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이 주로 풍력발전기 등에 적용되는 '울트라캐패시터(UC)'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진출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모양새다.
홍영호 LS머트리얼즈 대표는 "UC는 기존 2차전지의 단점들을 보완할 수 있어 적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며, "특히 비상전원, 출력보조 장치 등 전기차 부품으로 사용이 일반화되면 전 세계 UC 시장 규모는 수조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전기차에 널리 이용되는 배터리인 리튬이온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자가 방전으로 인한 손실이 적다. 하지만 폭발 위험성과 충전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반면 슈퍼캐패시터는 전력밀도가 높고 에너지 밀도가 낮아 에너지 저장량은 더 적지만 출력은 더 높다. 충전시간도 매우 짧고 충전과 방전을 수십만 회 이상 반복해도 성능이 저하되지 않고 내구성이 높아 더 안전하다.
LS머트리얼즈의 UC도 충·방전 시간도 현재 주로 사용되는 납축전지의 10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또 UC는 충·방전 횟수도 납축전지 대비 1000배 이상 많다. 그동안 풍력발전기용 배터리는 2~3년마다 교체해야 했지만 UC를 적용하면 15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기업인 람보르기니도 미래 전동화를 위한 준비로 슈퍼캐패시터에서 답을 찾았다. 람보르기니는 지난 2020년 19대만 제작한 한정판 하이브리드 슈퍼카 '시안 로드스터'에 세계 최초로 리튬이온 배터리 대신 슈퍼캐패시터를 적용했다.
다만, 아직 슈퍼캐패시터는 시장 형성 단계이기 때문에 기술적 한계로 배터리처럼 주동력원으로 사용되기는 어렵다. 리튬이온배터리만큼 저장하기 위해선 크기가 더 커져야 하고 충전용량이 적기 때문이다. 람보르기니 사례도 소수의 차량만 적용돼 청사진 제시로 볼 수 있다.
LS머트리얼즈의 UC는 아직 전기차에 적용된 사례는 없지만 글로벌 슈퍼캐패시터 기업들이 전기차 주동력원 혹은 보조동력원으로서 연구개발을 하는 만큼 LS전선도 추후 전기차 부품 시장에 뛰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S전선 관계자는 "향후 UC를 비상전원, 출력보조 장치 등 전기차 부품으로 사업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arl99@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