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인 아파트 매매 비중 하락세 지속
"글로벌 경제 위기 겹쳐 투자심리 꺾여"
"글로벌 경제 위기 겹쳐 투자심리 꺾여"

12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8월 아파트 거래는 1만9516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외지인(관할 시도외)에 의한 거래는 4877건으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도 지역별로 8월 거래건수를 살펴보면 수도권과 인접한 지역에서 외지인 거래가 높은것으로 나타났다. 충남이 499건으로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졌으며 △강원 382건 △경북 380건 △충북 366건 △전북 281건 △부산 240건 △전남 234건 등으로 집계됐다.
수도권과 인접한 지역은 대출한도·청약 등 부동산 규제에서 자유로운 '비규제지역 프리미엄'을 타고 외지인의 투자수요가 몰렸다. 그러나 최근 기준금리 인상과 집값 고점 인식이 서울 등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번지며 외지인들의 투자심리도 얼어붙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방 아파트값은 6월 둘째 주(13일 기준) -0.01%로 하락 전환한 이후 10월 첫째 주(3일 기준) -0.15%하락폭을 키우며 16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수도권과 인접해 외지인 투자가 몰렸던 강원도 역시 지난 8월 셋째 주(15일 기준) -0.02%로 하락 전환 후 10월 첫째 주에는 -0.05%로 낙폭이 커졌다.
강원도의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금리인상으로 전반적인 부동산 거래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해에는 외지인 투자자들의 매수 문의도 많았고 특히 서울 거주자들의 매수가 집중적으로 이뤄졌다"며 "그러나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거래가 거의 없는 상태다. 투자 목적이 아닌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간헐적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 겸 경인여대 교수는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더 이상 상승여력이 없는 상태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매도·매수 억제 정책이 이뤄졌고 윤석열 정부에서 내세운 규제 완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졌다"며 "투자자들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난해 지방 비규제지역에서는 집값 상승 기대감에 외지인들의 투자수요가 몰렸으나 최근 글로벌 경제 위기와 금리인상이 겹치며 규제지역이 풀린 지방 부동산 시장에도 하락 조정 분위기가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10월부터 12월까지 지방에서는 약 6만가구 규모의 새 아파트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분양 업계에서는 실수요자·투자자들의 선택 폭이 넓어진 만큼 아파트 브랜드·가격·입지 등에 따른 '선별 청약'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선아 리얼하우스 분양분석 팀장은 "세종시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방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추첨제 비율이 높아지고 1순위 자격요건이나 해당 지역 우선 공급이 사라져 청약자들이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며 "하지만 금리인상·분양가 현실화 등의 이유로 분양가에 대한 메리트를 느끼지 못하는 수요자들이 선별 청약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분양 업계 관계자는 "분양 단지가 늘어난 만큼 수요자들의 선택 폭이 넓고 특히 코로나 리스크도 줄어든 만큼 건설사 별로 홍보관·견본주택을 통한 대면 마케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시장 상황에 따라 예고됐던 물량이 연기될 가능성이 있으며 금리인상 등 대내외 변수가 있어 지역 내 주택 공급량이나 건설사 브랜드 파워 등을 잘 살펴보고 청약을 넣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onp7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