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발표한 2분기 EV 세계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2배 늘어난 20만1250대로 분기로서는 사성 처음 20만 대를 넘었다. 미·중의 두 공장에서 생산하는 주력 차량 모델3와 파생 차종 모델Y의 판매 대수가 2.5배인 19만9360대로 전체의 99%를 차지했다.
테슬라는 지역별의 판매 대수를 밝히지 않았지만, 조사회사인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2021년 2분기 중국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4배인 약 5만9300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동안 2.8배인 약 4만300대를 판 미국 시장을 크게 웃돌았다. 2019년 말 상하이에서 현지 생산을 시작한 지 2년도 안 돼 중국이 테슬라의 최대 시장이 됐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품질 대응을 둘러싸고 테슬라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 열린 상하이 국제자동차 쇼에서는 충돌 사고를 냈다는 테슬라 차량의 여성 소유주가 테슬라 부스의 전시 차 지붕에 올라타 브레이크 품질에 문제가 있다고 항의했다. 이는 중국 국영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중국에서는 안보 갈등이 현지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에게 타격을 주는 경우가 많다. 2017년에는 주한미군의 사드를 둘러싸고 한국에 대한 감정이 악화돼,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3위 안팎이었던 현대차는 불매운동으로 장기적인 점유율 후퇴를 겪어야 했다.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은 중국 정부가 외자에 의한 단독 출자를 처음으로 인정한 자동차 공장이다. 테슬라는 일·미·유럽의 자동차 업체에 앞서 EV의 현지 생산 체제를 정비했지만 가동 2년이 채 못 된 지금은 정치적인 풍향이 완전히 바뀌었다.
테슬라는 상하이 시에서 EV공장 용지의 추가 취득 계획을 중지했다. 원래 계획은 기존 공장의 부지를 확장하고 공장을 증설해 유럽과 일본, 미국 등에 수출하려 했으나, 미중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중국 생산 비중을 제한하는 방침으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서는 ‘테슬라의 중국 리스크는 성장 계획에 위협이 된다’며, 테슬라주의 하락을 전망해 적극적인 공매도를 거는 움직임도 있다. 미 중 대립이 한층 깊어지면, 테슬라가 미국 측에 압력을 가하기 위한 중국의 좋은 표적이 될 가능성도 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