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8일(현지 시각) “델타 변이가 전파력이 높아 세계적으로 우세종(種)이 되고 있으며 이 과정은 상당히 진척돼 있다”고 밝혔다. 델타 변이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알파 변이(영국발)보다 전파력이 60%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어떤 코로나19 바이러스보다 가공할 만큼 전파력이 강력하다는 것이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백신 모범국’ 영국은 이달 21일부터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재택근무 등 방역 지침을 완화하려다 시행을 4주 연기했다.
호주는 시드니와 인근 지역에 봉쇄령까지 내렸다. 최근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정부는 지역에서 델타 변이가 일부 확인되면서 시드니와 인근 지역에 부분 봉쇄령을 내렸다.
NSW주 정부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2명 발생하고 감염 위험 장소가 늘어나자 시드니시·울라라·랜드위크·웨이벌리를 대상으로 외출금지 등 긴급 봉쇄를 발표했다.
글래디스 베레지클리언 주총리는 "지난 24시간 동안 지역사회 감염이 29건으로 증가하는 등 델타 변이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 속도 때문에 봉쇄령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3~5일 정도의 단기 봉쇄로는 감염'0'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의료 전문가의 충고를 받아들여 2주 봉쇄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봉쇄 기간 동안 대상지역 주민들은 생필품 구매·운동·의료 또는 동정적 돌봄·생업 또는 교육 등 4가지 필수 목적 이외의 외출이 금지된다.
마스크를 벗었던 이스라엘은 델타 변이를 중심으로 한 가파른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자 서둘러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복원했다.
예루살렘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 보건부는 지난 25일 정오부터 전국에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중국에선 델타 변이 감염 환자 1명 때문에 선전시 공항 운영이 멈추기도 했다. 화웨이와 텐센트 등 대표적인 중국 IT 업체들이 몰려 있는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서 델타 변이 감염 환자가 나와 선전시 당국이 항공기 700편의 운항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다음 달 4일 ‘코로나19 독립’을 선언하려던 미국에도 델타 변이가 확산하고 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델타 변이의 비중이 2주 만에 2배로 늘어나 20%까지 올라갔다고 밝혔다.
특히 델타 변이가 가장 많이 퍼진 미주리주(州)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증가하며 병원들이 압박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주리주는 코로나19 감염 사례 중 델타 변이의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
독일도 델타 변이로 초비상이다. 독일 보건당국이 델타 변이가 지배종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가을에 재차 급격한 4차 확산을 막으려면 백신 접종을 끝내고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계속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옌스 슈판 독일 보건장관은 "델타 변이는 여름 내에 지배종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이에 대응하는 가장 좋은 수단은 백신 접종"이라고 말했다.
독일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델타 변이 감염 비율은 15%로 확대됐다. 지난달 말에는 3.7%에 불과했던 이 비율은 이달 초 6.2%로 늘어났다가 2주여 만에 2배 이상으로 늘었다.
한편 중국 최고의 호흡기 질병 권위자로 알려진 중난산(鐘南山) 중국공정원 원사는 코로나19 델타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해 밀접접촉자의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난산은 27일 중국중앙(CC)TV와의 인터뷰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는 독성이 강하고 전염성이 매우 높아 기존의 밀접접촉자 개념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 원사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함에 따라 확진자와 발병 4일 전까지 같은 공간이나 건물에 있던 사람들을 모두 밀접접촉자로 분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