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현지시간 12일(토) 개막한다. 지난 시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의한 리그 중단이란 전대미문의 시즌이 된 가운데 리버풀이 30년이 넘는 비원의 리그 우승을 완수했다.
■ 리버풀-목표 3관왕 이룰 수 있을까?
지난 두 시즌 동안 챔피언스리그(CL)와 프리미어리그를 제패하며 세계 정상에 오른 리버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개막부터 연승을 질주하면서 전반전 종료 시점에서 거의 결말이 났다. 비록 무패 우승은 달성하지 못했지만, 취임 5년 만에 클롭 감독은 팀의 완성형으로 만들어 냈다.
그리고 1998-99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후 처음으로 ‘잉글랜드 3관왕’ 또는 2018-19시즌 맨체스터 시티가 처음으로 달성한 ‘국내 3관왕’ 등 복수의 타이틀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보강한 선수는 왼쪽 사이드 백 DF 콘스탄티노스 치미카스뿐으로 이 선수도 DF 로버트슨의 백업 역할이 될 전망으로 주전에게 들어갈 만한 즉시전력은 현재 획득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도 현재의 강력한 멤버에 가세해 작년 시즌 두각을 나타낸 MF 커티스 존스나 DF 네코 윌리엄스, 또 1월 스완지에서 이적해 반 시즌 만에 10골을 올린 FW 라이언 브루스터 등 젊은 선수들이 위대한 선배들을 서포트할 예정이다.
■ 맨시티-불안한 수비, 실바 후계자 누구?
지난 시즌은 수비에 예기치 못한 일이 발생하면서 리버풀에 크게 뒤졌다. 센터백에 부상자가 잇따라 리그 2연패를 이룬 전 시즌보다 실점이 크게 늘었다. 올여름은 그것을 근거로 해 본머스로부터 DF 나탄 아케를 영입했다. 첼시의 왼쪽 센터 백으로 활약한 그는 프리미어리그 146경기 출장 경험이 있다.
공격진에는 FW 페란 토레스를 발렌시아에서 보강했다. 지난 시즌 라 리가에서 34경기에 출장해 4골 5어시스트로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또 약관 20세라고 하는 나이를 생각하면 아직도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과르디올라 감독 밑에서 얼마나 둔갑할지 기대되는 선수다.
지금까지 주된 보강은 이 2명에 머무르고 있는 맨 시티지만, 한편으로 오랜 세월 팀을 지탱해 온 MF 다비드 실바와 FW 르로이 사네가 팀을 떠나면서 현재의 스커드로 충분히 우승은 노려볼 만하지만 실바의 공백은 우려스럽다.
■ 맨유-전통 명문 부활 우승 경쟁 합류하나?
지난 시즌 후반기 대반격을 통해 리그 3위로 3위로 마무리 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그 원동력이 된 것은 물론 MF 브루노 페르난데스였다. 이 포르투갈 대표팀 미드필더가 겨울에 가입하면서 미드필드에서 규율이 잡힌 ‘붉은 악마’로 변모했고 주춤했던 공격진도 부활했다. 개인적으로는 가입 후의 리그전 14경기에서 8골 7어시스트의 성적을 올려 단번에 올드 트래포드에서 지위를 확립했다.
그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개막전부터 싸울 수 있는 것만으로도 든든하지만,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는 MF 도니 판 더 비크를 아약스로부터 영입한 것도 호재다. 바르셀로나도 영입에 나섰다는 네덜란드 대표 미드필더는 23세지만 아약스에서는 공식전 175경기에 출전해 41골 34도움을 기록했다.
챔피언스리그(CL) 등의 국제 경험도 풍부하고, 브루노 페르난데스에 가세해 지난 시즌 종반에 컨디션을 올려 온 MF 폴 포그바도 포진한 중원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최강의 진용이 될 것 같다.
■ 첼시-대형 보강 효과 우승 경쟁 나설까?
여름을 덜 타는 지난 시즌의 상위 3팀에 대해, 보기 드문 대형 보강에 나선 첼시. 램퍼드 감독 취임 1년째인 지난 시즌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웃도는 4위라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리고 2년째를 맞이하는 올여름, FW 티모 베르너, MF 하킴 지에크, MF 카이 하베르츠, DF 벤 칠웰, DF 티아고 실바와 같은 정평이 있는 실력자를 차례차례로 보강하며 단숨에 세계 수준의 진용을 갖췄다.
