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은 코로나19로 공장이 한때 문을 닫는 가운데서도 전동화·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시장을 향한 제조사들의 각축이 치열했다.
◇ 코로나發 공장 '셧다운'
올해 자동차 업계는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공장 가동 중단(셧다운)'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
코로나19 초기에는 전장부품이 원활하게 공급되지 않아 현대·기아자동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을 곤혹스럽게 했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와이어링 하네스 등 전장부품 상당수를 바이러스 발원지로 지목된 중국에서 수입해 쓴 탓이다.
그나마 국내 사업장은 방역이 일정 부분 성공을 거두면서 피해가 적었으나 국내 기업의 해외 법인은 타격이 심했다. 예를 들어 현대·기아차는 지난 4월 신흥 시장 인도에서 한 달간 사업을 중단해야 했다.
◇ 노사관계, '상생'과 '공멸' 사이
코로나19는 우리나라 특유의 '갈등적 노사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르노삼성차를 제외하고 현대·기아·쌍용·한국지엠 등 나머지 4개사가 연내에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마무리지었다.
특히 국내 노사관계 표본격인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1년 만에 기본급을 동결했다. 심지어 노조 파업도 없었다. 위기로부터 돌파구를 찾자는 데 노사가 힘을 모으는 모습을 연출했다.
기아차와 한국지엠 노사는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으나 연내 타결 필요성에 공감하며 임단협을 마쳤다.
◇ 니콜라, 알고 보니 '빛 좋은 개살구'?
빛 좋은 개살구였을까. '제2 테슬라'라는 수식어까지 얻으며 승승장구한 미국 수소전기차 스타트업 니콜라가 의혹의 눈길에 휩싸였다.
니콜라는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대형 트럭을 출시하겠다며 주행 영상까지 공개했다. 투자자들은 너도나도 니콜라 주식을 사들였고 주가 주당 93.99달러(약 10만 2000원)까지 폭등했다.
문제는 실체가 없었다는 점이다. 지난 9월 미국 공매도 업체 힌덴버그 리서치가 니콜라를 상대로 사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니콜라의 맨얼굴이 드러나고 말았다. 이후 주가는 곤두박질쳤고 제너럴모터스(GM) 등 니콜라와 협업을 계획한 기업들이 떠나갔다.
◇ 쌍용차, 또 다시 폭풍 속으로
지난 20여 년 동안 주인이 세 번이나 바뀐 쌍용자동차가 또 다시 운명의 기로에 놓였다. 쌍용그룹, 대우그룹, 중국 상해기차에 이은 네 번째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는 "새 투자자가 나타난다면 쌍용차 지분을 매각하겠다"라고 밝혔다.
한때 '티볼리'가 흥행하며 되살아날 기미가 보였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직격탄이 됐다. 쌍용차는 국내외 은행으로부터 빌린 대출 원리금 상환에 실패하며 11년 만에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다행스럽게도 회생절차 개시를 당분간 보류하는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 신청이 받아들여지면서 시간을 벌었다. 쌍용차는 보류 기간인 내년 2월 28일까지 이해관계자들과 원만히 합의해 재기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정의선 현대차 회장 취임
글로벌 5위 자동차 기업 현대차그룹의 수장이 바뀌었다. 몇 년 전부터 사실상 경영을 이끌어온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하고 부친 정몽구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정의선 회장은 회장 취임 이전인 지난 2017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를 직접 소개한 데 이어 보수적이고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바꿔 나가며 '능력 있는 3세 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미래상(像)으로 '종합 모빌리티(이동수단) 기업'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향후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에서 탈피해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로봇 등 미래 핵심 산업을 선도한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