’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서는 대부분의 동남아 국가들은 외국 기업에 대한 세금 우대 정책을 시행하는 데다 베트남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수출에 유리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동남아 시장으로의 수출에 소홀했다고 밝혔다.

현재 동남아 국가로의 수출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은 FDI(외국인 직접 투자)기업의 휴대폰, 컴퓨터, 전자 제품 등이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은 베트남 제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다.

태국 식품 유통 기업들은 섬유 제품을 선호하고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은 발전기, 양수기, 가전 제품, 통신장비 수입에 관심이 많다.

베트남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제품에 대한 수요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단적인 예로 필리핀은 베트남 쌀의 최대 수입국이기도 하다.

산업부 응웬 푹 남(Nguyen Phuc Nam) 아시아-아프리카 시장국 부국장은 "베트남 수출이 동남아 지역을 통해 발전할 여지가 많다"고 말했다.

주요 수출품목으로는 해산물, 야채, 커피 수출가 꼽혔다. 실제로 올해 들어 태국, 싱가포르로의 팡가시우스(메콩강에서 잡히는 생선)수출, 인도네시아로의 커피, 차, 조미료 수출량이 지난해보다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아세안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기업들이 수출 품목을 재구성하고, 품질도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관리 및 접근, 거래 프로세스에 디지털 기술 적용도 권고했다.

특히 베트남 정부와 기업들의 인식과 산업 구조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베트남만의 기술력으로 만든 제품은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상품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경쟁력이 없다는 것. 태국, 싱가포르와 같이 높은 품질을 요구하는 시장에서는 한국, 일본, 중국, 인도등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되고 있다.

하노이에서 ODA사업을 지원하는 한국기관 관계자는 “미얀마나 라오스등 일부 국가에서는 베트남 제품이 프리미엄 이라는 인식이 있다.”며”빈스마트나 비엣텔의 경우 제품들이 FDI기업들의 부품과 기술로 만들어졌지만 베트남 브랜드의 이름으로 나가면서 자연스럽게 높은 품질을 가진다는 인식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 유럽 수출과 FDI유치에 있어 인도는 베트남의 가장 큰 경쟁자다. 이미지 확대보기
대 유럽 수출과 FDI유치에 있어 인도는 베트남의 가장 큰 경쟁자다.


■ 최대 경쟁자 인도 '분위기 반전시도'


베트남의 최대 경쟁자는 인도다. 삼성과 애플은 베트남과 인도 양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으며 추가 생산설비 이전을 두고 여러가지 조건을 저울질 하고 있다. 삼성을 경우 중국에서 뺀 설비 이전을 두고 인도로부터 경쟁자인 베트남보다 비교가 안될정도의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받은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현재 인도는 FDI유치에 있어 베트남에 비해 한발 뒤쳐진 상태다.

EVFTA가 8월에 발효되면, 인도의 글로벌 기업 공장 유치와 대 EU 수출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초까지 인도는 EU와 FTA 체결을 놓고 2007~2013년까지 총 16 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중단한 상태다. 뉴델리의 자동차 부품과 와인의 관세 감면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 익스프레스(Financial Express)', '모던 디플로머시(Modern Diplomacy)' 등 인도 언론들은 EVFTA 발효가 인도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70% 이상의 관세 인하 혜택 덕분에 베트남의 대EU 수출 제품 가격이 크게 낮아지기 때문이다. 포스트 차이나 후보지로서의 외국인 투자 유치 경쟁에서도 밀릴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

인도는 의류, 신발, 플라스틱 제품, 고무, 가죽 등의 EU 수출에서 베트남과 경쟁을 벌이고 있다. EU는 인도의 두번째로 큰 수출 시장이다. 인도의 대 EU 수출량은 연간 총 수출량의 17 %를 차지한다.

EU내 섬유, 의류, 잡화 제품 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기도 하다. FIEO (인도 수출 기구 연합회)는 EVFTA 발효 이후 인도산 신발, 의류, 인테리어 용품의 유럽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품목별 대EU 수출액을 살펴보면, 신발의 경우 베트남은 75억 달러지만, 인도는 16억 달러에 불과하다. 인테리어 용품은, 베트남 15억달러, 인도는 9억달러다. 현재 베트남 제품의 EU 수출시 부과되는 6~8% 세금이 면제되면 신발, 인테리어 용품의 수출액은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몇년간 대 EU 연간 수출액은 베트남 530억달러, 인도 580억달러로 엇비슷한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인도내에서는 EVFTA 발효로 인한 위기감이 높다.

