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터는 지난 9월 위장막을 가린채로 양산 출시를 공식화했고 실제 모습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시 롤스로이스는 2020년대에 모든 제품을 순수전기 모델로 전환하고 2030년 이후에 모든 내연기관 엔진의 제품을 생산·판매를 중단하겠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즉, 스펙터는 롤스로이스의 본격적인 전동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되는 모델인 셈이다.
파워트레인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공개된 현 개발 단계 추정치로 본다면 최고출력 577마력, 91.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며 제로백 4.5초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원활한 전면부 공기 흐름을 위해 더욱 완만한 각도로 설계된 판테온 그릴, 총 830시간의 디자인 작업을 진행했으며 롤스로이스 브랜드를 상징하는 환희의 여신상(엠블럼)도 윈드터널 테스트를 거쳤다고 한다. 이 덕분에 스펙터는 롤스로이스 역사상 가장 낮은 항력 계수인 0.25Cd를 달성했다.
스펙터 디자인은 자동차 분야를 넘어 오트쿠튀르 패션, 선박 디자인, 맞춤복, 현대미술 등 다양한 세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명료한 디자인과 정밀한 선, 지능적인 표면 반사, 후면으로 갈수록 가늘어지는 감성적 실루엣이 돋보이는 현대적 요트 개념에 주목했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실내에는 럭셔리의 최종 단계를 보여주는 듯하다. 4796개의 별빛을 형상화하는 LED 램프가 코치도어 안쪽에 박혔다. 5500개의 별무리와 스펙터 네임 플레이트로 이루어진 ‘일루미네이티드 페시아(Illuminated Fascia)’도 적용됐다.
또한, 실내에는 완전히 새로운 디지털 럭셔리 아키텍처가 적용됐다. ‘스피릿(SPIRIT)’이라고 명명된 이 디지털 기능은 자동차 기능 관리는 물론이고 롤스로이스 ‘위스퍼스’ 앱과도 완벽하게 연동된다.
스펙터는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1000개 이상의 차량 기능이 서로 유연하게 정보를 교류해 사용자로 하여금 최첨단 디지털 경험, 브랜드 특유의 탁월한 승차감을 선사한다. 여기에는 차량의 여러 정보들을 수입하여 빠르게 반응하는 플레이너 서스펜션이 포함돼 있다.
디지털 설계 작업은 롤스로이스의 숙련된 엔지니어들에 의해 전 세게 첨단 성능 시험장과 실제 공도에서 250만km에 달하는 테스트 프로그램을 거치며 진행됐다고 한다.
스펙터는 35만 달러짜리 컬리넌 SUV와 46만 달러짜리 팬텀 리무진 사이에서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일부 외신들은 추측했다, 양산 첫 모델이 출고할 시기인 2023년 말까지는 정확한 가격을 알 수 없다.
스펙터의 사전 예약은 현재 진행되고 있지만, 첫 고객 인도는 내년 4분기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