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실내가 '집'과 같은 편안한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기존 운전자 중심을 넘어 거주공간으로 개념이 바뀌고 있는 것.
◆인테리어, 차량의 상품성 결정
차의 인테리어는 크게 인스트루먼트 패널, 콘솔, 도어로 구성된다. 그리고 디자인 구조와 장식 요소에 의해 운전자 시계, 조작용이성, 거주성, 개방감 등이 결정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처럼 다양한 인테리어 특징이 차의 성격을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크게 운전자, 거주, 후석 공간 중심 등 3가지로 나뉜다.
운전석 위주의 공간은 현대차 아반떼 N, 푸조 308 등이 대표적이다. 아반떼 N은 철저히 운전자 중심으로 설계된 인테리어를 제안한다. 마치 비행기의 조종석처럼 모든 실내 요소가 운전자 쪽으로 집중되어 있다. 푸조 308도 운전자 위주의 실내 구성이다.
거주 공간 중심을 나타내는 모델은 현대차의 아이오닉 5다. 이 모델은 편안한 거주 공간이라는 테마를 반영해 생활과 이동의 경계를 넘나드는 혁신적인 실내 공간을 구현했다. 3000mm에 달하는 긴 축간거리와 평평한 바닥은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의 특징이 반영한 결과다.
후석공간 중심의 실내는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차량에서 엿볼 수 있다. 이 차량에서는 VIP 고객의 이동 공간이라는 목적에 따라 널찍한 공간과 고급스러운 마감을 강조하며, 고객의 프라이버시를 고려한 독립적인 구조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자율주행의 발전은 실내를 색다른 경험을 주기 위한 새로운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콘셉트카, BMW가 공개한 신차가 이런 특징을 담고 있다.
현대차 콘셉트카 세븐의 실내는 거주성을 향상시켜 탑승객들이 자유롭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차량 탑승부터 세븐은 운전석 쪽에 하나의 도어, 조수석 쪽에 기둥이 없는 '코치 도어'를 적용해 비대칭적인 도어 배치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실내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조성한다. 코치 도어는 앞 도어는 일반 자동차 같이 열리고 뒷좌석 문은 반대 방향으로 열리는 형태를 말한다.
기아 EV9은 상황에 맞게 시트 방향을 변경할 수 있는 실내를 갖췄다. EV9은 주행과 정차 상황에 따라 시트 방향을 변경할 수 있는 3가지로 변경이 가능하다. BMW 7시리즈는 탑승객을 위한 거대한 시어터 스크린을 적용했다. 천장에서 내려오는 대형 모니터는 32:9 비율의 31.3인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로 구성된다.
모습은 다르지만 이들이 추구하는 바는 같다. 차는 이제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닌 운전의 즐거움, 가족의 편안한 이동, 레저 활동 최적화 등 고객이 바라는 이상적인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자율주행 기술과 전동화가 보편화되는 미래에는 이동 공간과 거주 공간의 경계가 한층 희미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비즈니스, 의료, 물류, 주거 등 사용자 목적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PBV(목적기반모빌리티) 콘셉트의 사례처럼, 공간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