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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美 인디애나주 대표 배터리 기업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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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美 인디애나주 대표 배터리 기업 됐다

삼성SDI·GM, 뉴 칼라일에 배터리 합작공장 건설 고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가 지난해 5월 24일 인디애나주 코코모에서 합작공장 투자를 발표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삼성SDI이미지 확대보기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카를로스 타바레스 스텔란티스 CEO가 지난해 5월 24일 인디애나주 코코모에서 합작공장 투자를 발표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삼성SDI

삼성SDI가 미국 인디애나주를 대표하는 자동차 배터리 기업으로 입지를 굳히며 북미 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스텔란티스와 배터리 합작공장을 설립하기로 계약을 맺고 해외 배터리 업계 가운데 최초로 올해 안에 인디애나주 코코모시에서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과 결별한 틈을 타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 계약을 체결한 삼성SDI의 공장 부지도 인디애나주 세인트조셉카운티 뉴 칼라일로 결정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에 따라 삼성SDI는 미국 자동차 빅3 가운데 GM,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미국에 비슷한 시기에 배터리 공장을 동시에 건설한다. 또, 합작공장 모두 인디애나주에 자리를 잡는다. 조 바이든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시행하며 사실상 전기차와 배터리를 자국 내에서 생산하도록 규제한 상황에서 삼성SDI의 이번 성과는 IRA 대응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 시간) 인사이드 인디애나 비즈니스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삼성SDI와 GM의 배터리 합작공장이 인디애나주 세인트조셉카운티 뉴 칼라일에 세워질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25일 삼성SDI는 GM과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약 30억 달러(약 3조9633억원) 이상을 투자해 연산 30GWh(기가와트시) 이상 규모의 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합작법인은 고성능 하이니켈 각형과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 향후 출시될 GM 전기차에 전량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합작법인이 가동되면 수천 명의 일자리도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삼성SDI는 지난해 5월 스텔란티스와 함께 미국 첫 전기차 배터리 셀·모듈 합작법인 부지를 인디애나주 코코모시로 선정하고 25억 달러(약 3조30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합작법인은 올해 말 착공에 들어가 2025년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예정이다.

삼성SDI와 GM의 합작공장이 들어서는 곳인 뉴 칼라일은 앞서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네 번째 합작공장을 짓기로 고려했던 곳이다. 하지만 계획이 틀어지며 무산됐다. 이에 GM이 LG에너지솔루션을 대신할 배터리 회사로 삼성SDI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를 두고 삼성SDI를 비롯한 국내 배터리 업체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평가한다. 오랜 협력관계를 맺어왔던 LG에너지솔루션과 손을 뗐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GM은 중국 CATL, 일본 파나소닉 등이 아닌 또 다른 한국 배터리 업체인 삼성SDI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삼성SDI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 비해 미국 진출이 늦었지만 GM과 스텔란티스가 우군으로 함께한다는 점에서 후발 참여의 약점을 단번에 보완할 수 있게 됐다. 특히, 두 합작법인이 들어서는 코코모시와 세인트조셉카운티는 자동차로 약 한 시간 반 거리에 불과할 만큼 가까워, 공장 건설은 물론 완공 후 생산에 필요한 원재료와 부분품 등을 들여오는 물류 시스템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 생산원가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인디애나주는 삼성SDI가 처음으로 들어서는 자동차 배터리 업체라는 점이다. 그만큼 인디애나주 차원에서 삼성SDI에 매력적인 지원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의 경우, 인디애나주 개발 공사는 3750만 달러(약 500억원)의 조건부 세금공제 혜택을 비롯해 수도와 폐수처리 시스템, 변전소 등 인프라 구축을 도왔다. 공장이 들어설 코코모시는 재산세와 부동산세를 각각 20년·10년 동안 100% 감면해 주기로 약속했다. 이번 삼성SDI와 GM의 합작공장 건설에도 이와 같은 미 정부의 지원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를 계기로 한국과 미국 간 경제협력 관계도 밀접해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에릭 홀콤 인디애나 주지사가 이끄는 미국 경제·무역·학술 대표단이 방한해 삼성SDI 경영진과 회동한 데 이어, 올해 안에 아예 한국사무소를 열 예정이다. 국내 배터리 관련 기업 유치를 위한 방안의 일환이다. 만약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이 공장을 설립한다면, 인디애나주는 미국 내 ‘K-배터리 전진기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GM 합작공장 부지 선정과 관련해 삼성SDI 측은 “아직 부지와 관련해 확정된 내용은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라고 전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