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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지·기저귀 값도 오를까?…떨어지던 펄프값 다시 오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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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지·기저귀 값도 오를까?…떨어지던 펄프값 다시 오름세

캐나다 대홍수·운송망 차질 등 펄프값 인상 부추겨
상승 지속된다면 화장지 등 인상 전망
펄프값 인상으로 가격 인상 압박…해외 업체는 이미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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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올 들어 펄프값이 다시 뛰고 있다. 지난해 말 발생한 캐나다 서부 대홍수와 운송망 차질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제지 업체들이 화장지 등 펄프를 사용한 제품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일부 제품들은 펄프 가격과 등락을 같이하는 가격 움직임을 보였고 해외 제지 업체들은 가격 인상 조정에 나섰다.

12일 산업통산자원부 원가가격정보에 따르면 3월 미국 남부산혼합활엽수펄프(SBHK) 가격은 톤당 785달러로 집계됐다. 전월과 비교하면 110달러가 올랐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0달러(8.28%) 값이 뛰었다. 925달러로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해 6월 가격보다는 아직 낮지만 지난해 12월 655달러까지 내려갔던 펄프값이 올들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펄프값이 다시 뛰고 있는 데에는 우크라니아 사태와 지난해 말 서부 캐나다의 대홍수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제지는 최근 가격 인상 공문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펄프 및 전분 공급 중단, 서부 캐나다 대홍수에 따른 철도 운송 중단과 해상 운송 악화 지속, 핀란드 제지사 UPM 키미네 공장 노동자들의 파업 장기화”로 펄프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임업이 발달한 캐나다 서부에서 500년 만에 발생한 대홍수가 철도와 해상 운송에 차질을 주고 있다며 그 영향으로 국제 펄프가격이 급등했다고 설명했다.

핀란드 임업 기업 UPM키미네 키미네는 유럽 종이 공급량의 40%가량을 차지하는데, UPM 노동자들은 올해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외신에 따르면 UPM 노동조합은 이달 30일까지 파업을 연장하기로 결정하면서 지난 1월부터 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펄프값 상승 추세가 지속된다면 제지업체들이 경영 실적 악화를 막기 위해 제품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제지업계에 따르면 화장지 등 위생용지 제품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율은 45~60% 정도다. 이밖에 펄프를 원료로 사용하는 제품은 기저귀·생리대·물티슈 등이다.

본지 취재 결과 제지업체들은 “구체적인 인상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거나 “확인해줄 수 없다”고 함구했지만 지난해 펄프값 등락에 따른 제품 가격 변동이나 해외 업체 사례를 통해 제품가 인상 가능성을 가늠해볼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의 생필품 월별 가격 추이를 보면 LG생활건강 ‘쏘피 바디피트 볼록맞춤 날개 중형(32개입)’의 1개당 가격은 펄프값이 뛰던 △2021년 5월 247원 △2021년 6월 250원 △2021년 9월 276원으로 오름세를 보이다가 펄프 가격이 하락하던 2021년 10월과 11월에는 각각 247원과 241원으로 낮아졌다.

화장지 일부 제품도 펄프값과 오르내림을 같이하는 흐름을 보였다. 유한킴벌리 ‘크리넥스 데코 앤 소프트 3겹(24롤)’의 1개당 가격 또한 △2021년 5월 888원 △2021년 6월 1063원 △2021년 7월 1132원으로 오르다가 2021년 8월 1118원으로 값이 떨어졌다.

지난해 SBHK 가격은 5·6월에 톤당 925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뒤 7월(885달러)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12월 655달러로 집계됐다.

해외 제지 업체들은 이미 가격 조정에 나섰다는 점도 국내 가격 인상을 가늠해볼 수 있는 요인이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다이오제지는 티슈, 화장지 등 제품 가격을 지난달 22일 출하분부터 15% 인상했다. 앞서 대만의 화장지 최대 제조업체인 융펑은 지난 2월 화장지 및 청소 용품 가격을 최대 20% 인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도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bh753@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