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과 애플간 충돌 지점은 애플의 새로운 ‘사생활 보호 정책’ 때문이다. 사용자의 정보보호 강화 일환으로 앱이 수집하는 데이터를 공개하고 광고 등의 목적으로 정보를 이용하기 위해선 사용자로부터 동의를 받도록 규정을 바꾸기로 했다. 앱이 사용자의 어떤 정보를 수집하고, 해당 정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대한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게 애플의 정책 의도다.
문제는 페이스북의 주요 수익원인 ‘맞춤형 광고’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사용자들이 자신의 위치를 비롯한 개인 정보를 무작위로 수집하는 앱에 대해 승인 절차를 추가함에 따라 해당 앱 사용성은 떨어지게 된다. 타킷 마케팅 등 사용자 정보를 이용한 페이스북의 ‘맞춤형 광고’ 비즈니스 모델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셈이다.
내달 초부터는 개발자가 광고를 위해 다른 기업의 앱이나 웹사이트에서 사용자 활동을 추적하고자 할 경우 의무적으로 승인을 받아야 한다. 개발자가 새로운 앱을 출시하거나 업데이트할 경우 이러한 개인정보 처리 방침에 관한 정보를 앱스토어에 제출해야 한다.
애플은 내년부터 앱 개발사들이 새로운 사생활 보호 정책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애플 앱스토어에서 앱을 퇴출시킬 것이라고 압박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16일 미 주요 일간지들에 전면광고를 실어 애플이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난하며 페이스북은 중소기업들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페이스북은 애플의 정책이 “기업들이 개인화된 광고를 운영하고 고객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한다”면서 “개인화된 광고가 없으면 많은 중소기업 광고주가 광고비 1달러당 60% 이상의 매출 하락을 겪게 된다”며 “개인화된 광고의 제약은 우리 같은 대기업에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중소기업을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자체 조사에서 애플 정책으로 인해 소형 기업들의 매출은 최대 50%까지 감소할 뿐만 아니라 광고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자신들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외신들은 미국 정부로부터 반독점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애플을 겨냥한 페이스북의 일격은 앞으로 양사간 ‘마찰’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