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고 먹는 것은 물론 어린이날 아이들과 찾게 되는 극장과 테마파크까지 전방위적으로 가격이 인상돼 어린이날이 무섭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치킨 값도 올랐다. 지난 2일부터 노랑통닭은 메뉴별 가격을 최대 2000원 올렸다. BBQ도 이날부터 전 메뉴 가격을 2000원 인상했다. 이에 따라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 치킨 한 마리 값만 2만원이다. 어린이날, 4인 가족이 롯데월드에 가서가 치킨 두 마리만 사 먹어도 26만원을 훌쩍 넘게 된다. 여기에 놀이공원까지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기름값과 간식비 등을 고려하면 부담은 더 커진다.
경기도 부천시에 사는 주부 정모씨(30대 후반)는 "물가가 올랐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아이들과 어린이날 계획을 짜면서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새삼 느꼈다”며 “어린이날이면 꼭 가는 놀이공원 티켓 값도 부담"이라고 했다. 또 "외식비, 기름값까지 줄줄이 오르니 어깨가 무겁다"고 덧붙였다.
정씨만의 얘기가 아니다. 인터넷 맘카페를 중심으로 어린이날을 앞두고 높아진 물가에 부담을 느낀다고 호소하는 부모가 많다.
부천지역 맘카페의 한 회원은 "해가 갈수록 오르는 물가와 갈수록 스케일이 커지는 아이들 때문에 이번 어린이날도 무섭다"며 "세상물정을 몰랐던 건지 자전거 사달라고 하기에 흔쾌히 오케이 했는데 최소 30만원은 줘야 한다고 해서 놀랐다"고 했다.
대전지역 맘카페 회원은 "마트 가서 어린이날 선물을 미리 사줬는데 제일 싼 게 4만~5만원 선이고 크기나 부피가 있으면 10만~20만원도 우습더라"며 "아이들이 좋아해서 기쁘지만 속은 쓰리다"고 말했다. 이외 다른 지역 맘카페에도 "요즘 선물 하나 사기도 너무 버겁다", "작은 레고 사주는 것도 후덜덜했다", "어린이날 점심과 저녁 배달시킬 생각이었는데 이것도 만만치 않다" 등의 반응이 많았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4월 물가'가 이를 잘 대변한다. 올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4.8%를 기록했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무려 5.7% 상승했다. 상품별 물가를 보면 석유류가 34.4%, 가공식품이 7.2% 상승했다. 공업제품은 7.8% 올랐다. 개인서비스 물가도 1년 전보다 4.5% 상승했다. 외식물가는 3월에 이어 6.6% 증가했다
문제는 물가 상승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통계청은 물가 전망에 대해 "상당 폭의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당분간 오름세를 둔화시킬 요인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