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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우주를 석권한 국가 ESG 게임 체인저 '누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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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워치] 우주를 석권한 국가 ESG 게임 체인저 '누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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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주 국가ESG연구원 공동대표
지난 여러 달에 걸친 우크라이나의 전쟁과 러시아 가스공급의 무기화에 세계적 공급망이 붕괴되고 있다. 치솟는 인플레이션으로 서방세계 지도자의 권위마저 추락하는 악재가 겹쳐 국가적 ESG 추진력이 약화되고 있다. 탈원전 친환경에 앞장섰던 독일과 오스트리아조차 치솟는 에너지 물가의 공포를 막지 못해 결국 석탄발전 가동을 재개한다는 고육책을 내놓았다.

지구촌의 악조건으로 말미암아 ESG에서 추구하는 기본권인 안전은 안보로 확대되어 경제안보·기술안보·외교안보 차원에서 접근하는 실정이다. 이렇게 암울한 지구촌의 현상을 비웃듯이 한국의 '누리호'는 활짝 열린 우주를 향해 포효하듯 날아서 저궤도에 훌륭하게 안착함으로써 온누리에 큰 희망을 안겨줬다. 현재 자체 개발한 추진 장치와 로켓으로 실용급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던 국가는 전 세계 6개국뿐으로 한국이 7번째로 뛰어들었다.
이번 '누리호'의 성공은 우주기술의 경쟁력을 확인하는 과정이자 총 300개 이상의 한국 기업들이 협업하여 국내에 '우주산업생태계'를 형성했다는 점에서 미래의 ESG 발전을 위해 많은 시사점을 준다. 국가 ESG 전략의 궁극적 종착점은 ESG 자원이 풍부한 우주 공간에 두기 때문이다.

첫째, '누리호'의 성공은 ESG 자원 부국을 중심으로 에너지 패권을 대이동시키는 게임체인저의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다. 달 표면에는 실리콘, 철, 알루미늄, 티타늄, 칼슘, 마그네슘 등 지구에서 활용이 쉬운 다양한 자원들이 매장되어 있다. 달에는 21세기 ESG 공급망 시대에 최고의 전략 자원으로 꼽히는 회토류와 우라늄 외에도 헬륨3이 100만t이 매장된 것으로 추산된다. 헬륨3은 지속적으로 태양풍에 의해 달에 퇴적되고 있어 고갈 우려가 거의 없다는 강점이 있다. 헬륨3을 핵융합 발전에 활용하면 유해 방사성 폐기물 없이 원자력 발전의 5배 이상 효율로 전기 에너지를 끌어올리는 핵심적 친환경적 대체 에너지원이 된다. 헬륨3의 1t이 약 3000억 원의 가치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달 전체에 부존하는 헬륨3은 100만 조원으로 추정된다.
둘째, 기술안보는 ESG 성공을 위한 핵심 요소이다. 달에서 헬륨3을 채굴해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달에서 헬륨3의 채굴은 물론 지구로의 운송 과정이 기술적으로 어렵고 게다가 천문학적 비용이 소요된다. 먼저 달에 존재하는 헬륨3 지도를 만들어 채굴지역을 분석하고 달에서 물과 햇빛을 확보하는 방안을 파악해야 한다. 달에서 물은 자원 채굴 기지에 거주할 인간에게도 필요하며 물의 전기분해를 통해 달 수송선 연료를 얻을 수도 있다. 달의 극점과 같이 얼음이 많아 물을 얻기 쉬운 지역들을 선점하기 위한 국가 간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달 토지 소유권 문제 등 우주 법안 구체화도 선행되어야 한다.

셋째, 효율적인 우주탐사를 위해 국제협력이 중요한데 이번 누리호의 성공으로 한국은 기술뿐 아니라 국제사회에서의 우주외교 능력을 확보하게 됐다. 우주탐사를 위한 다양한 장비와 발사체 등을 구비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므로 우주기술 연합체를 통해 우주 네트워크를 확보해야 한다. 예컨대 2020년 미국 주도 8개국 연합체가 NASA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 국제적 '아르테미스 프로그램(Artemis Program)' 체제를 구축했다. 한국은 2021년 '우주법' 개념인 아르테미스 약정(Artemis Accords)에 서명한 후 달착륙선을 비롯한 우주탐사에 탄력을 받게 되었다. 이번 '누리호'의 성공으로 '달전쟁' 승부에 가까이 하게 되었고 2025년이면 달에서 광물 채굴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기술종속 관계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한국만의 비교우위를 확보해야 하는데 IT 강국 한국의 독자적·압도적 채굴기술과 세계를 선도하는 미국의 우주기술이 결합된다면 한국·미국이 달 자원을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

넷째, 한국은 IT강국의 입지를 살려 독립적·능동적인 우주산업을 추구하고 있다. 4차산업 혁명에 대비한 범지구적 위성항법시스템(Global Navigational Satellite System, GNSS)을 K-우주산업에서 주체적으로 서비스하는 것도 의미가 크다. 가령 무인으로 운행되는 비행기·드론이나 선박 그리고 자율 주행차 시대에는 항법위성이 제공하는 정확한 PNT 정보기술이 필요하다. 위치(Positioning), 항법(Navigation), 시각(Timing)에 맞춘 초정밀의 PNT 항법위성에서의 정보제공은 원래 군사적 목적을 위해 개발되었지만 현재 위치정보가 필요한 자동차, 인터넷, 스마트폰 등에 서비스되고 있다.

더욱이 한국은 세계 최초로 성공시킨 환경 탑재체가 실린 정지궤도 위성을 성공시켰다. 이는 평균적으로 7년에 1개씩 개발되기도 어려운 초고난도 정지궤도 위성으로 4배 이상 개선된 해상도로 전 세계 대기오염과 해양오염 등을 정밀하게 관측할 수 있다. 이 신형 정지궤도 위성을 대규모로 띄워 실시간으로 전 세계 모든 국가별 환경오염 정도를 정밀하게 측정해 국가별로 환경세를 물리는 것이 가능하다. 중국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한반도로 건너오는 과정을 실시간 영상으로 확보할 수 있다.

한편 인프라 비용이 적게 드는 큐브위성은 최첨단 기술력만 보유하면 얼마든지 1위가 되는 시장이다. 이번 큐브위성에는 여러 파장대의 빛을 동시에 촬영할 수 있는 초분광 카메라가 장착되어 지구를 관측할 수 있고 빛의 반사를 이용해 물체가 무엇인지도 예측할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이 탑재되어 있다. 지면에서 보이지 않아도 내부에 어떤 광물이 있는지 농업분야에선 수확물이 얼마나 상했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다섯째, 이번 누리호가 발사했을 당시 재사용 기술이 적용되어 앞으로 우주산업 역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비용절감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설립된 지 20년 만에 전 세계우주산업의 최강자가 된 이유는 바로 비용 절감 때문이었다. 스페이스X는 세계 최초로 상용 우주선 발사, 궤도 발사체 수직 이착륙, 궤도 발사체 재활용, 민간 우주 비행사의 국제 우주 정거장 도킹 등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더구나 BBC는 한국이 '누리호'를 기반으로 ICBM을 만들면 주변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군사능력을 갖추는 군사안보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아무쪼록 그동안 박봉에 묵묵히 봉사하신 우리의 연구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모두 함께 우리나라가 우주강국이 되는 밝은 미래를 꿈꾸기를 기대한다.


이혜주 국가ESG연구원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