그중에서도 합류가 빨랐던 베르너와 지에크는 실전 데뷔도 했고 지에크가 밥상을 차리면 베르너가 골을 결정하는 새로운 핫라인도 엿볼 수 있었다. 조각이 잘 맞물리면 우승도 현실이 될 수 있지만, 레스터시티에서 영입한 칠웰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프리미어 첫 도전이며, 브라이튼과의 친선경기에서 일찌감치 지에크가 부상한 바 있어 미지수임을 부인할 수 없다. 또 램퍼드 감독의 수완도 아직 거칠고 신참 선수들의 고삐를 잘 잡을 수 있을지도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 아스널-실력파 보강 전술 폭 넓어지나?
지난 시즌은 실의의 8위에 끝난 아스널이지만, 지장 과르디올라 밑에서 경험을 쌓은 가운데 팀의 지휘를 맡은 레전드 아르테타 감독은 새 시즌을 향해서 확실한 기초를 닦았다.
5년 만의 ‘톱4’ 진입으로 올여름 눈부신 보강을 보이고 있다. 브라질의 DF 가브리에우나 작년 여름 시점에서 사인한 DF 윌리엄 살리바 등 장래성 있는 젊은 유망주가 도착한 한편, DF 세드릭 소아레스나 DF 파블로 마리등 정평이 있는 중견도 보강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되는 것이 첼시로부터 영입한 윌리안이다.
첼시에서 프리미어리그와 유로파리그 우승을 경험하며 경력이 풍부한 굴지의 드리블러는 지난 시즌 마지막으로 계약이 만료됐다. 당분간 계약 연장 협상이 이어졌지만, 클럽 측과 타협이 되지 않아 결별하게 됐다. 아르테타 감독도 ‘믿을 수 없는 퀄리티를 지녔다’며 극찬할 정도인 윌리안을 프리로 획득하면서 훨씬 상위를 노려볼 수 있는 스커드가 완성되었다.
■ 토트넘-적재적소 보강 상위권 구도 흔들까?
모리뉴 자세 2년째를 맞고 있는 토트넘. 지난 시즌엔 포체티노 감독을 해임하고 ‘스페셜 원’에 그 후임을 맡겼지만, 결코 좋아졌다고 할 수 없었다.
FW 해리 케인이나 FW 손흥민의 부상이탈의 영향은 컸고, 모리뉴 취임 후도 곧바로 회복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코로나19에 의한 리그 중단이 반전의 전기가 됐다. 이탈했던 선수들이 복귀해 정규시즌 재개 후 5승 3무 1패를 기록하며 6위로 올라서며 유로파리그(EL)의 예선 참가권을 얻게 되었다.
그리고 올여름의 이적 시장에서는 DF 맷 도허티나 MF 에밀 호이비에르, GK 조 하트 등을 영입해 적확하게 약점을 보강하며 만반의 스커드를 품은 2년째의 모리뉴가 본령을 발휘할 것인가.
■ 에버턴, 리즈-제2의 레스터 될 수 있을까?
지난 시즌 상위 다툼을 벌였던 울버햄프턴과 셰필드 유나이티드, 그리고 레스터시티도 새 시즌을 즐겁게 해주겠지만 이번엔 에버턴과 리즈 유나이티드가 주목된다.
에버턴은 근년 기대감을 부풀게 하는 보강을 실시하고 있으며 금년도 예외는 아니다. 그동안 왓포드에서 미드필더 두클레, 나폴리에서 미드필더 앨런 등 실력자를 얻었지만 역시 주목받는 선수는 미드필더 하메스 로드리게스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전력구상 밖으로 밀려난 가운데 은사인 안첼로티 감독이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이번에 세 번째 태그가 성사됐다.
슈퍼스타의 가입으로 에버턴 일대는 들떠 있어 흥행 면에서는 벌써 큰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한편으로 첫 도전이 되는 프리미어 무대에서는 어떤 플레이를 보여 줄 것인가. 지휘관과 스커드, 어느 쪽이든 지금까지 이상으로 기대할 수 있는 팀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지난 시즌까지의 울버햄프턴이나 레스터시티 같이 프리미어 리그를 휘저을 것 같은 것이 귀재 비엘사 감독이 인솔하는 리즈 유나이티드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17년 만에 승격된 리즈는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아낌없이 자금을 쏟아 부으며 발렌시아에서 공격수 로드리고 모레노, 울버햄프턴에서 공격수 엘데르 코스타, 프라이부르크에서 수비수 로빈 코흐 등을 영입했다. 얼마 전에는 비엘사 감독과의 계약을 1년 연장해 준비를 마쳤다.
온갖 전술을 구사하는 거물급 먹잇감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개막전에서는 갑자기 우승자 리버풀과 맞붙는다. 첫 무대인 프리미어리그에서 아르헨티나 출신 지휘관의 수완은 어디까지 통할까.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