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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OTT 해외 진출 가속…글로벌 사업과 시너지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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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OTT 해외 진출 가속…글로벌 사업과 시너지 날까?

삼성 스마트TV 통한 콘텐츠 소개…해외IT지원센터 교두보 역할
직접적인 시너지 기대 어려워…세액공제·저작권 보호 등 필요

6일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왼쪽 여섯째)이 서울 중구 1인미디어콤플렉스에서 'OTT 등 디지털 미디어의 변화와 대응'을 주제로 열린 '제5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미지 확대보기
6일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왼쪽 여섯째)이 서울 중구 1인미디어콤플렉스에서 'OTT 등 디지털 미디어의 변화와 대응'을 주제로 열린 '제5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계에 해외 진출이 또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미 업계에서는 앞다퉈 해외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가운데 정부도 나서서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지난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개최한 '제5차 디지털 국정과제 연속 현장 간담회'에서는 OTT 업계의 현황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이날 간담회는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을 비롯해 웨이브, 티빙, 왓챠 등 OTT 업계, 스튜디오드래곤 등 콘텐츠 제작사, 투자 금융사, 학계 등 각 부문 관계자 30명이 참석했다.
이날 논의된 주요 방안 중에는 국내에서 성장률이 정체돼 적자폭이 늘어나는 OTT 업계가 해외에서 활로를 찾도록 지원하는 내용이 있다. 정부는 우선 미국과 동남아 등에 마련된 해외IT지원센터 중 우선순위가 높은 지역부터 해외 진출의 교두보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초기 진출에 필요한 시장조사와 현지 네트워킹을 제공하고 OTT와 제작사의 컨소시엄에 콘텐츠 제작비뿐만 아니라 국제 콘텐츠 마켓 참가 및 더빙·자막 제공을 지원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했다.
특히 삼성전자 스마트TV의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인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채널에서 국내 OTT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동반 해외 진출 전략도 언급했다.

이 같은 정책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도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해외 진출을 진행 중인 OTT 업계의 주요 사업과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웨이브는 지난해 12월 미주지역 K-콘텐츠 플랫폼 '코코와(KOKOWA)'를 인수했다. 코코와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등 주요 미주지역 30여 개국에 한국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또 자체 서비스인 코코와 플러스뿐 아니라 아마존프라임비디오, 구글TV, 라쿠텐 비키, 로쿠, 컴캐스트 엑스피니티, 주모, 콕스 등 현지 OTT 및 케이블TV사들과 제휴를 맺고 한국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

웨이브는 코코와를 통해 자사의 오리지널 콘텐츠 '약한영웅 class1'과 '위기의 X' 등을 해외에 공개했다. 특히 '약한영웅'은 유럽과 인도 등에서 현지 OTT 플랫폼을 통해 공개되면서 높은 평점과 함께 좋은 시청자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여기에 미국 현지 스태프들이 참여하는 1400억 규모의 드라마 '종군기자(가칭)' 제작에도 참여한다. '종군기자'는 파라마운트 인기 드라마 '옐로우스톤'의 작가 에릭 벡이 크리에이터를 맡았고 MGM과 미라맥스 등 할리우드 중견 영화제작사의 제작 스태프들이 참여하는 글로벌 규모 작품이다.

티빙은 파라마운트 플러스와 손잡고 자사 콘텐츠를 꾸준히 해외에 선보이고 있다. 티빙은 오는 11일(현지 시간) 파라마운트 플러스를 통해 신하균·한지민 주연의 드라마 '욘더'를 미국과 캐나다, 중남미, 이탈리아, 프랑스 등 세계 27개국에 공개한다.

이와 함께 진선규, 전종서 주연의 '몸값'도 파라마운트 플러스를 통해 해외에 공개된다. 티빙은 지난해 6월 파라마운트 플러스와 동맹을 맺은 바 있다. 이를 통해 파라마운트 플러스는 티빙 플랫폼을 타고 국내에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게 됐으며 앞으로 콘텐츠 공동 제작도 진행하기로 했다.

티빙은 대주주인 CJ ENM이 바이아컴CBS와 스카이댄스, 도에이 애니메이션과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선보일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도 꾸준히 작품을 선보이며 해외 시청자와 미디어 관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오는 14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올해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서는 티빙 오리지널 '몸값'이 장편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 이와 함께 '아일랜드'는 비경쟁 부문 랑데부 섹션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가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초청받은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지난해에는 '괴이'와 '술꾼도시여자들'이 초청받은 바 있다.

왓챠는 지난 2014년 일본에 지사를 설립하고 현재까지 주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일본 내 가입자 비중이 크지 않고 '시맨틱 에러'를 제외하면 킬러 콘텐츠가 부족한 상황이다. '시맨틱 에러'는 마니아층의 큰 인기를 얻으며 일본과 대만 등 아시아 국가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시맨틱 에러'는 대만에서는 라인TV에서 서비스 중이며 라쿠텐 비키와 LGBT 전용 OTT 서비스인 GAGALOOLALA를 통해 글로벌 서비스 중이다.

왓챠는 최근 경영 악화로 신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더딘 편이지만, 자사의 풍부한 평점 데이터를 기반으로 마니아층을 공략한 저예산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재 OTT 기업들이 진행 중인 글로벌 사업이 정부의 검토 방안과 시너지가 날 수는 있으나 콘텐츠 제작에 직접 활기를 주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콘텐츠 제작비로 늘어나는 적자가 개선되지 않는 이상 양질의 콘텐츠를 제작하기에는 부담이 따른다. 여기에는 세액공제를 통한 부담 완화와 누누티비 같은 불법 플랫폼에 대한 강한 규제도 요구되고 있다.

박윤규 2차관은 "해외진출과 투자확대 방안을 철저히 추진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OTT 등 콘텐츠 제작비에 대한 세액공제를 확대하기 위해 관계 부처와 제도개선을 협의하겠으며, 향후 경쟁력의 핵심 요소가 될 AI와 디지털전환을 미디어 분야에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