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가 모두 저가형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에 나섰다. CATL을 필두로 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럽과 북미지역 완성차 업체들에 LFP 배터리 보급에 나서면서 점유율을 늘려가자, 배터리 시장 주도권 탈환에 나섰다.
유럽에서는 이미 LFP 배터리가 전기차용 배터리의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폭스바겐과 스탈렌티스 등이 중국계 기업들로부터 LFP 배터리를 공급받아 전기차를 양산 중이며, 중국 배터리 기업들 역시 독일 중심으로 현지생산체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이런 추세대로라면 LFP 배터리가 전기차의 표준형 배터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NCM(삼원계) 배터리를 전면에 내세워 배터리 시장을 개척해왔던 국내 3사들이 LFP 배터리를 대신할 새로운 저가형 배터리 개발에 나서는 이유기도 하다.
배터리 업계의 맏형 격인 LG에너지솔루션은 LFP 배터리 생산과 동시에 코발트와 니켈의 함량을 낮춘 (미드니켈)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중국 난징 배터리 공장을 LFP 배터리 방식으로 변경했으며, 이곳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현재 테슬라의 상하이기가팩토리에 납품 중이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은 고성능 LFP 배터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계 배터리사들이 납품 중인 LFP 배터리의 성능이 기존 NCM 배터리에 못 미치는 만큼 고성능 LFP 배터리 기술을 개발해 성능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가겠다는 전력이다.
삼성SDI는 NCM 배터리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코발트를 뺀 NXM 제품화를 추진 중이다. 이미 기술개발을 완료하고 주요 고객사들과 제품 탑재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리튬에어배터리 기술개발도 진행 중이다. 리튬에어배터리는 충방전 과정에서 리튬금속을 양극으로 활용하는 고성능 배터리다. 기존 리튬이온배터리 대비 10배 이상의 밀도를 통해 고성능을 가질 수 있으며, 양극재를 사용할 필요가 없어 가격 경쟁력도 기대된다.
SK온은 개량형 LFP 배터리 개발과 동시에 코발트프리 배터리 개발을 진행 중이다. 코발트프리 배터리를 통해 기존 LFP 배터리와의 가격 경쟁에 나서는 동시에 개량형 LFP 배터리를 통해 중저가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면서 프리미엄 차종은 NCM 배터리, 보급형 차종에는 LFP 배터리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시장이 훨씬 더 큰 보급형 전기차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LFP 배터리보다 안정적이면서도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