인도 최대 의류 수출 업체 중 하나인 메트릭스 클로싱(Matrix Clothing)의 CEO 각우탐 나이르(Gautam Nair)는 "EU 수출시 관세 차이때문에 EU는 물론, 세계 다른 국가 수출시에도 상품 가격을 낮춰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야 샤하이(Ajay Sahai)인도 수출기구 연맹 (FIEO) 회장은 "인도가 노동집약형 산업에서 베트남과 치열한 경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도는 글로벌기업들의 중국 생산기지 유치에서도 베트남과 경쟁 관계에 있다. 인도와 베트남을 놓고 공장 이전 후보지를 고민하는 EU 기업들이, EVFTA 발효시 감세 및 면세 혜택때문에 베트남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일본 노무라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2018 년 4 월부터 2019 년 8 월까지 중국을 떠난 56개 기업 중 26개가 베트남에 정착했다. 이중 3개만이 인도에 공장을 구축했다.

인도는 노동법을 개혁하는 등 외국인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글로벌기업을 설득하기에는 미흡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많다.

모던 디플로머시는 분석 기사에서,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려면 유럽같은 잠재적 무역 파트너와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베트남처럼 인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쟁 국가의 움직임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던 디플로머시는 "인도는 자국이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투자자가 우선 고려하는 이전 후보지라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외국인 투자자 유치시 인도는 베트남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베트남은 유리한 지리적 위치, 투자자 중심 정책, 유럽과의 FTA 체결, CPTPP의 주요 멤버라는 이점을 갖고 있어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인도의 경제 전문가들은 외국인 투자자의 시장 접근성이 높아지도록 내부 문제를 해결하고 EU와의 FTA 체결을 위한 협상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FIEO도 유럽 시장에서의 인도 기업 점유율을 베트남에 뺏기지 않도록 EU와의 FTA 체결을 조속히 체결해 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최근들어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인도정부는 EU와 지난 12일 자유무역 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에 착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인도는 아울러 EU에서 탈퇴 예정인 영국과도 특혜 무역협정 협상을 벌일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최근 굵직굵직한 외국인 투자를 잇따라 성사 시키며 동남아시아에서 베트남의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이미지 확대보기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최근 굵직굵직한 외국인 투자를 잇따라 성사 시키며 동남아시아에서 베트남의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 인도네시아등 새로운 경쟁자들의 부상


인도가 주춤한 사이 베트남의 강력한 경쟁자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곳은 인도네시아다.

조코 위도도(Joko Widodo)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자바섬 바탕(Batang)에 새로 조성한 산업단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 일본, 한국, 대만, 미국 등 세계 각국의 기업이 이곳으로 이전해 오기를 원한다”며 "공장 부지를 확보하지 못한 외국 기업들에게 바탕산업단지 부지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2024년까지 산업단지 19개를 추가로 조성하고, 현행 25%인 법인소득세를 올 연말까지 22%로, 2022년까지 20%로 낮출 계획이다.

한국의 LG화학을 비롯해 일본 파나소닉, 켄다, 사가미, 덴소, 미국 알판, 태국 메이룬등 최근에만 7개 기업을 유치했다.

코로나 사태에 맞춘 의료산업 투자유치도 활발하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국의 건강 및 의료 관련 기업들이 인도네시아에 매장을 설립하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10일부터 의료용품 및 장비 생산 업체에 세금 감면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태국 정부 투자위원회는 지난달 17일, 중국에서 이전하는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농업 인센티브 정책을 승인했다. 올해 1분기 태국의 외국인 투자 신청 건수는 농업을 제외한 전 분야에서 두자리 수 감소하는 등 농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가장 활발하다.

