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는 7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시장 무게중심이 비트코인에서 도지코인을 비롯한 이른바 대체코인(알트코인)으로 넘어가고 있지만 도지코인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비트코인이 올들어 약 300%, 이더리움은 약 700% 상승한 것과 비교조차 하기 힘들다.
도지코인의 인기는 구글 검색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도지코인이 차세대 비트코인인가" 같은 도지코인 관련 검색어가 구글에서 주요 검색어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인기 휘몰이 와중에 상대적으로 덩치도 작고, 아직 기반도 약한 도지코인이 덩달아 급등하고 있다면서 둘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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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에는 '희소성'이라는 내재가치 있어
전날 앤드류 베일리 영국은행(BOE) 총재가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모두 까먹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라면서 암호화폐에는 내재가치가 없다고 못박았지만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에는 '희소성'이라는 가치가 애초부터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코인셰어즈의 수석 전략가 멜텀 데미로스는 "도지코인과 비트코인 사이에는 차이점이 많이 있다"면서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차이점이 바로 '공급'에 있다고 말했다.
데미로스는 도지코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공급이 확장(인플레이션)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분, 매일 더 많은 도지코인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무한정 공급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일례로 데미로스는 "매분, 매일, 도지코인이 1만개씩 더 만들어진다"면서 "이는 하루에 약 1500만개, 연간 50억개 도지코인이 만들어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공급이 많으면 가격이 떨어지게 돼 있다. 지금은 네트워크가 빠른 속도로 확장되는 시기여서 공급 확대보다 수요 확대가 더 높지만 네트워크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고 나면 가격 폭락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반면 비트코인은 전체 발행 총량이 딱 2100만개로 한정돼 있다. 채굴이 점점 어려워지고, 한 번 채굴할 때마다 얻는 비트코인 수도 줄어들게 설계돼 있다. 딱 2100만개가 채굴되고 나면 더 이상 채굴할 수가 없다.
핀텍 정보지 FIN 편집자인 제임스 레드베터는 이같은 특성이 비트코인의 '내재 희소성'을 만들어낸다면서 "이는 금이나 다이아몬드가 희소성으로 내재가치를 갖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희소성 때문에 수요가 늘면서 가치가 오를 구조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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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삼아 만든 코인, 도지코인"
플랫폼 기반 자체의 차이도 크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비트코인은 2009년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가명을 내세운 이가 작성한 극도로 정교한 백서를 토대로 만들어졌다. 비트코인을 탈중앙은행 가상 통화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이때문에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비트코인을 가상의 금이자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위험을 회피하는 헤지수단으로 보고 있다.
출범 12년 만에 이제 비트코인은 월스트리트 주요 투자은행들도 관심을 갖는 주류 금융상품으로 성장했다.
반면 도지코인은 출범부터 엉성하다.
2013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그냥 장난 삼아 만들었다.
당시 유행을 타던(밈) 일본 시바이누견 '도지' 이름을 따라 도지코인이라고 이름지었다. 이들은 지금처럼 진지한 상황을 전혀 의도하지 않았다.
마커스는 최근 개미투자자들이 금융정보를 주고 받는 레딧에 올린 글에서 도지코인은 "그냥 재미로 만들었다"면서 "어떤 기대도 계획도 없이 만들었다. 한 3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때문에 도지코인은 허술하다. 비트코인처럼 정교한 보안 장치도 없고, 기술적인 기반도 약하다.
데미로스는 비트코인 투자가 일종의 유희 성격을 띠고 있다면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헤지펀드 퍼싱스퀘어 창업자 마크 큐반을 비롯한 유명인들의 트윗이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메시지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은 탄탄한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는 차이점도 있다.
암호화폐 강세론자인 갤럭시 디지털의 마이크 노보그라츠 CEO는 비트코인과 도지코인은 근본적으로 비교자체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지난 12년간 지속하며 가치저장수단으로서 기능을 입증했고, 점점 성장하고 있다면서 스스로 훌륭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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