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세계 최대 포털사이트 구글에 최근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미 하원도 구글이 사실상 반독점 행위를 저질러왔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미 법무부는 구글과 관련한 여러 가지 불공정 행위 가운데 애플과 삼성에 막대한 수수료를 지불하고 이들 업체의 스마트폰에 구글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탑재하고 있는 점을 시장 독점적인 행위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구글에 대한 반독점 소송에서 구글이 패할 경우 구글 검색엔진은 어떤 식으로든 규제를 받을 수 밖에 없고 이럴 경우 어떤 검색엔진이 새로 부상할 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독일 슈피겔지에 따르면 구글의 바통을 이을 것으로 보이는 검색엔진은 빙(Bing), 야후(Yahoo), 덕덕고(DuckDuckGo)가 우선적으로 거명되고 있다.
이들이 먼저 거명되는 이유는 미 하원 반독점 소위가 최근 펴낸 보고서에서 비교가 어려울만큼 격차는 크지만 그나마 미국의 검색엔진 시장에서 구글의 뒤를 겨우 쫓아가고 있는 검색엔진으로 언급한 3곳이기 때문이다.
빙은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 마이크로소프트가 운영하는 검색엔진으로 미국 시장내 점유율은 7% 수준으로 그나마 3곳 중에 선두에 있지만 구글의 경쟁상대는 되지 못했다.
그러나 구글이 만약 반독점 판정으로 치명타를 입을 경우 '락인(lock-in)' 효과는 기본적으로 기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상당한 혜택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슈피겔은 분석했다.
락인 효과란 새로운 상품이 나와도 소비자가 다른 제품으로 급격히 전환을 하지 않고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에 계속 머무르는 현상을 말한다. 빙이 워드, 엑셀, 클라우드서비스 원드라이브를 비롯해 MS가 제공하는 다양한 제품과 연동돼 있는 점도 유리하다.
야후는 사라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정도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고 있으며 적어도 미국 내에서는 여전히 사용자가 많은 검색엔진이어서 혜택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빙과 야후는 별도의 검색엔진이지만 빙의 검색결과를 야후와 공유하는 구조로 돼 있어 그렇다.
인터넷 광고업체 인터애드이 올해 기준으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검색엔진 시장 점유율은 구글이 92.54 %, 빙이 2.44%, 야후가 1.64%, 바이두가 1.08% 등이다.
다만 빙의 검색결과가 모두 야후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어서 야후가 빙의 검색점유율을 따라가지 못하는 근본적인 방식에 변화가 있지 않은 한 야후가 빙을 제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덕덕고는 지난 2008년 출범한 신생 검색엔진으로 기존 검색엔진들에 견줄만큼 점유율이 높지는 않다. 미 법무부의 판단에 따르면 덕덕고의 미국내 점유율은 2%에도 못미친다. 하지만 사용자의 정보를 수집하지 않은 정책을 쓰기 때문에 개인 정보 보호 측면에서 검색엔진 업계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개인 정보를 중시하는 현재의 추세를 고려하면 향후 성장 잠재력이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슈피겔은 이밖에 광고 수익을 나무 심는 사업에 쓰는 독일의 친환경 검색엔진 에코시아(Ecosia)와 러시아 1위 검색엔진 얀덱스(Yandex)도 구글의 바통을 이을만한 유망주로 언급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