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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가 왜 엔터사업을...아마존의 문어발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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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커머스가 왜 엔터사업을...아마존의 문어발 경영?

아마존의 MGM 인수를 묘사한 짤. 사진=NYT이미지 확대보기
아마존의 MGM 인수를 묘사한 짤. 사진=NYT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이 미국 굴지의 영화사 MGM을 84억5000만달러(약 9조5000억원)에 사들인다고 26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아마존이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풀이되고 있다. 관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이 당연한 이유다.

아마존이 공식적으로 밝힌 MGM 인수 이유는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강화하고 아마존 프라임 회원제의 저변을 확대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는 것.

아마존은 이미 ‘프라임 비디오’라는 브랜드로 넷플릭스, 디즈니 등이 꽉 잡고 있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상태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제는 아마존의 유료 구독 서비스로 일반 아마존 고객이 이용할 수 없거나 추가 비용을 내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제공한다. 프라임 비디오의 스트리밍 서비스는 아마존 프라임 회원에게도 제공된다.

프라임 비디오 서비스를 강화하고 아마존 프라임 회원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으로 메이저 영화사를 인수한 것은 이해가 되는 분위기다.

그러나 지난 2017년 미국 최대 유기농 식품업체 홀푸드를 137억달러(약 15조3000억원)에 사들인 이후 역대 두 번째 규모의 자금을 굳이 투자해가면서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으려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달린다는게 미국 유력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분석이다.

NYT의 쉬라 오비데 IT 담당 칼럼니스트가 아마존이 어떤 의도로 이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는지 분석해봤다.

◇애초부터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뛰어든 이유


첨단기술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NYT의 ‘온테크 뉴스레터’를 담당하고 있는 오비데 컬럼니스트는 이날 올린 칼럼에서 “제임스 본드 영화나 영화 로보캅 등으로 유명한 MGM이 프라임 비디오의 스트리밍 서비스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인수하는 것은 그렇다 치더라도 아마존은 무슨 이유로 애초부터 스트리밍 시장에 진출한 것인지가 궁금해진다”고 지적했다.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가 2억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진 아마존 프라임 회원들에게 충분히 쓸모가 있는, 매력적인 혜택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지만 더 근본적으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가 굳이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뛰어들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가 중요한 문제라는 것.

아마존 측은 MGM 인수에 힘입어 프라임 비디오의 경쟁력이 커지면 프라임 비디오를 일정기간 공짜로 볼 수 있는 아마존 프라임 회원들의 충성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프라임 회원이 아마존에서 연간 소비하는 금액은 3000달러(약 336만원)로 일반 회원의 배에 달하므로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강화하면 신규 회원을 늘리든, 기존 회원을 유지하든 프라임 회원제를 유지 및 강화하는데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아마존식 문어발 경영(?)


최근 ‘얽매이지 않는 아마존(Amazon Unbound)’라는 책을 펴낸 아마존 전문 작가 겸 언론인 브래드 스톤은 그런 측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얘기다. 말하자면 아마존만 가능한 ‘아마존식’ 문어발 경영 또는 ‘아마존식’ 사업 다각화라는 것.

스톤은 “아마존내 엔터테인먼트 사업부에서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와 프라임 회원제의 상관 관계를 연구한 결과 “프라임 비디오 시청률과 프라임 회원제의 소비 행태 사이에 커다란 연관성이 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프라임 비디오를 공짜로 보여주는 서비스 때문에 프라임 회원들의 행동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인 셈이다.

그는 오히려 “제프 베조스 CEO의 야망, 즉 TV 드라마와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욕심이 투영됐다고 보는게 진실에 가까울 것”이라고 해석한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로 성공한 아마존 입장에서든, 세계 최고 부호의 자리에 오른 베조스 CEO의 입장에서든 넘쳐나는 자금력을 쏟아부을 새로운 사업이 어떤 식으로 필요했다는게 스톤의 분석이다.

바꿔 말하자면 아마존이 내세우는 명분에도 아마존이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새로운 사업에 거금을 들여 뛰어드는 것은 대성공을 거둔 덕에 감히 할 수 있는 선택이라는 얘기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