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이뿐이겠는가? 테슬라 모델 X는 자율주행 부문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갖고 있다. 실제로 오토파일럿을 사용해보면 꽤 설득력이 있다. 불안한 느낌은 테슬라에 대한 주관적인 관점의 차이일 뿐 기술 자체는 매우 객관적이다. 기능 설정 후 스티어링 휠 오른쪽 스포크에 버튼 두 번(설정에 따라 다름)을 클릭하면 알아서 작동한다. 기자가 경험해본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가장 앞선 운전자보조기능(ADAS) 기능이다.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고 응급 상황에 대처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신뢰도는 매우 높다.
다만, 모든 게 주관적인 생각일 뿐 요즘 테슬라의 판매량, 주가, 일론 머스크의 행보 등 하나하나가 모두 전동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장하자면 테슬라는 나아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준점이 돼 가는 분위기다. 마치 세뇌라도 된 것 같지만, 그만한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이런 흐름을 바탕에 두고 생각해본다면 테슬라의 어색하고 이상한 기술들이 언젠가 우리 몸에 익숙해질 날이 곧 찾아올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우려는 고객에 대한 배려 부족으로 이어진다. 테슬라는 이미 앞선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으로 충분히 인정받았는데, 센서 범위가 완벽하지도 않은 팔콘 윙 도어를 적용한다든가, 필요 이상으로 고퀄리티의 17인치 모니터를 사용한다든가, 아무 의미가 없는 버튼식 깜빡이 작동 방식을 채택한다든가, 억지로 꽉꽉 끼워 넣은 듯한 시트 레이아웃으로 고객에게 혼란을 줄 필요가 있을까? 한마디로 인체공학적이라기보다는 보여주기식으로만 보인다.
실제로 톡톡 튄다는 것은 사실이다. 팔콘 도어가 한 번 열리면 시선 집중. SNS에 찍어 올리면 바로 ‘인싸’ 등극 각이다. 요즘은 이것만큼 중요한 게 없을 때기는 하다. 하지만 오너 입장에서 바라보는 이 차의 단차 문제(예전부터 말이 많았다. 시승차에서는 운전석 왼쪽 대시보드-도어 이음새 부분에서 약간의 단차를 발견했다. 완성도 면에서 아직 부족하다), 그리고 회생 제동 탓에 걸리는 전기차 특유의 울컥거림은 오랫동안 적응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완전히 새로운 것을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기존 것을 바꾸는 방식이 달갑지는 않은 이유다. 물론 생애 첫차로 테슬라를 고르는 이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일단 적응되면 모든 게 다 괜찮다. 다만, 앞으로 다른 차를 맛보기엔 쉽지 않다는 것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