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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코노믹

태양광·전기차 놓친 기업들, 해상풍력에 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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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전기차 놓친 기업들, 해상풍력에 올인

글로벌 해상풍력 업체들과 국내기업들 합종연횡
재생에너지 시장 커지자 정부도 정책 지원 나서
두산에너빌리티가 기자재를 공급한 60MW급 규모의 서남권 해상풍력 실증단지. 사진=두산에너빌리티이미지 확대보기
두산에너빌리티가 기자재를 공급한 60MW급 규모의 서남권 해상풍력 실증단지. 사진=두산에너빌리티
해상풍력 사업이 새로운 미래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유럽을 시작으로 북미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이르기까지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들이 속속 진행되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도 해상풍력 사업에 경쟁적으로 합류하고 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해상풍력 산업을 또 하나의 미래먹거리로 여기고 있다. 소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해상풍력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지만, 관련산업이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만큼 과거 태양광산업과 전기차 패러다임 변화에서 한발 밀려난 기업들 입장에서는 반드시 투자해야 할 산업으로 지목되고 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이 노르웨이 국영 에너지기업인 에퀴노르와 해상풍력 공동개발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8일 체결했다. 이에 앞서 국내 주요 기업들도 글로벌 에너지기업들과 합종연횡을 통해 해상풍력 사업에 공격적으로 진출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은 모두 보유 기술을 바탕으로 해상풍력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울산 앞바다에서 추진 중인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사업에 설계업체로 참여 중이다. 글로벌투자회사인 코리오제너레이션과 토탈에너지스가 함께 진행 중인 이 사업은 울산 앞바다에 해상풍력발전단지를 만들어 온산항을 통해 육지로 전력을 옮기는 것이 핵심이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해상풍력발전기기들을 선박에서 바로 설치할 수 있는 '해상풍력발전기기설치선'을 건조 중이다.

발전기기 핵심 설비 중 하나인 터빈 생산기술을 보유한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6월 글로벌 해상풍력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인 독일의 지멘스가메사와 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최근에는 덴마크 국영 에너지기업인 '오스테드'와 MOU도 체결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오스테등와의 협약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사용되는 해상풍력발전기기의 하부구조물(모노파일)을 대거 수주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그룹도 해상풍력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룹 주력계열사 중 하나인 SK에코플랜트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조업체인 삼강엠엔티를 전격 인수하면서 단숨에 하부구조물 제작 시장에서 리딩기업으로 떠오른 것이다.

풍력타워 제조부문에서 글로벌 1위에 올라있는 CS윈드도 덴마크 터빈업체인 베스타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했으며 GS그룹 계열 GS엔텍은 풍력발전 하부구조물 분야 세계 1위 업체인 네덜란드 시프와 손을 잡았다.

이밖에도 효성은 중국 상하이일렉트릭, 유니슨은 중국 밍양과 같이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이처럼 해상풍력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글로벌 풍력산업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세계풍력에너지협회(GWEC)에 따르면 지난해 837GW였던 글로벌 풍력발전 시장 규모는 오는 2026년에는 1395GW로 성장할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의 경우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에 따라 재생에너지 수요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또한 유럽 역시 오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공급비율을 기존 40%에서 45%로 늘릴 예정이다.

정부 역시 해상풍력산업에 대한 지원에 나선 상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3일 '에너지 환경변화에 따른 재생에너지 정책 개선방안'을 통해 2030년 신재생에너지의 보급 목표치를 21.6%로 재설정하고, 태양광과 풍력의 발전비율을 조정했다. 당초 6:4의 비율에서 풍력발전 비율을 올리기로 한 것이다.

동시에 산업부는 풍력시장 사업자간 경쟁을 위해 입찰시스템을 도입하고, 풍력터빈, 핵심부품, 설치선 등 핵심산업 지원과 동시에 풍력산업 밸류체인 고도화 등 관련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