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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高 짠테크] "유통기한 임박상품 사요"...지출 통제나선 주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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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高 짠테크] "유통기한 임박상품 사요"...지출 통제나선 주부들

대형마트 횟수만 줄여도 장보기 비용 40% 절감
쇼핑 시엔 '마감세일' 이용, 포인트·적립금으로 생필품 쇼핑

서울 소재 한 마트.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소재 한 마트. 사진=뉴시스
#.4살짜리 아들은 둔 가정주부 백모씨(35). 백씨는 얼마 전부터 허리띠를 더 바짝 졸라맸다. 천정부지로 오른 물가 때문에 전 보다 아껴도 남는 돈이 없어서다. 먹고, 마시고, 입는 모든 것이 올라 '강제 지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는 백씨는 오늘도 '냉장고 파먹기'로 세끼를 챙기고 있다.

물가가 쉬지 않고 오르고 있다.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생산자물가지수가 5개월 연속 상승했다. 5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19.24(2015년=100)로 전달보다 0.5% 상승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뛰면서다. 이에 따라 소비자물가는 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생산자물가는 일반적으로 1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백씨가 소비 고삐를 더 죄기 시작한 것은 두 달 전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에서 5%를 대를 육박하던 시점이다. 백씨는 이때부터 높은 물가를 뼈저리게 체감하고 불필요한 소비는 더 줄이기 시작했다고 했다.

백씨는 "평소 알뜰주부까지는 아니어서 한 달에 2~3번 먹고 싶은 외식도 하고, 장도 자주 보러 다녔는데 장바구니 물가가 와 닿기 시작한 뒤로 절약을 실천 중"이라며 "즐겨 먹던 삼겹살, 닭고기 등이 20~30%까지 오른 거 같고, 외식물가도 상승해 아끼는 게 생활화됐다"고 털어놨다.
고정비인 식비를 줄이기 위해서 백씨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장보기 횟수를 줄이기였다. 한 달에 온·오프라인으로 많으면 6회까지도 장을 봤는데 최근에는 이를 절반 수준으로 줄였다. 냉장고에 주요 재료가 떨어질 때까지 장을 보지 않고 버티는 것을 방법으로 택했다. 덕분에 장보기로 나가는 비용이 40%까지 축소되는 효과를 봤다.

대형마트를 가거나 온라인으로 신선식품을 주문할 때는 '마감세일'이나 '유통기한 임박 코너'를 이용한다.

백씨는 "대형마트에 저녁 8시쯤 방문하면 장기간 팔 수 없는 신선식품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덤을 주기도 해 마감세일이 있는 늦은 저녁을 이용해 장을 본다"면서 "금방 사용할 식재료는 유통기한 임박 상품으로 해결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과점도 저녁시간에 가면 할인이 커 간식도 이 시간을 이용해 챙긴다"면서 "세일 전만큼 종류가 많지는 않아도 가격적인면에서 매리트가 크다"고 덧붙였다.

생필품은 카드 포인트를 활용해 구입 중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두루마리 휴지, 물티슈, 주방세제를 포인트로 결제해 공짜로 득템했다.

유아동품 구매가 잦은 백씨는 다양한 혜택으로 무장한 유료 멤버십도 적극 이용 중이다. 백씨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쿠팡 와우 멤버십 회원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네이버 쇼핑 등에서 네이버페이로 결제 시 결제금액의 최대 5%를 적립해 준다. 한 달에 8만원 이상만 쇼핑해도 연간 이용권 수준의 포인트를 받을 수 있어 적립 혜택으로는 대적할 자가 없을 수준이다.

쿠팡 와우 멤버십 고객은 회원 전용 할인과 무료배송 혜택 등이 강점이다. 하나만 사도 무료배송이 되기 때문에 배송비를 벌기 위해 불필요한 제품을 사지 않아도 되고 와우회원에게만 열리는 할인전도 쏠쏠하다.

지역 맘카페에도 '짠테크' 노하우를 공유하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가계부 작성은 기본이고 생활비를 고정화시켜 그 이상을 넘기지 않도록 하는 것을 원칙으로 지출을 통제했다. 고유가에 대중교통 이용을 생활화하고 세일 품목 위주로 쇼핑한다는 글들도 많았다.

수원 맘카페의 한 회원은 "배달비가 비싸서 포장주문으로 사 먹고, 식료품은 아무래도 대용량이 저렴하니 대용량으로 사서 소분해 얼리기도 하고 있다"며 "아이들 장난감이나 책은 중고거래를 이용한다"고 했다.

의정부 맘카페 회원은 "얼마 전에 통신비를 아끼려고 알뜰폰 요금제로 바꿨다"라며 "주말에 집에 있기 지루해하는 아이들과는 국립박물관, 어린이대공원 등 입장이 무료거나 저렴한 곳을 최대한 이용하려고 한다"는 게시물을 남겼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장보기 필수 품목인 계란, 콩나물, 두부 등을 중심으로 PB상품이나 저가 상품 판매가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외식비 부담이 높아지면서 밀키트 매출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송수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sy12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