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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도시숲, 일일신(日日新) 그리고 탄소흡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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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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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도시숲, 일일신(日日新) 그리고 탄소흡수원

이영한 지속가능과학회 회장이미지 확대보기
이영한 지속가능과학회 회장

다산 정약용은 “성령을 편안히 기르고, 정신을 펼치며, 혈맥이 잘 통하고, 손발이 뛰며 춤추게 하는 것은 반드시 산에 오르고, 물가에 나가며, 꽃을 찾아다니고, 버들 숲을 거닐 때에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4월은 일일신(日日新)의 달이다. 하루하루가 새롭고 생동감을 배가한다. 사람들은 주말이면 산으로, 물로, 꽃을 찾아, 숲길을 거닐고 있다. 한 겨울동안 움츠렸던 성령, 정신, 혈맥, 손발이 생동하는 시간이다. 특히 코로나19로 하루 확진자수가 3월 중순경에 세계 최악이었던 40만 명을 고비로 점점 줄어들고 있는 요즘, 야외 명소마다 봇물이 터지듯이 인파가 운집하고 있다.

학생들이 “어떤 한옥이 명품입니까?” 하고 질문하면, “그 집의 정원을 보라”고 대답한다. 건물이 아무리 잘 지어졌을 지라도 정원이 빈약하다면 명품이라고 말할 수 없다. 보통 한옥은 “건물 반, 정원 반”으로 보면 된다. 한옥에 연못이 있거나 계곡물을 끌어들여 정원을 만들었으면 그 한옥은 프리미엄급이다. 우리 선조들은 비록 경제적으로는 가난했지만, 밝은 따스한 햇빛을 품은, 꽃과 나무로 조성된 정원으로 둘러싸인 환경에서 자족하면서 살아왔다. 정원은 힐링 공간이면서 생명력의 장소였다.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파크는 도시디자인 역사에서 하나의 혁신적 성과이다. 1858년에 조경가 프레더릭 옴스테드(F. L. Olmsted)와 건축가 캘버트 복스(C. Vaux)가 제안한 ‘그린을 향한 계획(Greensward Plan)’에 의하여 센트럴파크가 조성되었다. 맨해튼의 중앙 지대에 남북길이 4.1㎞, 동서길이 0.83㎞의 약 100만평(3.41㎢) 녹지대이다. 일반적으로, 지가가 가장 비싼 도시의 중앙 지역은 상업이나 업무 등 기능으로 고밀 개발되는 것이 통례인데, 그와 반대로 공공적인 대규모 공원으로 조성한 것이다. 서울 사대문안의 종로거리나, 강남의 테헤란로를 공원 지대로 조성한 격이다. 센트럴파크는 고밀도 거대 도시인 뉴욕시에서 산소를 공급하는 허파와 같은 존재이다.

도시의 그린 공간이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다시 조명되고 있다. 탄소중립이란 “탄소 배출(+) + 탄소 흡수(-) = 0”이 되는 순탄소배출량 0(Net Zero)가 되는 것이다.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는 것이 물론 중요하지만, 배출된 탄소를 흡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탄소 흡수 방법으로는 토지이용, 토지이용변화 및 임업(LULUCF : Land Use, Land-Use Change and Forestry) 흡수원과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CCUS) 등이 있다.

2018년 한국 LULUCF 흡수량은 4130만tCO2e로, 국가 총탄소배출량(7억2760만tCO2e)의 5.6%이다. 2030년 NDC에서 LULUCF 흡수량은 –2670만tCO2e로 총탄소배출량의 6.1%에 해당한다. 분야별로는 산림이 2550만tCO2e(95%), 해양이 110만tCO2e며, 도시녹지가 그린벨트와 택지개발, 정비 사업 등을 통해서 1만tCO2e를 흡수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도시녹지는 친환경과 생태계 보호, 시민의 심신 건강 증진뿐만 아니라 탄소흡수원으로서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미국 농업부에 의하면 건강한 어린 나무 한그루는 소형 에어컨 10대의 냉방 효과가 있다고 한다. 건물 주변에 적절히 식재하면, 소요 냉방 에너지의 30%를 절약할 수 있다고 한다. 도시 숲은 천연 에어컨으로 기온을 약 4.5℃ 낮춰준다. 국내 한 연구에 따르면, 느티나무 1그루의 탄소 흡수량은 가정용 전력 소비로 인한 1인당 탄소배출량의 5%와 같다고 한다. 1인당 20주를 심으면, 가정용 전력 소비 탄소배출량을 100%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연구는 각 개인들이 넷 제로를 실천하기 위해 부담해야 할 의무를 체감할 수 있게 하는 하나의 유익한 자료라고 생각한다.

1인당 20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지구(mother earth)는 나의 모태요 우리들의 어머니이니까.


이영한 서울과학기술대 건축학부 교수(지속가능과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