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의 구입금지를 발표한 가운데 중국 기업의 구체적인 움직임이 포착됐다. 미국의 무역제재를 받고 있으면서 마이크론의 최대 고객들 중 하나인 인스퍼(Inspur)와 레노버(Lenovo)가 행동에 나섰다.
26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인스퍼그룹과 레노버그룹이 마이크론에서 제조된 반도체가 포함된 제품에 대한 주문 중단을 통보했다고 공급업체가 밝혔다. 이에 따라 공급업체는 대책마련에 나섰고 기술적 조정에 시간이 다소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시장은 마이크론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로 지난해 회사 수익 308억달러(약 40조7700억원) 중 11%를 차지하고 있는 시장이다. 이 중 주요 고객사로 자리하고 있는 인스퍼와 레노버가 구입을 중단하면서 마이크론은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인스퍼와 레노버를 따라 중국계 중소기업들도 마이크론의 제품 구입 중단을 선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의 대중 반도체 견제정책에 대한 보복조치로 여겨지는 중국의 마이크론 구매금지 결정이 시장을 뒤흔들면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은 한국 정부 관계자에게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중국시장 확대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한국 정부 관계자는 이를 제재할 생각이 없다고 답했고 한국 기업들과 중국내 반도체 기업들에게 수혜가 돌아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레노버는 노트북을 비롯해 스마트폰과 다양한 IT장비들을 생산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IT기업이고 인스퍼는 중국 인공지능(AI) 서버 시장에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서버시장의 강자다.