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태블릿 시장 규모는 458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4% 성장했다. 이는 지난 8년 새 최대 규모 성장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이 확대되면서 태블릿 판매량도 덩달아 늘었다.
제조사별 출하량은 아이패드를 앞세운 애플이 1위를 유지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급속도로 성장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애플은 약 37%의 점유율을 지켰으며 삼성전자도 20% 가까운 점유율을 지켰다. 점유율은 애플이 앞섰지만, 증가율은 삼성전자가 더 높았다.
화웨이는 최근 메이트패드 프로를 선보이며 점유율 반등을 노리고 있다. 메이트패드 프로는 이전 화웨이 태블릿 브랜드였던 미디어패드와 달리 고성능 태블릿이지만 화웨이 자체 OS인 하모니를 탑재해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력을 갖기는 어렵다.
메이트패드 프로는 12.6인치 OLED 디스플레이에 기린9000E, 8GB 램, 256GB 내장 메모리를 탑재했다. 후면 트리플 카메라와 1만50mAh 배터리, 총 8개의 스피커를 장착했다. 4가지 모델로 출시되며 가격은 최대 1252달러(약 142만원)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중저가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화웨이의 공백을 노린 것이 점유율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탭S7 FE와 갤럭시탭A7 라이트 등 중저가 모델을 대폭 확대하며 점유율을 높였다. 갤럭시탭S7 FE는 70만원대 모델로 갤럭시탭S7 5G의 절반 수준 가격이다. 갤럭시탭A7 라이트는 20만원대 저가 모델이다.
갤럭시탭S7 FE는 퀄컴 스냅드래곤 750 5G와 12.4인치 LCD 디스플레이에 S펜을 탑재했다. 1만90mAh 배터리에 45W 고속 충전을 지원하며 가격은 최대 78만원이다. 갤럭시탭A7 라이트는 8.7인치 LCD 디스플레이에 S펜을 지원하고 배터리 용량은 5100mAh다. 가격은 LTE 모델 23만원, 와이파이 모델 18만원이다.
다만 레노버 역시 화웨이의 빈자리를 공략하며 전년 대비 점유율이 2배 가까이 상승했다. 레노버는 최근 온라인 학습과 동영상 시청에 최적화된 태블릿 P11을 국내에 출시한 바 있다. 또 지난달 LG유플러스와 협업해 태블릿을 활용한 이동형 IPTV를 선보이기도 했다.
중국에서는 18일부터 샤오신 패드 프로 2021의 예약 판매가 시작됐다. 샤오신 패드 프로 2021은 퀄컴 스냅드래곤 870을 탑재하고 6GB 램과 120GB 내장 메모리를 장착했다. 11.5인치 디스플레이에 8600mAh 배터리, JBL 4스피커와 돌비 애트모스, 전·후면 듀얼 카메라를 갖췄다. 가격은 2699위안(약 47만원)이다.
이 밖에 샤오미는 태블릿 점유율 5위권 밖에 있지만, 올 하반기 신제품 태블릿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앞서 샤오미는 2018년에 미 패드4를 출시한 바 있다. 전자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중 샤오미가 미 패드5를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의 시장상황이 공고하고 삼성전자의 공세가 이어지는 만큼 당분간 중국 기업이 급부상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신 코로나19 이후에도 태블릿에 대한 수요는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돼 시장 규모 전체가 커질 가능성은 남아있다.
SA는 "재택근무의 보편화로 생산성을 높여주는 기기로 태블릿이 주목받고 있다"며 "자가격리 등 코로나19로 인한 제한이 끝나더라도, 사람들의 태블릿에 대한 인식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애플은 최근 아이패드 프로 5세대를 선보인데 이어 올 하반기 아이패드 미니 6세대도 판매한다. IT전문 팁스터 존 프로서가 지난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아이패드 미니 6세대 렌더링 이미지에 따르면 전작과 비슷한 디바이스 크기에 전면 홈버튼이 사라진 게 가장 큰 특징이다.
테두리 상단 전원버튼에 터치ID가 통합됐고 전작에 이어 애플펜슬을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존 프로서는 아이패드 미니에 걸맞는 전용 애플펜슬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