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0 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CL)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정과 형식이 크게 바뀌었다. 감염 확대로 중단된 유럽축구 ‘꿈의 무대’는 준준결승부터 결승까지 7경기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집중적으로 개최되게 됐다. 그리고 8강전과 준결승은 사상 처음으로 홈&어웨이가 아닌 단판 승부로 결정됐다.
아탈란타(이탈리아), 파리 생제르맹(프랑스), 라이프치히(독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바르셀로나(스페인), 바이에른 뮌헨(독일),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리옹(프랑스) 등 8개 팀 중 결승 티켓을 따낸 바이에른과 파리 생제르맹이 우승을 놓고 맞붙게 됐다.
역대 5차례 우승 경험을 가진 바이에른은 2013년 이후 7년 만에 결승에 도전한다. 당시 도르트문트와 격돌했던 스타팅 멤버와 이번 예상 스타팅 멤버 중 4명이 중복된다. 그들은 바로 마누엘 노이어, 다비드 알라바, 토마스 뮐러, 제롬 보아텡이다. 게다가 당시 대전 상대였던 도르트문트 주전에는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도 있었기 때문에, 5명이 7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나서게 된다.
바이에른은 지난 7년 동안 결승에 오른 적은 없지만, 팀으로서는 성숙을 거듭하고 있다. 게다가 기존 선수와 세르주 냐브리 등 신예 스타들과의 화학적 결합에 성공하면서 공격력이 배증 됐다고 말해도 좋을 만큼 강화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16강전 이후 4경기 성적은 4승으로 18득점을 올리며 경기당 평균 4.5점이란 경이로운 숫자도 쏟아내고 있다. 준준결승에서는 8-2로 이기며 바르셀로나에 굴욕을 안기는 등 세계를 경악시켰다. 준결승에선 리옹에 3-0. 16강전에선 첼시를 3-0, 4-1로 제압하는 등 압도적 경기력을 보였다. 성숙을 거듭하고 있는 ‘붉은 분쇄기’로서는 첫 결승에 나서는 파리 생제르맹(PSG)은 안중에도 없을지도 모른다.
파리 생제르맹은 이번이 첫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로 4강 진출도 무려 25년 만이다. 2011년 카타르의 투자 회사가 주인이 되면서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면서 스타 선수를 차례차례 영입했다. 파스토레, 라베시, 티아고 실바, 이브라히모비치, 카바니, 드락슬러, 다비드 루이스, 디 마리아, 음바페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특히 현재 10번을 짊어진 네이마르의 영입에는 2억2,000만 유로(약 3,085억5,880만 원)의 거액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 자본을 배경으로 선수들을 모아 불과 9년 사이에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다투는 강호로 변모한 것이다.
결승 무대에서도 그 호화로운 선수들이 출장할 것으로 보인다. 스리톱은 중앙에 네이마르가 버티고 그 좌우를 프랑스의 보물 킬리안 음바페와 테크니션 앙헬 디 마리아가 책임진다. 여기에 부상으로 경기 멤버에서 제외됐던 이탈리아 대표 마르코 벨라티도 복귀해 안데르 에레라, 마르키뇨스와 견고하고 창조적인 중원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 지휘관 토마스 투헬 감독은 전술가로 알려져 상대 상대에 따라 다양한 전략을 짜낸다. 2018-2019 시즌 감독으로 취임한 이후, 그 전술을 착실하게 침투시켜 여기까지 왔다. 당연히 바이에른이란 강호를 상대로도 방식은 변함이 없을 전망이다. 무대나 상대에 상관없이 그의 말을 빌리면 가능한 한 중원을 지배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그리고 전선에서는 스피드와 창조성을 발휘해 미드필드에서 볼을 잡게 되면 그 공을 음바페와 네이마르, 디 마리아의 위치를 확인해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볼을 잡는다면 순간적으로 공격은 가속화되고 탁월한 세 가지 색깔의 개인 능력이 잘 융합돼 골이라는 그림을 만들어낼 것이다. 모두 공격력만큼은 자신하고 있는 양 팀인 만큼 불꽃 튀는 경기 전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