제약 및 의료용품 생산 업체의 법인세는 추가로 3년간 50% 감면해주기로 했다. 기존에는 해당 업체의 법인세를 3~8년 100% 면제해줬다. 의료기기 제조 기계 수입시 관세를 면제하고, 태국내 의료 생산기지를 구축하기 위한 외국기업과의 조인트벤처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건강 및 의료 산업의 중심지가 되기 위해 지난 4월부터 의료 분야 신규 투자 인센티브 정책을 수립, 시행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지난달 5일 발표한 경제 회복 정책에 1억1,700만 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에게 15년간 세금을 면제하는 방안을 포함시켰다.

미얀마 정부는 FDI 기업 선정 기준을 마련했으며, 베트남은 8월 1일 유럽과의 자유무역협정 발효를 계기로 유럽 기업 생산기지 이전에 집중할 계획이다.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 사태 이후, 미국, 유럽, 일본의 다수 기업들은 중국 밖으로 공장을 이전할 계획을 갖고 있다. 일본은 최근, 자국 기업이 중국 공장을 다른 국가로 이전시 지원할 보조금 예산 2억1,900억 달러의 집행을 승인하기도 했다.

다만, UN은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아세아 신흥 국가에 대한 투자가 45%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향후 1~2년동안,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FDI 유치 경쟁을 벌이게 될 전망이다.
한국기업들도 EVFTA를 통해 추가적인 혜택을 얻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기업들도 EVFTA를 통해 추가적인 혜택을 얻을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 추가혜택 기회, 한국기업들 셈법 분주


상황이 변화에 변화를 거듭하면서 베트남에 투자한 한국기업들의 셈법도 분주하다. 이번 기회를 통해 확실한 추가혜택을 보장받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베트남의 태도는 이전과 달리 한국에 다소 미온적이었다.

지난해부터 미-중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기업들의 탈 중국과 베트남 이전이 맞물려 돌아갔다. 여기에 유럽과의 자유무역협정등 한마디로 등따시고 배부른 상황이었다. 코로나 발생초기 강력한 국경봉쇄로 청정국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안전한 베트남으로 투자를 유도했다.

일방적인 국경봉쇄과정에서 한국과 마찰도 있었지만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글로벌 투자자본들이 줄을 서 있었기 때문이다. 요 몇년간 한국은 최대 투자국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모양새였다. 자만 가득하던 태도는 이달초부터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코로나 상황이 그들의 예상과 다르게 움직인게 결정적이다. 단기간에 코로나가 해결되면 봉쇄됐던 국경을 열고 안전한 베트남으로 투자자본들이 몰려들줄 알았지만 코로나가 장기화 되면서 계획이 틀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차, 포스코, 롯데케미칼등 한국기업들이 경쟁국인 인도네시아에 대규모 투자계획을 밝힌것도 베트남을 급하게 했다. 그제서야 베트남은 한국은 가장 중요한 투자국이라며 치켜 세우며 수습에 들어갔다.

한 때 베트남 정부기관들의 협조를 구할때면 은근히 미국과 유럽의 투자 기업들이 요청한 공문을 보여주며 뻣대던 정부관료들도 최근에는 태세전환했다.

지난달 개최한 ‘2020 하노이 투자 및 개발협력 컨퍼런스’에서 총 21조원 규모의 투자증명서가 발급됐는데 565억원 규모의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4,600억원 규모의 대우건설 스타레이크 시티등 한국기업의 거대 투자 프로젝트들이 투자증명서를 받았다.

이후 이달부터 베트남 언론들은 일제히 정부가 한국기업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하며 기존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한국 기업들은 현 추세를 빌어 베트남으로부터 더 나은 투자환경을 보장받아야 한다며 입을 모은다.

대표적인 예가 협력업체에 대한 세제혜택의 확대다. 자동차의 경우 부품현지화 비율이 40%이상일 경우 아세안 지역으로 수출시 세금이 면제된다. 이 혜택을 완성차 업체에만 한정해선 안된다는 이야기다.

하노이 인근에 위치한 전장부품을 만드는 현대-기아차 한국 협력업체인 A사 법인장은 “현지에서 조달한 부품비율이 일정이상을 넘어가면 수출시 세금이 면제되는데, 이러한 혜택을 납품사에게도 확대해 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 상공인 협회는 지난 17일 총리실 행정절차개선자문위원회와 만나 ▲외주 계약자에 대한 이중과세문제 ▲ 현지생산 수출상품에 대한 바코드 부착 ▲ 광섬유 배분등의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